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은 맛, 정직한 장사 10년, 철산민물장어
한결같은 맛, 정직한 장사 10년, 철산민물장어
  • 이승봉기자
  • 승인 2003.11.28 15:4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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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의있고 있는 집(5)

한결 같은 맛, 정직한 장사 10년, 철산민물장어

장어로 만든 음식은 자양강장에 좋은 스테미너식이다. 양질의 단백질(해독작용과 세포재생력이 좋은 점액성 단백질 및 콜라겐)과 양질의 지방이 들어 있다.

 

 

 

광명에 추천하고 싶은 맛집을 소개하는 코너를 시작한다. 이름하여 있고 있는 집 코너이다. 맛도 맛이지만 그곳이 사람 냄새가 나는 어울림이 있는 곳이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다. 2주마다 한군데씩 추천을 받아 주변의 평판을 들어 본뒤 취재하는 수순을 밟으려고 한다. 독자들께서는 기사를 읽은 소감과 맛집에 대한 평가, 추천하고 싶은 곳을 댓글달기를 이용해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편집자 주>

 

 ▲ 철산 민물장어의 대표메뉴 모듬구이

 

철산 상업지구에 오래된 민물장어 집이 있다. 철산민물장어다. 농협 근처 건물 1층에서 9년여 장사를 하다가 상업지구 원형무대 근처의 청담빌딩으로 터를 옮긴지 1년여.
서민들의 애환을 함께 했던 철산민물장어의 외관이 조금은 바뀌었다. 20평 규모에서 70평 규모로 크기도 늘어났고 상차림도 훨씬 좋아졌다.
기자가 철산민물장어에 들어서는 첫 느낌은 매우 정갈하다는 것이었다. 이집 김정숙 대표의 성격을 닮았다 한다. 김정숙 대표의 부군 되는 김정환 사장이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재료와 관계되는 일은 주로 김정환 사장이 맡고 음식 조리와 관련된 부분은 김정숙 대표가 맡는다.

그래도 약간 한가한 오후 나절 김정환 사장과 자리를 함께 했다. 김정환 사장은 고집이 세다. 그 고집이 철산민물장어의 명성을 대표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난 10년 동안 너무 정직한 장사를 하여 큰돈을 벌지 못했다.

 

 ▲ 철산장어 실내공간, 큰동서가 써준 액자, 주방모습

 

김사장이 들려주는 장어 이야기

 

장어는 대개가 치어를 잡아 양식을 하는 이른바 반 양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연산은 드물다. 남양만이나 임진강에서 간혹 자연산 장어들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수량이 작아 타지역으로 넘어 오기란 하늘의 별따기. 혹 산지의 자연산 장어집에서 맛을 볼 수 있더라도 kg당 25-30만원은 줘야 먹을 수 있단다. 속초 남대천의 칠성장어는 그야 말로 전설이 된지 오래다. 대만에서 자연산이 들어와 팔리기도 하는데 국내 자연산 장어 값의 3분의 1수준이란다.

김사장의 장어 이야기는 끝없이 쏟아진다. 장어 값이 매년 다르다고 한다. “치어가 많이 잡히면 이듬해 값이 싸지고 적게 잡히면 비싸집니다. 올해는 장어 값이 안정세지만 지난해는 매우 비싸 이문이 남지 않았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민물장어 양식은 치어를 잡아 대략 1년간 키워 출하한다. 하지만 양식장에 따라 장어 맛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고 한다. 기후나 토양, 양식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란다. 남쪽으로 갈수록 육질이 단단하고 위로 올라올수록 육질이 부드럽단다. 음식점이 어떤 특정한 양식장의 장어를 쓰고 싶어도 그것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김사장은 이천이나 남양만 쪽의 양식장을 찾아가서 공급을 받으려 시도했다. 그러나 한번 출하 때마다 1톤 이상 출하하는 양식장의 입장에서는 소매를 할 수 없다는 대답이었다고 한다.

