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 일터로 가자
9호> 일터로 가자
  • 임락경
  • 승인 2004.12.03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저건너 푸른봉에 구름 헤치고
   태양이 솟아오니 어화 새날이로구나
   시냇물이 굽이굽이 감도는 들에
   이슬맞어 젖은흙은 향기를 풍긴다

(후렴) 어화 어화 어화데야 일터로 가자
       이나라의 주인은 너와 나로구나

2. 진달래 살구꽃이 붉은 동산에
   새들이 노래하니 어화 봄날이로구나
   살찐소에 쟁기메어 자넨 밭갈게
   씨앗자루 걸터메고 우리는 씨넣리

3. 낙원이 어데냐고 묻지말게나
   심으며 웃는얼굴 어화 낙원이로구나
   내가슴엔 비가개어 하늘 푸르고
   내가슴엔 봄바람이 언제나 분다

  8.15 이후 농촌계몽운동과 동시에 ‘상록수’와 ‘흙’이라는 소설이 유행하며 4H운동과 함께 농촌에서 즐겨 불렀던 노래다.
  우리 민요는 일과 노래가 같이 하는 것이나 이노래는 일하면서 부를수 있는 곡은 아니고 괭이나 삽은 어깨에 메고 걸어가면서 부를수 있는 곡이다. 뒷소리의 곡조는 괭이질하면서 부를 수 있는 곡이라 할 수 있으나 역시 농민이 아닌 학자가 지은 노래이겠다.
  진달래 살구꽃이 붉은 동산에는 처음에는, 봉선화 백일홍이 붉은 동산에 새들이 노래하니 어화 여름이로구나로 하다가 다시 밭가는 이야기로 시작되니 고쳤다. 고친 김에 새들 노래까지 고쳐야 되는데 좀 어색하다. “낙원이 어데냐고 묻지 말게나 심으며 웃는 얼굴 어화 낙원이로구나” 이 노래에 어릴 적 취해서 내가 평생 농사를 짓기로 결정하고 지금까지 농업을 싫어하지 않고 지켜온 것 같다. 지금도 빨리 봄이 기다려지고 심는 기쁨을 맛보고 싶다.
  이제 나이 환갑이 가까운지라 심으며 웃는 기쁨이 몇 번이나 나에게 찾아올지 아쉽다. 우리집에 80세 넘으신 권사님이 봄이 오면 밭으로 나가 기뻐 춤추시는 모습이, 같은 느낌이다. 그 권사님에게 오래도록 비가 개인 푸른 하늘에 언제나 봄바람이 불어오길 빌어본다. 일을 하다보니 힘은 점점 약해져 늙기는 좀 싫지만 봄은 빨리 왔으면 한다. 밭가는 기쁨  심는 기쁨 갈고 심는 자 아니면 느껴보지 못하리라.

임락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