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와 사람 향기가 묻어나는 공간, 웨스턴 에스프레소
차와 사람 향기가 묻어나는 공간, 웨스턴 에스프레소
  • 이승봉기자
  • 승인 2004.01.07 18:08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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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의있고 있는 집(7) 철산상업지구 웨스턴 에스프레소

차와 사람 향기가 묻어나는 공간

 

 

 

광명에 추천하고 싶은 맛집을 소개하는 코너를 시작한다. 이름하여 있고 있는 집 코너이다. 맛도 맛이지만 그곳이 사람 냄새가 나는 어울림이 있는 곳이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다. 2주마다 한군데씩 추천을 받아 주변의 평판을 들어 본뒤 취재하는 수순을 밟으려고 한다. 독자들께서는 기사를 읽은 소감과 맛집에 대한 평가, 추천하고 싶은 곳을 댓글달기를 이용해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편집자 주>

 

 ▲ 커피전문점 웨스턴 에스프레소. 커피향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다.

 

철산 상업지구 파보레 옆 로데오 빌딩. 1층 한켠에 자그마한 찻집이있다. 내부 공간은 열평 남짓. 커피를 뽑아내는 주방 공간과 몇 개의 탁자. 벽을 향해 만들어 진 긴 바 테이블과 의자들이 전부다. 인테리어도 단아하다. 소위 테이크아웃(take out) 커피전문점이다. 지역 조건을 고려하여 작지만 아담한 홀이 준비되었다.
이 커피점은 에스프레소 커피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그렇다고해서 다른 커피점에서 파는 메뉴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가한 시간을 택한다는 것이 약간 시간을 넘겨 웨스턴 에스프레소를 찾았다. 입구부터 커피향이 코 끝을 간지럽힌다. 이집 주인장인 김삼환 대표(35세)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맞아 준다.

 

 ▲ 필자의 일행들에게 내놓은 커피와 차. 손님의 취향에 따라 맛을 낸다고 한다.

 

에스프레소 커피란?

 

에스프레소는 단어 그대로 빠르게 만드는 커피를 말한다. 순간적으로 뜨거워진 수증기가 커피가루를 통과하면서 커피를 추출한다. 즉 증기압을 이용해 커피가루를 압축하여 진한 커피를 추출한 뒤 뜨거운 물과 거품으로 희석시켜 완성한다.일반적인 드립식 커피추출방법은 최소 1분-2분 경과하는데 반해 에스프레소는 30초안에 커피의 모든 맛을 뽑아낸다.

드립식커피와 달리 30초안에 커피의 모든 맛을 추출하려다 보니 일반적인 드립식 커피보다 3배정도 더 미세하게 그라인딩(원두를 분쇄)하고 130파운드의 고 압력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일반 커피기계보다 3-4배 크기가 큰 고가의 기계가 필요하다.

이런 에스프레소 커피는 순간적으로 추출하다 보니 카페인의 양이 적고, 커피가 가지고 있는 진한(순수한) 맛을 낸다. 그래서 커피의 심장(heart or coffee)이라고 불리 운다.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방법은 에스프레소 원액이나 데운 우유를 섞는 기본메뉴(카페라떼, 카페모카, 카푸치노)들이 있다. 물론 기본 메뉴에 첨가물(휘핑크림, 모카시럽,향신료) 등을 첨가할 수 있다.실제 에스프레소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는 90%의 사람이 에스프레소 그 자체로 마시고 미국의 경우는 90% 이상이 우유 등을 섞는 기본메뉴로 마시고 있다. 물론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나라들도 90% 이상이 우유 등 섞는 기본메뉴들을 소비한다.

에스프레소와 원두커피를 혼동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잘못된 상식이다. 에스프레소는 빠르게 만드는 커피이며 흔히 우리가 원두커피라고 불렀던 커피는 드립식이나 싸이폰식 커피를 말하는 것이다. 즉 뽑는 방법의 차이일뿐 재료는 모두 원두커피를 쓴다.

세계에서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커피는 아라비카종과 로브스타종 두 가지로 분류된다. 리베리카라는 종류도 있지만 시베리아 지역에서 조금씩 재배되는 것이라 보통 커피 종류에서 제외시킨다.
아라비카 커피는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과테말라 등 남미 제국과 이디오피아 , 탄자니아, 케냐, 르완다, 인도 등 많은 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라비카종은 10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단맛, 신맛, 감칠맛 그리고 향기가 뛰어나 가격이 비싸다.
로브스타종은 열대지방의 저지대에서 재배되는 것으로 자생적으로 자라고 있다. 아라비카종에 비해 쓴 맛이 강하고 향기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다른 것과 배합하거나 인스턴트 커피 제조에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원두커피는 아라비카종을 일컫는다. 그리고 그 종류는 생산지나 항구의 이름을 따서 분류하고 있다.  그 종류를 살펴보자.

블루 마운틴(Jamaican Blue Mountain) : 일본의 자본 투자로 가치가 높아진 커피로 자메이카에서 생산되는 가장 비싼 커피다. 자메이카 통틀어 1년에 3만 포대(60kg 단위) 정도만 생산된다. 거의 85% 이상이 일본으로 수출되며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산토스(Brazilian Santos) : 브라질 상파울로 지방의 원두로 부드럽고 쓴맛은 적고 신맛과 철분이 풍부한 토양에서 성장해 커피 향기가 풍부하게 느껴진다.

코스타 리카 코랄 마운틴 (Costa Rica Coral Mountain) : 매우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모카(Mocha) : 커피 나무의 이름에서 유래한 커피로 예멘 산 '모카 마타리(Yemen Mocha Mattari)'가 유명하다. 부드러우며 진한 향을 지니고 있어 저녁 식사 후에 좋다.