철산민물장어는 지난 10년 동안 내수면 협회를 통해 국내산 장어를 써왔다. 간혹 단골손님의 입맛에 장어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면 2-3일 간격으로 구입하는 장어를 기른 양식장의 차이라는 것이 김사장의 설명이다.요즘은 대만산, 중국산 장어들이 들어와 싼값에 판매하는 점포들이 늘고 있다며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진짜 장어 맛을 아는 사람이 믿을만한 전문 음식점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도 그런 이유란다.
“kg당 4.5마리 정도 올라가는 장어가 가장 맛이 좋습니다. 크기가 작아도, 너무 커도 가격은 떨어집니다”  “중국산이나 대만산은 속성으로 키우기 때문에 구우면 30% 정도 크기가 줄어들지만 국내산은 20% 정도만 줄어듭니다.” “중국산은 국내 것보다 기름기가 많아요.”

 

 ▲ 재료값이 올라도 손해를 감수하고 장사를 했다.

 

보조메뉴 LA갈비

 

가게를 옮기면서 새로운 메뉴를 개발했다. LA갈비가 그것이다. 장어집에 오면서도 장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배려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요즘 LA갈비의 인기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한번 맛본 광명거주 일본인들이 그 맛을 잊지못해 자주 찾는단다. 가족단위의 외식도 많아졌다다. 그래서 요즘은 매출의 30%를 차지한다. “장어를 먹고 난 뒤 LA갈비를 먹어야 해요. 반대로 먹으면 장어 맛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재료는 항상 최고급으로 쓰려 합니다. 한우를 쓰는데 B+등급을 씁니다." kg당 17,000-18,000원 사이에 가져오는데 기름기 등을 모두 제거하고 나면 얼마 이문이 남지 않는다. 이 가게에서는 LA갈비 1kg에 33,000원을 받는다.

요즘 김사장은 돼지갈비도 매뉴화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끊임없이 연구개발 중이다. 이렇게 새로운 메뉴를 개발 하려는 이유는 장어만으로는 수지 타산을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실 철산민물장어는 지난 세월동안 가격을 한번도 올리지 않았다고 한다. kg당 3만원. 장어 재료값이 올라도 손해를 감수하고 장사를 했다. 가게를 옮기면서 임대료와, 인건비, 인테리어 비용 등, 예전에 지출하지 않았던 가외 비용이 많아졌다. 반찬도 예전보다 더 늘었다. 그래도 가격은 여전하다.

“가게를 옮길 때는 단체 손님을 받으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옮기고 나서 경기가 나빠졌어요. 우리 집뿐 아니라 다른 집들도 매상의 40%정도는 감소한 것 같아요? 사업 컨설팅 회사의 자문도 구해 보았는데 앞으로 2-3년간은 경기 호전이 어려울 거라더군요.” 그래도 미리 예약한 단체 손님들에게는 특별 요리를 서비스하기도 한다.

 

 ▲ 신혼시절에 이미 잉태된 철산민물장어 집

 

늘 아내에게 미안하다.

 

김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광명6동에서 가방공장을 해 한 때는 돈도 많이 벌었다. 하지만 그는 외골수 인생. 돈을 벌면 종업원들의 처우개선과 사업 확장을 위해 쏟아부었다. 그 때 번 돈으로 땅이라도 조금 사두었으면 좋았겠다는 말을 넌지시 던진다. 요즘 땅 투기로, 아파트 투기로 몇 달 만에 몇 억씩 벌어들이는 투기꾼들이 판치는 세상에 대한 안타까운 표현이다. 평생을 정직하게 살아왔다. 장사도 정직하게 한다. 그것이 삐뚤어진 세상에 대한 김사장의 항의 방식이다.

