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서초등학교 전교 회장 손예지 어린이
광명서초등학교 전교 회장 손예지 어린이
  • 이재길기자
  • 승인 2005.05.06 16:4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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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등학교 운동회가 열린 5월 3일, 운동장에서 포즈를 취한 예지

전교 회장

 손예지는 광명 서초등학교 6-2반(담임 김은아)이다. 5학년 때 전교 부회장을 했고, 올해는 전교 회장이 되었다. 예지는 서초교의 자랑을 ‘공평’과 ‘고루 참여하게’하는 방침에 있다고 말한다. 그런 만큼 회장직에 대해서도 자부심이 높다. 왜냐면 서초등학교 개교 이래 처음으로 실시한 전자투표를 통해, ‘공평’, ‘참여’ 안에서 회장에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4 · 5 · 6학년 전체가 참여한 투표에서 70% 이상 득표 했다. 전교 회장인 예지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선생님에게 인사 잘하고, 학생들끼리 친하게 지내는 것'이다. 친구인 최아름 · 이푸른은, “예지는 항상 웃는 얼굴이예요”라며 동조한다.


과학기술부 장관 상 받아

 예지 집에 가면 참 많은 상장이 걸려 있다. 같은 반 친구인 예진이는 예지를 소개하면서, “대회만 나가면 상 타오는 친구”라고 했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상이 남발 된다는 지적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예지가 탄 상장을 보니 학교 바깥에서 받은 상장들이 많다. “많은 상장 중에서도 ‘창의적 학습 결과물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하고 말하는 예지. 그 이유는 그 상을 타는데 필요한 조건이 '1년 간 준비하는 일, 창의적'이어야만 한다는 것인데,  그 조건을 맞추는 게 아주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런 경험들이 쌓여,  지난 4월 과학의 날에 과학기술부 장관(오 명) 상을 받았다. ‘체험적인 과학 활동을 인정’ 받은 것이다. 


여러 가지 활동

 예지는 악기 연주에 관심이 많다. 피아노는 6살 때부터 시작 해, 고급 수준의 곡을 연주한다. 바이올린도 다룬다. 지금은 클라리넷 연주에 몰두하고 있다. 예지는 ‘광명시 청소년 오케스트라’(단장 송영주) 단원이다. 여기서 클라리넷을 맡고 있다. 얼마 전, 고속철 광명역 개통 1주년 기념행사 때, 공연했다. 예지가 클라리넷에 흥미를 지니고, 열심히 배우는 것은 클라리넷이 피아노에 비하여 협력과 조화가 멋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당연하지만 전교 회장으로 전교 어린이 회의를 진행 한다. 예지가 가장 보람 있던 일은 전교 어린이 회에서 백혈병 투병 중인 5학년 고00을 돕자는 일을 주도한 일이다. 예지는 방송반과 걸 스카우트 단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 손예지의 반 친구들. 미혼에 미인이신 담임 선생님은 사진 찍자는 제의에 자신은 한사코 사양하시면서도 학생들 사진 찍는데 적극 협조해 주셨다. 

꿈은 환경의 산물이다
 

 예지의 꿈은 경찰관이 되는 것이다. “왜요?”하고 묻자, “남을 위해서 봉사하니까요”라고 답한다. “위험하지 않을까?”엔, “저로 인해 남이 편해지면 괜찮아요.” 철든 대답인데, 현직 경찰관인 아빠의 영향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운동도 잘해야 한다고 했더니 달리기를 잘한다고 말하며 웃는다.
예지가 좋아하는 과목 중에 ‘사회’는 퀴즈형식으로 지도한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또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1학년과 3학년 때 담임이셨던 권미숙 선생님이다. 그런데 다른 학교로 가셨다. 좋아하는 이유는 너그럽게 잘 대해 주셔서라고 한다. 
<강요하는 초보 감동시키는 프로>를 쓴 기노시타 하루히로는 그 책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마음이며, 감동’이라고 했다. 예지에게 아빠, 사회 선생님, 권미숙 선생님은 감동을 통해 예지의 마음을 움직인 사람들이라고 본다.