가요 마운틴(Gayo Mountain) : 인도네시아의 작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생산량이 적다. 대다수가 오가닉(무공해) 방식으로 재배되기에 비싼 가격에 팔린다.

케냐(Kenyan AA) : 세계에서 손꼽는 커피 중 하나로 강한 향기와 독특한 신맛을 가지고 있으며 커피원두의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킬리만자로(Kilimanjaro) : 중앙 아메리카에서 생산되는 커피 중 가장 강한 향기를 가지고 있다.

 

에스프레소 커피와의 인연

 

김삼환 대표와 에스프레소 커피와의 만남은 사연이 있다. 김대표는 경남기업이란 건설회사를 다니면서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에리뜨리아에 1년간 해외 파견을 나간적이 있었단다. 에리뜨리아는 원래 이태리 식민지였던 에디오피아에서 분리 독립한 나라다. 아프리카란 대륙에 속해 있지만 해발 2700m에 위치하고 있어 겨울에는 서리도 내리는 추운 날씨가 된다.
그런데 그곳에서 만난 커피가 바로 에스프레소였다. 이태리 식민지였기에 에스프레소밖에 없었던 것이다. 쌀쌀한 날씨에 마시는 한잔의 에스프레소 커피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타국에서의 힘든 삶을 위로해 주었다.

 ▲ 김삼환 대표

 

 

광명과의 인연도 회사다. 친한 직장동료들이 광명에 여러명 살고 있었고 그 때문에 자주 드나들 게 되었다고 한다. 김대표가 목동에 살던 시절이다. 김대표는 직장을 그만두면서 무엇을 할까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커피전문점을 하기로 마음 먹은데는 워낙 커피를 좋아한 탓도 있지만 다른 이유가 숨어 있었다. "이 사업을 하면 개인시간이 많을 것 같았어요.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게다가 좋아하는 커피도 마시면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고 보니 거의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단다. 한달에 두 번 쉬고, 아침부터 저녁 늦게 까지 일하다 보니 자신을 즐길 여유가 없다고 한다.

나중에 소원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는 사업이 잘되면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일에 지친 사람들이 아무때나 와서 자기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며 쉴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그공간의 내용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지는 모르지만 기자는 그 소원이 꼭 이루어지길 빌었다.

지금 김대표는 창국(5살)이와 재완(4살)이 두 아들의 아버지다. 이들을 생각하며 힘은 들지만 열심히 살고 있다고 한다.

 

 ▲ 김대표는 주방장 겸 홀서빙 등 일인 다역을 하고 있다.

 

손님의 취향에 맞는 커피 개발을 위해 계속 노력한다.

 

요즘은 커피메이나들이 많아져 계속 공부를 하지 않으면 고객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없다고 한다. 그 때문에 김 대표도 손님 한 사람 한사람에게 신경을 쓴다고 한다. 손님의 취향이 어떤가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커피를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취향을 안다고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는 없다. 모든 음식이 그렇듯이 정성껏 만들어야 된단다. 염가로 많이 판매하는 것이 이 사업의 컨셉이지만 그렇다고 한잔 한잔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마음을 다잡기 위해 그가 늘 생각하는 것이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소자본으로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이지만 고객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어하는 김대표의 진심이 광명에서 차 향기를 넓게 퍼트리기를 기대해 본다.

 

 ▲ 취재를 갔다가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이들을 만났다.

 

손님들 반응

 

철산4동 이 아무개씨: 분위기가 아담하고 정갈하다.

오류동에서 온 아무개씨: 손님들에 대한 파악을 잘하는 것같다. 다방 커피만 마셔 맛은 잘 모르겠지만 괜찮은 것같다.

12단지 사는 학생: 친절하다. 자주 온다. 내 집에 오는 기분이다. 반갑게 웃으며 맞아주는게 좋다.

새싹 유치원 원장: 커피맛이 좋고, 저렴하다. 가까운 거리라 자주 오게 되고, 우선 사람이 좋아서...

 

메뉴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페 모카' 헤이즐럿, 불루마운틴을 기본으로 한 커피 일체와 초코음료, 허브차 등이 2,000 ~ 2,900원
팥빙수, 과일 쥬스, 아이스티 등이 준비되어 있다.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2시
* 전화: 02)2612-7892

 

찾아가려면

철산상업지구 파보레 옆 로데오 빌딩
104호

철산역 1번 출구에서 20m

 

 

  

  

<2004. 1. 7 이승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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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2004-01-07 18:08:32
저두 여기 한두번 가봤지요. 근처 다른 커피솦의 커피와 비교하자면 맛은 굿이고, 가격은 정말 쌉니다.

상철 2004-01-07 18:08:32
주인장의 친절함속에서 뽑아내는 에스프레소 한잔의 맛은 광명의 또 다른 멋집이 되리라 자신함니다..

준혁/민혁맘 2004-01-07 18:08:32
좋아하는사람얼굴을 인터넷에서 보니 더 기쁜걸요/// 노력하는자에게는 항상 좋은일이 있다는걸 다시 느낍니다... 화이팅..

준혁/민혁맘 2004-01-07 18:08:32
일본에와서 웨스턴의 커피가 먹고파서 우울하네요```

임영철 2004-01-07 18:08:32
삼환이 힘내라. 일도 재미있겠다. 뭐든 열심히 하는 이에게 복이 있는거니까.멀리 진주에서도 여러사람의 뜻을 모아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