아내인 김정숙 대표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란다. 가난한 집에 시집와서 평생을 이렇게 고생만 시킨다고 말하는 그의 눈시울이 갑자기 붉어진다. “회사를 다닐 때 신혼 단칸방에 동료를 무지 많이 데려왔어요. 그래도 아내는 불평 없이 그 손님들을 치러냈지요. 그 시절 음식 솜씨가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그 시절부터 이미 오늘의 철산민물장어가 이미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어의 효능

 

장어로 만든 음식은 자양강장에 좋은 스테미너식이다. 양질의 단백질(해독작용과 세포재생력이 좋은 점액성 단백질 및 콜라겐)과 양질의 지방이 들어 있다. 그래서 발육증진, 시력회복, 항암효과가 있단다. 비타민 A, B, E와 칼슘, 마그네슘, 인, 철, 칼륨, 나트륨 등이 많이들어 있어, 노화방지, 모세혈관 강화,  시력회복, 피부미용 등에 좋다. 허약체질 개선, 병후회복, 산후회복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장어의 효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1. 양기를 일으키는 것인데 5가지 양념을 섞어서 구워 먹으면 보약이 된다
2. 부인의 음식창의 종기로 가려운데 기름을 내어 바르고 또는 태워서 연기로 쏘인다.
3. 열노와 골증을 치료하고 허손을 보하니 살을 내서 국을 끓여 5가지 양념을 섞어서 자주 복용하면 좋다.
4. 모든 벌레로 인한 심통으로 침을 토하는 데는 약간 구워서 더울 때 3~5 번 정도 먹으면 차도가 있다.
5. 대하의 백 가지 병을 치료하니 굽거나 고아서 복용한다.
6. 전시. 노채충 및 모든 벌레를 죽이니 자숙하여 오미를 화해서 자주 먹거나 또는 말려서 구워 먹으면 좋다.
7. 오치와 누창을 치료하니 초염장을 넣어 푹 삶아 익혀서 먹는다.
8. 기름을 취해서 바르고 또한 그 살을 복용하면 아주 좋다.
9. 모든 각기를 주로 치료하니 회를 만들어 자주 먹으면 좋다

 

 ▲ 민물장어 모듬구이 1kg 상차림과 손님으로온 문외득(오른쪽 위), 김선지(아래)씨

 

손님들 반응

 

하안동 문외득씨: 6년을 다녔다. 6년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주인이 친절하다. 고집스럽게 국산만 쓴다고 하더라“

처음 왔다는 오류동 김선지씨: 입구에서부터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모임이나 만남의 장소로 좋을 것 같다.(주)태광프랜드 고장길 사장: 음식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장어 맛이 순하다. 돈 많이 벌라고 축복해 주고 싶다.

구로동에서 온 영길씨: 오늘밤이 두려워요.

철산2동 조모씨: 소스가 독특하고 장어의 비린맛을 제거해주는 것 같아요. 입에서 살살 녹는데요!

 

메뉴

 

민물장어숯불구이(간장소스, 고추장소스, 소금소스) 1kg 30,000원
LA갈비 1kg 33,000원  600g 27,000원
장어정식 12,000원
장삼탕 8,000원
장어탕 5,000원
야채소고기샤브샤브 1인분 9,000원
뚝배기 알밥 6,000원
사골 우거지탕 5,000
칡냉면 4,000원

*장삼탕은 철산민물장어만의 조리법. 환자 회복식으로 포장을 해준다.

영업시간: 오전 10시 - 새벽 6시
주소: 철산3동 405번지 철산상업지구 청담빌딩 2층

 

찾아가려면

철산 상업지구  원형무대 옆
청담빌딩 2층
전화: 2685-2546

 

 

  

  

<2003. 11. 28 이승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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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팬 2003-11-28 15:42:23
장어..맛있겠네요. 장어 먹으러 함 가야겠습니다.

단골 2003-11-28 15:42:23
쓸개주랑 같이 먹으면 오히려 술이 깨요? 달라 그러면 계속 줘요!

나라 2003-11-28 15:42:23
원래 장어는 잘 못 먹지만 한번 가보고 싶네요. 몸에 그렇게 좋다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