(시론) 518 민주항쟁 23돌을 보내며
(시론) 518 민주항쟁 23돌을 보내며
  • 김연환
  • 승인 2003.05.21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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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518 민주항쟁 23돌을 보내며

인간을 짐승처럼 학대하며 몰아붙이던 거대한 국가권력에 맞서 일어난 518민주항쟁이 23돌을 맞으며 지나가고 있다.
망월동 묘역을 대통령이 참배한다는 대통령경호를 이유로, 다른지방에서 달려와 518정신을 기리며 참배하려 했던 많은 사람들이 정문에서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한다.

미군장갑차에 깔려죽은 효순이와 미선이를 그렇게 보낸지 1년이 눈앞으로 닥아오고 있다.
우리의 어린 딸들이 미국군인들의 의해 대낮에 죽임을 당하고, 그들은 죄가 없다고 한다.
‘살인미군 처벌하라’를 시작으로 ‘불평등한 한미주둔협정(소파)를 개정하라’며 싸워온지 1주년이 되어가지만, 정치권에서는 친미냐 반미냐로 초점을 흐리고 미국은 못하겠다고 한다.
불평등한 한미주둔협정(소파)를 개정하라는 국민들의 주장을 반미로 몰아세운다면 우린 반미를 당연히 주장해야 한다.

“사진찍으로 미국에 가지 않겠다”던 우리의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국에 다녀왔다.
“사진찍으로 미국에 가지 않겠다”, “북핵 해결을 위해 전쟁만은 절대 안된다.”던 이야기를 꼭 지키라는 것은 아니다. 후보와 대통령, 이상과 현실은 틀릴수 있으니까...
“북한에 더 이상 끌려 다니지 않겠다.”, “평화와 안정이 증대될 경우 추가적 조처를 검토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면 하고 말 바꾸기의 배신감과 아픈 마음을 억지로 다스려 보지만...

부시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나는 노 대통령이 매우 얘기하기 쉬운 상대임을 느꼈다"(I have found the President to be an easy man to talk to)라고 말했다고 한다.
효순이 미선이를 깔아 죽이고 무죄라고 주장하는 저들이 하는 이야기이기에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부시가 받은 느낌을 가지고 우리가 이야기 하기는 그렇고...

정말 슬픈 것은, 깡패 국가 미국에 비해 작은나라이지만 개인이 아닌 대통령으로서 까닭없이 비굴해 지지는 말자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가?
“만약 53년 전 미국이 우리 한국을 도와주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쯤 정치법수용소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란 말인가. 이것은 친미도 아니고 찬양고무의 찬미이다.
지난날 언론이, 518의 주범이며 정권을 찬탈한 신군부 전두환씨를 두고 위대한 구국의 영웅, 민족의 태양으로 찬양하던 언론의 구역질나는 모습이 연상된다.

인간을 짐승처럼 학대하며 몰아붙이던 거대한 국가권력에 맞서 일어난 것이 518 민주항쟁에 정신이라면, 작은 나라를 거대한 무력을 앞세워 침략하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행위를 반대는 못할망정 동조는 하지 말아야 한다. 소파를 개정을 요구하고 한반도의 전쟁은 안된다고 당당하게 할말을 하는 것이 518정신이 아닐까?

또 다시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우리가 단죄하는, 우리 모두의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바램이 지나친 욕심일까?

오랜만에 지난날 피가 터지도록 불렀던 잊혀져가는 ‘오월가’를 나지막히 불러본다.
영령들이여 당신들의 피로 젹셔진 이나라를 굽어 살피소서.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두부처럼 잘려나간 /어여쁜 너의 젓가슴/오월 그날이 다시오면/우리가슴에 붉은 피 솟네

왜 찔렀지 왜쏘았지 /트럭에 싣고 어디갔지/망월동에 부릅 뜬 눈/수 천의 핏발 서려있네/오월 그날이 다시오면/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산자들아 동지들아/모여서 함께 나가자/욕된 역사 고통없이/어떻게 헤쳐 나가랴/오월 그날이 다시오면/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대머리야 쪽바리야/양키놈 솟은 콧대야/물러가라 우리역사/우리가 보듬고 나간다/오월 그날이 다시오면/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오월 그날이 다시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피.피

<민주노동당 광명지구당 김연환 준비위원장. 2003.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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