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와 독도 그리고 올바른 한일 관계에 대하여
한류와 독도 그리고 올바른 한일 관계에 대하여
  • 김명원기자
  • 승인 2005.03.17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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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 젊은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한류’이다. 원래 그쪽 식으로 읽게 되면 ‘한류’가 아닌 ‘칸류’가 되지만 어째서인지 그쪽에서도 우리식으로 ‘한류’라고 발음을 한다.

딸의 일본인 친구 중에서도 누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녹화해 달라느니, 누구의 공연을 보러 오겠다는 일도 있다. 얼마 전에는 일본의 권위 있는 가요 시상식에서 우리나라의 박용하씨가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한류열풍을 다룬 일본잡지

 

이렇게 일본 한켠에서는 한국 스타 붐으로 서점이나 음반점에서는 따로 한국아티스트코너까지 만들어 운영중이고 일본 쪽에서도 연일 한류에 대한 보도를 내고 있지만 다른 한켠에서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일본 정치계 일부 인사들의 독도 관련 발언 문제, 시마네현 의회의 독도 조례안, 과거사 문제에 관한 망언 그리고 얼마 전에는 독도 상공에 일본의 민간 경비행기가 들어오기도 했다. 또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전국에 불법으로 배포하는 등 잘못된 역사 알리기에 필사적이다.

이렇듯 일본의 우익들이 크게 들고 일어나는 이유는 일본 내부의 문제에다 한국에 대해 받은 충격 때문인 것 같다. 일본은 십년이상 장기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한 사회복지의 후퇴 등 오랫동안의 상실과 혹시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여름 부천-가와사키 시민교류회 주관으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 동경대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

그 교수는 “전에는 독일 공항에 내리면 ‘파나소닉’이라는 일본기업의 간판이 걸려있었지만 지금은 ‘삼성’이라는 한국기업의 간판이 걸려 있다. 일본인들에게는 우려스러운 묘한 감정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했다.
 
언제까지나 자신들의 뒤를 쫓기만 할 것 같은 한국이 어느새 기술적으로도 일본의 기업을 앞지르기도 하고, 문화적으로도 일본에서 큰 붐을 일으키고 있다. 작년부터 일본에서 들려오는 한국 연예인들의 일본 진출, 드라마 수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이로 인해 한국 문화에 대해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한국 문화를 보기 위해 관광을 온 일본 사람들은 “반일감정, 한국전쟁, 새마을운동” 정도의 이미지였던 한국의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들을 보며 감탄하고 있다.

 

 

 

▲ 독도관련 고이즈미 패러디 ⓒranking.empas.com

 

그러나 반대로 일본의 우익 세력은 이러한 현상을 빌미로 일본 국민들을 선동하여 경제력과 군사력을 앞세워 동아시아를 지배하고자 하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이를 위해 과거 역사를 날조하고 과거 식민지 시대를 미화하여 군사 무장화의 확대 및 강화하려 하고 있고 정신적으로는 폐쇄적 민족주의인 국수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무조건 자기 민족이 우월하다는 것을 날조하여 근거없는 허황된 자부심만 키우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다.

자신들이 저지른 침략 사실에 대해 서술한 역사 교과서에 대해 일본의 일부 우익세력들- 자민당 우파, 문부성 일부 우파 지도자, 우파언론, 군사무기산업과 관련된 재계인사-은 “자학적 역사의식”이라고 말하며 ‘영광스런 역사의 재현’을 목표로 그릇된 역사를 가르치려 하고 있다.
 
일본의 평범한 일반인들은 독도나 역사 교과서 문제에 대해 “나는 그때의 일을 배우지 않았다”라고 대답한다. 실제 많은 일본의 젊은이들은 역사나 정치적인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고 “모른다” “배우지 않았다” 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오히려 “과거의 것에 집착한다”라고 핀잔을 주며 “좋은건 좋은거야. 지금은 사이좋잖아” 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꺼낸다.
 
그러나 이런 백지상태가 더욱 위험한 것이다. 무언가가 어설프게 차 있는 것 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가 주입하기 훨씬 쉽다. 일본의 우익들은 타이밍을 잘 맞췄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한국과의 역사적 관계에 대해 소란스럽게 기사를 내어 자신들이 만든 왜곡 교과서에 시선을 집중하도록 했다.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도 한국에 대해 궁금하고 예전에 일본과 한국은 어떤 관계였는가 궁금하기 때문에 그 교과서의 내용에 주목할 것이고 그것을 본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되면 1차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억지로 끌어 올려진 자부심과 현실과의 괴리감을 폐쇄적 애국심으로 부추겨 군사무장화와 전쟁도발의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우익들은 배짱 좋게 과거의 역사적 증거까지 날조해가면서 거짓된 역사로 덧칠하며 아시아의 지배를 다시 한번 꿈 꾸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도 양심적인 지식인과 시민들이 많이 있다.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꾸니 신사 참배를 굳이 고집하는 이유는 일본 국민들의 지지가 많기 때문이 아니냐”는 나의 질문에 작년에 만났던 그 동경대 교수는 “야스꾸니 신사 참배 문제만 가지고 투표한다면 고이즈미 총리는 그 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일본에도 양식있는 합리적인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독도관련 패러디 만화 ⓒ ranking.empas.com

 

 

이에 우리는 우선 일본 우익의 음모를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일본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리고 오히려 독일처럼 과거의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고 유럽연합의 지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듯이 일본도 과거의 역사적 과오를 시인하고 진정으로 반성한 후 동아시아 연합의 지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알려야 한다. 21세기는 블록 경제화를 바탕으로 세계화로 나가고 있다.

유럽연합과 북미자유무역협정이 그것이다. 일본 우익의 군사무장과 전쟁도발 보다는 동아시아 연합이라는 블록 경제화의 리더의 길을 택하라고 알려야 한다. 이 길이야말로 일본도 발전하고 다른나라들도 함께 발전하는 상생의 길이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또한 이와 함께 우리도 우리 자신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프랑스는 독일나찌 협력자 청산을 깔끔하게 했듯이 우리도 친일 과거사 청산을 깔끔히 하여 일본 우익들이 다시는 경거망동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명원(enviro005@kornet.net)

서울대학교 화공과 졸업. 민주화운동관련 투옥(특별사면석방)
민주주의 민족통일 부천연합 의장.부천시민회 조직운영위원장
부천노동법률상담소장.노사정위원회 위원장 간사
환경관리공단 감사. (현)사단법인 환경대안운동협회 이사장 

2005. 3. 17 / 김명원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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