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된 인간 1 : 감성의 성장 - 잉태에서 두살까지
통합된 인간 1 : 감성의 성장 - 잉태에서 두살까지
  • 김혜원
  • 승인 2004.10.07 11: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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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아동, 청소년기를 보낼 때는 IQ 시절이였다.  그 시대는 IQ 테스트결과의 높고 낮음에 따라 아이가 똑똑하다니, 될 성싶은 나무라니 하면서 한 아이를 평가하고 미래를 점치던 지적 출세지향적인 시절이였다.  그러다  EQ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 매스컴에서 나오고 심지어 EQ를 높이는 교육을 한다는 사립 학원이 아이들 손을 잡고 온 부모들로 북적거렸던 것이 얼마전이였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IQ와 EQ에 대한 이렇듯 뜨거운 교육열과 아이를 키우는 초점과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  IQ니 EQ니 하는 것이 한 아이의 통합된 인간 성숙도의 지도가 아닌 여전히 내 아이가 똑똑히 자라 남들보다 좀더 사회의 나은 위치에 서 성공의 가도를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 티켓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가 성숙된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는 지성과 감성(단순한 지엽적인 감정들을 칭하는 것이 아닌 인간이 성장하면서 경험한 모든 심리적 현상과 태도)이 통합된 체험과 학습이 필요하다. 지성은 학습능력이 생기는 2-3세(한국나이) 이상부터 시작되어 증가되어진다고 한다.  
    감성 교육의 시점은 지성처럼 후천적으로 학습되어질 수도 있지만, 이보다 앞서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통해 잉태되는 순간부터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이미 태아가 어머니 태내에 잉태되는 때부터 한 인간으로 존중되는 나이 계산법을 지니고 있다.  이에 대해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인간존중의 차원과 인간 심리발달 차원에 대한 한국인의 실천적 깨달음에 놀라움과 극찬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태교의 중요성은 옛날이나 현대에도 강조되고 있다.  이 태교는 또한 예나 지금이나 임산부 즉 어머니의 몫으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고, 아버지의 역할은 태교를 하는 임산부의 협조자 정도의 소극적 입장을 취해 왔다.  그러나 아버지와 어머니의 각각의 염색체 23개씩이 태아의 유전자 형성을 하듯 부모의 태교분담과 책임은 같이 나누워야 한다.  부모의 적극적인 사랑의 표현, 부모 서로에 대한 섬세한 관심과 곧 만날 아이에 대한 기대와 배려로 행위 되어지는 태교가 부모들의 처음 또 가장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감성 교육 즉 EQ 교육인 것이다.  태교기간동안 부모와 아이 간의 사랑의 교감과 표현은 아이에게 이미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부터 심리적 안정을 준다.  이로 인해 아이의 타고난 고유한 아름다움이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그리고 안전하게 발달할 수 있는 준비를 하게 한다. 

    아늑하고 안전한 어머니의 자궁을 떠나 익숙지 않은 새로운 세상으로의 첫 여행은 아이에게 막연한 불안함과 두려운 감정을 체험하게 한다.  이 불안함과 두려움의 체험은 아이가 태어나 격어야 하는 1차적 부정적 감정이다.  이러한 불안정한 감정은 친밀한 것으로부터의 분리되고 소외됨으로써 발생함으로 아이는 자신과 가까이 있는 대상과 친밀한 관계를 본능적으로 요구하고 그 요구가 충족되었을 때 자신이 어머니 자궁에서 경험한 안정감을 회복하게 된다.  
    아이의 심리적 안전함의 추구를 통해 얻어지는 신뢰는 아이가 세상으로 나와 처음으로 수행하는 학습체험이라고 할 수 있다.  갓 태어난 아이의 이러한 노력은 자력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이 미세함으로 어머니 또는 아이를 돌보는 이와의 관계-환경에 의해 지대한 영향을 받을 밖에 없다.  이 학습은 신체적 아늑함뿐 아니라 부모와 확대가족의 섬세하고 책임 있는 지속적 사랑과 배려에 의해 완성되어가는 것이다.  아이가 체험하는 심리적 안전성은 그 안정성에 대한 갈망으로 집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벗어나 신뢰를 토대로 하는 안전한 관계의 형성을 배우게 한다.  
    또, 위에서 말한 이 두 살 때의 심리적 체험은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 속에 반복적으로 나타나게 되고 충족되지 못한 욕구가 클수록 더욱 무의식의 단계로 내려가 왜곡된 현상으로 드러날 수 있다.  왜곡된 불안과 두려움은 아이를 거칠고 폭력적으로 때로 교활하고 맹목적으로 관계에 집착하게도 하고 자신을 비하하고 자기 존중감이 떨어져 당당하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개발할 수 있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고 그 평가에 매달리게 된다. 심지어 결혼 상대를 찾고 부부관계를 함에 있어도 이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신뢰의 경험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나 아이가 두 살(한국나이)에 체험하게 되는 신뢰라는 심리적 경험을 하게되면, 처음에는 타인으로부터 확인되는 자신의 모습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타인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고 배려하는 과정으로 성숙되게 된다.  

    천주교와 기독교가 강조하는 사랑, 불교의 자비 등은 그 종교를 믿고 신앙생활을 한다고 갑자기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덕목과 신앙적 행위를 일상에서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이 먼저 사랑과 자비의 체험이 있어야 한다.  자기의 장점을 개발하고 자기가 지니고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당당하게 사랑함에서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내가 의식 세계 안에서 기억할 수 도 없는 어린시절의 나와 부모와의 관계, 자녀를 키워온 부모로서의 나의 태도는 오늘 내 아이의 모습 속에서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2004. 10. 7 /  김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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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 2004-10-27 02:02:59
태교뿐 아니라 아이의 양육은 어머니 아버지 두분의 책임이며 의무라는 것을 많은 남성분들이 알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