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성폭력 드러나기 어렵다!"...'장애인 성폭력 실태와 과제' 토론회 열려
"지적장애인 성폭력 드러나기 어렵다!"...'장애인 성폭력 실태와 과제' 토론회 열려
  • 신성은 기자
  • 승인 2023.07.05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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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50대)는 초등학교 3학년 시절 첫 성폭력을 당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일터에서는 동료들에게 무시와 차별을 당하고, 옥상에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 한 번은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는 택시비를 받지 않고는 이상한 곳으로 자신을 데려가 성폭력을 가했다. A씨는 지적장애와 정신장애가 있는 중복장애인이다. A씨는 사람들이 두렵다. 자신이 당한 일을 잊을 수가 없으며, 그때마다 표현되는 분노를 제어할 수가 없다. A씨는이제는 장애인 활동지원사의 도움으로 외출도 하고, 상담도 받으면서 조금씩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

장애인 성폭력 실태와 과제 토론회가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 주최 광명시민인권센터 주관으로 4일 광명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지적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이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드러내는 토론회였다.

이날 토론회는 좌장으로 이성덕 광명시민인권센터장이, 발제자로 장명숙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 소장이, 토론자로 이현혜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이사, 박하연 서울해바라기센터 수사팀장, 소용희 경기장애인인식개선교육센터 팀장, 류미숙 광명여성의전화부설통합상담소 소장이 나섰다.

장명숙 소장은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가 장애인을 내담자로 상담한 자료를 토대로 주제발제를 했다. 장 소장에 따르면 장애인 성폭력은 주로 ‘지적장애 여성 피해자’가 대부분이며, 어릴 때부터 피해를 당하며 이후 십 수년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피해자 한명에 가해자가 다수인 경우가 많았으며, 지적장애 여성 피해자들은 본인 스스로 신고 또는 상담에 나서는 경우가 없어, 장애인 성폭력이 드러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지적장애 성폭력 피해자들은 집 밖을 나오기를 두려워하여, 상담자가 피해자를 찾아가 상담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92명의 386건을 상담하였다. 이중 성폭력으로 상담을 의뢰한 사람은 22명이었고, 이중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이 20명이었다. 최초 피해를 당할 당시의 연령은 19세 미만이 10명으로 45%를 차지했다.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은 분노 악몽 심한우울증 낙태 자해 불면증 등의 후유증을 겪고 있었다.

장 소장은 지적 장애인의 관점에서 피해자 상담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법기관도 장애유형의 특성을 이해하고, 수사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적 장애인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드러내기 어려운 만큼 지역별로 장애인성폭력상담소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장애인당사자·활동지원사·근로지원인에 대한 인권교육과 지역사회에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장애인성폭력이 심각하다는 것과 장애인 대한 인식 개선 및 차별금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장애인성폭력상담소가 지원을 받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에 지원을 받는 장애인성폭력상담소는 25개소가 있으며, 광명장애인성폭력 상담소는 아직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하다.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는 2021년 11월 창립 이후 회원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02-898-1477)
경기도 광명시 양지로21.유-플래닛 티타워동 21층 2101호
후원계좌 광명장애인성폭력상담소 국민은행 246601-04-446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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