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고교 평준화 추진을 위한 시민공청회가 열립니다.
광명시 고교 평준화 추진을 위한 시민공청회가 열립니다.
  • 시민연대
  • 승인 2003.04.1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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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고교 평준화 추진을 위한 시민공청회가 열립니다.

"oo 고등학교에 가면 인생 종치는거래요.
내가 그 학교에 가면 어떻게 하죠?"


아이들 눈엔 그 학교 학생 모두가 낙오자로 보입니다. 서열을 전제로한 고등학교 입시전쟁! 이것이 광명 교육의 현주소입니다. 학교의 서열화로 인한 청소년들의 좌절, 위화감 조성, 과도한 고입 입시 경쟁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광명시 고교 입시제도의 전환을 위해 시민과 시민사회단체가 나서고 있습니다. 3월 25일 발족한 '광명시고교평준화를 위한 시민연대'는 “광명시 고교 입시 평준화 어떻게 할까?” 라는 주제로 고교입시 평준화 실시 현황과 고교 평준화 법적근거, 학부모가 오해하고 있는 배정방법의 문제등 주 발제와 ‘비평준화 논리에 대한 반박’, ‘교사가 보는 교육적 관점에서의 평준화의 당위성’, ‘비평준화 지역임으로 해서 당하는 학생, 학부모의 상처와 아픔’ 등의 부 발제로 이루어 집니다.

시민공청회는 돌아오는 4월 24일 (목) 저녁 7시에 광명시 평생학습원 4층에서 열립니다.

학부모님들의 많은 참여과 관심, 그리고 소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10%의 학생들만이 인정받는 비평준화, 과연 바람직한가? (조혜숙/학부모)

광명시의 고교입시제도에 대한 글을 쓰려고 책상에 앉으니 중학교에 갓 입학한 우리 아이 학교 학부모 총회에 참석한 어머니 모임에서의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아직도 초등학생 티를 벗지 못한 아이들이 중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우리 부모들이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 에 관한 논의가 있을 줄 알았던 나의 기대를 무참히 깨버리고 이루어진 대화 내용은 고등학교 입시에 대한 것이었다. 물론 고등학교 입시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그 날 내가 어머니 모임에서 들었던 내용들은 '어떤 학원이 고입지도를 잘 한다느니, 종합 반에 다녀도 영어, 수학 과외를 해야 고등학교에서 별무리 없이 수업을 할 수 있다’는 등 우수 고등학교의 진학에만 초점이 맞추어진 내용이었다는 것이며 이 외에는 다른 관심사는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나는 “고등학교 진학하려면 3년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있어요? ”하니까 “모르는 소리하지 마세요. 1학년 때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J, K 고등학교는 갈 엄두도 내지 못해요. 우리는 뭐 이러고 싶겠어요? 현실이 현실이니 만큼 어쩔 수 없어요.” 모임에 모이신 여러 어머니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개인적인 입장과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았던 나의 교육관이 흐트러지는 듯한 기분에 몹시 우울했었다.
이런 말을 주고 받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우리 아들이 어느덧 중학교 3학년이 되었다. 3년 전 나를 황당하게 했던 그때의 어머니들의 대화 내용이 정말 피부로 와 닿았다. J고에 진학하려면 200점 만점에 195점 이상이 되어야 하고, K고에 진학하려면 185점 이상이 되어야 원서를 써준다고 한다. 이 점수에 해당되는 학생은 한 반에 5명 내지 6명 정도이다. 광명 시 관내 10개 중학교에서 평균 12개 학급을 계산 해보면 대략 총 4800명중에서 720명 정도가 광명시에서 소위 명문으로 불리우는 J, K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그 다음으로 쳐주는 K고등학교도 반에서 10등 이내에 들어야 갈 수 있다. 이 3개 고등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6개 고등학교는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가는 학교’로 어른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게다가 학교에 몸담고 있는 교사들마저도 자기 학교 학생들을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들을 슬프게 한다고 토로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작년에 안양 지역이 평준화가 되었다. 평준화가 되고 난 후 안양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광명으로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이 때문에 올해는 상대적으로 광명시의 재학생들 중 성적이 뒤떨어진 학생들 약 340여명이 타지로 진학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졌다. 이것은 단지 고등학교에 가고 못 가고의 문제를 넘어선 삶에 대한 좌절의 늪으로 빠지게 하는 한 가지 동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학생들과 부모들은 그야말로 ‘벙어리 냉가슴 앓는 심정’이 아니겠는가? 우리 정서로 아직은 관내에 있는 고등학교를 가지 못해서(특수 목적고는 제외)타지로 고등 학교를 다닌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간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우리 나라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성적순으로 평가하는 입시제도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은 도외시되고 개개인의 천부적인 재능마저도 개발할 기회를 잃고 만다‘ 고 하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과학문명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날로 연장되고 있는 추세다. 향후 5년~7년 후에는 평균 수명이 80세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청소년들을 성적이란 하나의 잣대로 고입을 결정 짓는 입시제도는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들의 다양한 재능을 계발하는데 노력을 쏟지는 못할지언정 그 싹을 잘라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학부모로서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한다면, 광명 시 관내에 있는 9개 고등학교를 특성 있는 학교로 전환하여 각자의 적성에 맞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입시 제도를 바꾸어 보는 것도 시도해 볼만하지 않을까? 우리 시에는 특수 목적 고등학교가 없어서 우수한 인재가 서울로 나가고 있다. 광명시에도 탁월한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특수 목적고 설립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요즈음 청소년들이 추구하는 삶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즐기며 살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 기성세대는 이들의 바램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장차 우리 나라를 이끌어갈 미래의 주역들이기 때문이다.

<광명시고교평준화를 위한 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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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주 2003-04-15 09:39:34
공청회 시간이 오후 7시에서 6시로 변경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