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 뻘쭘한 영화!!
[생활의 발견] 뻘쭘한 영화!!
  • 이기찬
  • 승인 2003.04.10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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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 뻘쭘한 영화!!

오랜만에 더블헤더로 영화를 봤다..
블레이드 II가 기대에 못미칠 경우 정서상의 안정감을 유지하기 위한 배수진이었다고나 할까..

그러나..
제목 그대로 '생활의 발견'은 뻘쭘함 그 자체다..
우리 삶이라는 것이 그렇게 뻘쭘한 것인가 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의 어이없는 그리고 여과없는 반응들.. 관객들끼리 다른 사람의 반응때문에 웃는다.. 나만 그런게 아닌가 부다 그런 안도감 때문이었을까.. 오죽하면 원래 침넘어 가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섹스신을 눈앞에서 보고도 그 웃음이 멈추질 않고 더 증폭될까..

그리고 아주 놀라운 현상이 보여지는데..
비록 마지막 상영시간이었던지라 관객이 별로 없긴 했지만 이 자들이 이 영화가 전개되면 될수록 한없이 자기집 안방처럼 편한 모드로 자세를 변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무슨 마약처럼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제목은 의미가 있는거 같다..
생활을 발견하는 것이니까 우리들의 평소 생활처럼 아주 편안하게 봐도될 것 같은 분위기를 확실히 잡아주고 있으니 말이다.. 쩝..

솔직히 이 영화는 영화답지 않다..
아니, 한편으로는 우리 눈에 자주 노출되지 않거나 겉으로 대놓고 하지 않는 것들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으니 아주 영화답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근데 말이다.. 앞서도 지적했지만 약간은 어눌한 웃음을 흘리면서도 그리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영화를 보면서도 우리의 모습을 이렇게 진저리날 정도로 똑바로 아주 담담하게 보고 있었야만 하겠냐 이 말이다.. 그럴려고 돈내고 시간내고 친구랑 연인이랑 손잡고 이렇게 앉아 있어야 하겠냐 이 말이다.. (쬐금 오바다..^^)

한가지 확실한게 있다..
이 영화의 섹스신은 굵직하게 봐서 두번 있는데 지금까지 본 영화중에서 포르노를 제외하고 가장 리얼하다고 봐도 무방할게다..
배우들 연기도 참 잘하지.. 쩝..
김상경이는 일부러 그런거 같은데 똥배도 무지하게 나왔고 그걸 아주 리얼하게 보여준다..

영화적 재미로 치면 줄리엣의 남자의 히로인 예지원이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김상경에게 눈빛 꽂으며 여러가지 춤을 자가발전식 도취감을 느끼며 추는 장면이다.. (이 친구가 이미 한 춤 한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물론 상경이가 억지로 봐주다가 춤이 끝나자마자 벌떡 일어나며 한마디 함으로써 완전히 맛탱이간다..
"다 끝난거죠?"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우리 인간끼리 감정을 담아내는 가장 주요한 수단인 말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감정을 왜곡하고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느냐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 인간은 자신의 마음을 잘 전달 할 양으로 아름다운 어휘로 글을 쓰지만 그걸 받아주는 사람이 호응하지 않으면 여지없이 그 글속에 담겨진 감정은 홀라당 날려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애틋함이 부족한 영화에서 뻘쭘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게 아닌가 싶다.. 아무리 생활의 발견이라지만 약간은 낭만을 부여하고 보는 사람이 부럽게 할 만한 서비스를 하는 것도 미덕이 아니었을까..

암튼 영화를 보기전 기대와는 달리 이 영화는 다른 사람들에게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면이 많다..
이런 뻘쭘한 유머를 보고싶거나 낭만보다는 현실적인 남녀간의 정서를 읽고 싶은 사람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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