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안내]하종강소장 강연회
[강연안내]하종강소장 강연회
  • 권혁이
  • 승인 2003.11.12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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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강소장 강연회


전교조 광명지회에서는 2학기를 맞이하여 두 번째 조합원학교를 개최합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실시된 조합원학교는 '교사의 노동자성', '전교조의 역사, 정체성 그리고 지향점'에 대하여 강연 형식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11월 27일 6시, 광명시 평생학습원 2층 대공연장에서 실시되는 조합원학교는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인 하종강 선생님이 '교육운동과 교원노조의 필요성'에 대하여 강연을 하게 될 것입니다. 주제는 교육 분야이지만 전체적인 내용 자체가 일반 노동자들에게도 해당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전교조 조합원들 뿐만 아니라 광명시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과 노동문제에 관심이 있으신 일반 시민들에게도 매우 소중한 자리가 될 것입니다. 올해 들어서 많은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 몰리고 있습니다. 손배소송문제와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민주노총은 11월 총파업투쟁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노동문제는 나와는 상관없는 '딴나라' 얘기가 아닙니다. 우리의 부모님, 형제, 친구 그리고 제자들의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하여 노동문제에 대하여 배우고 생각하는 좋은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종강과 함께 노동자의 희망을 얘기합니다.
(주제: 교육운동과 교원노조의 필요성)

♡ 2003년 전교조 조합원학교 (두번째)
·일시: 11월 27일 (목) 6시 ∼ 8시
·장소: 광명시 평생학습원2층 공연장
·강사: 하종강(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
·대상: 전교조 조합원 , 광명시 노동조합원, 노동문제에 관심있는 일반 시민
·주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명지회


"노동자들이 제 삶을 지탱해줍니다〃

눈물 많은 '투사' 하종강 소장(47). 노동자들은 그의 강연을 들으면 어깨가 쭉쭉 펴진다고 말한다. 노동조합원임이 자랑스럽다고 자신있게 밝힌다. 때로는 하종강으로 인해 노동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결단'을 내리는 사람도 있다. 몇 시간의 강연으로, 몇 시간의 대화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 그는 누가 뭐라해도 우리나라 최고의 노동자 교육 전문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하종강 자신은 되레 이렇게 말한다. 노동자들의 고통과 분노, 그리고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특별한' 일상이 있기에 그 많은 '흔들림' 속에서도 오랜 세월 노동자들과 같이 어울리며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 약 력

·인하대학교 응용물리학과 졸업(74학번)
·인하대학 신문사 제 16기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1994년 '항상 가슴 떨리는 처음입니다'로 제6회 전태일문학상 수상
·산재추방운동연합 교육센터 소장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판담당 공익위원
·한겨레 21에 <하종강의 휴먼포엠>을, 월간 말에 <하종강의 노동상담> 연재중
·저서에 <항상 가슴 떨리는 처음입니다> <노동자는 못 말려> <한울노동법강좌>


◇ 하종강 선생님 강연 맛보기

우리 국민들이 입이 닳도록 외우는 시조가 있다. 조선 후기에 영의정을 지냈던 남구만(南九萬)의 시조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 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아이들 참고서에 보면 이 시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농촌의 아름답고 목가적인 풍경을 훌륭하게 묘사한 시조입니다" "농가의 부지런한 생활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백성들에게 근면하고 성실하게 일하라고 강조하는 계몽적인 내용입니다" 지금도 학교에서는 어김없이 그렇게 가르치고 시험에 나오면 그렇게 써야 정답이다.

이 시조가 묘사하고 있는 상황을 한번 상상해보자. 양반이 아랫목에서 느즈막이 잠을 깨었다. 해가 벌써 중천에 떠있고 종달새도 우짖고 있다. "아이쿠, 내가 늦잠을 잤구만. 그런데, 저 나이 어린 머슴 놈도 아직 자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놈이 오늘 언덕 넘어 넓은 밭을 전부 다 갈아야 하는데, 그놈도 아직 자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더도 덜도 없이 바로 그와 같은 장면이다.

같은 상황을 머슴의 입장에서 한번 보자. 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곤죽이 되게 일을 하다가, 황토바닥에 거적때기 한 장 깔려있는 머슴방에 와서 그냥 쓰러져 잤을 것이다. 새벽이 올 때마다 이 나이 어린 머슴의 가장 큰 소원은 조금이라도 더 자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머슴의 '관점'으로도 같은 상황을 '농촌의 아름답고 목가적인 풍경'이라고 한가롭게 노래할 수 있었을까? 오로지 머슴의 관점만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에게까지 반드시 그렇다고 강요할 맘은 없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올바른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도 한 번 서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이 시조에 대해서 백 번쯤 설명할 때 단 한번이라도 "같은 상황을 머슴의 입장에서 한번 볼까요?"라고 가르쳤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가끔은 머슴의 입장에도 서 볼 수도 있고, 이 세상을 올바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 중요한 사실을 천 번에 한번, 만 번에 한번도 설명하지 않는다. 국민의 대부분이 머슴이거나 그 가족으로 살아가는 사회에서 단 한번도 '머슴의 관점'으로 우리 사회를 설명해주지 않는다. 한 줌도 안 되는 '양반의 관점'으로만 세상을 가르친다. 그게 우리나라 제도권 교육이다. 어릴 때부터 시작되어 평생동안 지속되는 그 '사기'는 몇일 밤 동안 얘기를 해도 모자랄 만큼 많다.
- 강연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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