행복한 가정

 예지 네가 광명에 산 것은 12년 째인데,  전형적인 핵가족이다. “동생도 언니 오빠도 없어서 외롭지 않나요?” 하고 묻자 단호하게, “그딴 것 싫어요” 라고 답한다. 부모에게 혼자 사랑받고 싶다는 의지가 강한 것이다. 옆에 있던 예지 엄마가 거든다. “예지가 혼자라서 그런지 성격이 좀 까다롭고 예민한 편이예요. 활발하긴 한데 그 점이 좀 아쉬운 점이예요.”
물론 예지 낳고 돌보는 동안 어른들이 더 낳으라는 성화도 하셨다고 한다. 그러나 예지 엄마, 아빠가 ‘하나를 낳아 잘 기르자’를 거의 신념처럼 지켜 냈다. 
아빠가 경찰관이라 시간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예지 네는 문화생활을 즐기는 편이다. 근래에 예지 가족은 영화 <말아톤>을 보았다. 예지는 주인공보다 장애 아들을 돌보는 엄마에게 더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예지가 가장 아끼는 것은 뭘까? 토끼 인형, ‘토순이’와 발 덮는 ‘수건 이불’이다. 이 두 가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고 한다. “야영 갈 때도 발수건을 챙겨 간 답니다. 아기 때부터 발을 덮어주었는데, 그 느낌이 좋아서 그러나 봐요.” 예지 엄마의 말이다.


바쁘다, 바빠

 대다수 어린이들은 위탁 양육되고 있다.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부자면 부자대로 그렇다. 산후 조리원부터 시작해, 요양원으로 이어지는 인생 길. 어린이들은 가정 보다 학원에 위탁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예지의 경우는 행복하다. 엄마가 많이 챙겨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지도 여느 초등학생 못지않게 바쁘다. 학교 갔다 돌아오면, 한문, 수학, 영어, 영어 학습지를 공부하고, 클라리넷을 연습하며, 과학(여학생 연합 반)활동을 한다. 특히 한문은 3급 자격증을 딸 만큼 실력을 지니고 있다. 성적에 대해서도 욕심이 많다. 원하는 점수가 안 나오면 울기도 한다고. 그렇다고 예지가 공부 만 하는 것은 아니다. 텔레비전 드라마인 <불량주부>도 즐겨 보고, 컴퓨터로 테트리스 같은 게임도 한다. 말 나온 김에 반에 컴퓨터 게임에 중독 된 아이들이 있냐는 질문을 해 보았다.  반원 총 41명 정원 중 15-20명 정도가 그렇게 보인다고 답한다. 특히 집에 어른이 계시지 않는 남학생들이 심한다고 한다.

 소파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십시오”라고 했다. 예수도 어린아이 같이 되라고 했고, 해월 최시형도 어린이를 한울님이라고 했다. 김혜자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책도 냈다. 어린이들을 무조건 질타할 일이 아니다. 어른과 어린이는 다르다. 더구나 지금 어린이들은 기성세대와 너무도 다르다. 그것은 곧 인정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내포한다. 어린이는 부모의 사유물이 아니다. 함부로 다루거나 무관심 속에 방치해선 안 된다. 부모란 돌보고, 보호할 위탁 양육의 책임과 의무가 있을 뿐이다. 많은 어린이들이 겪는 컴퓨터 중독도 그런 관점에서 해결해 가야할 부모와 어른들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예지 인생과 광명시민신문의 역사가 맞물려 간다. 부모의 양육과 학교 교육 그리고 자신의 부단한 노력 위에 얹어지는 신의 은혜가 같이 해, 훌륭히 커가길 기대한다. 그래서 먼 훗날 어른이 되어 광명시민신문과 기쁘게 다시 만나기를 소망 한다.     


-기자 주-

그동안 <광명사람들>은 어른들만 소개 했다. 누가 그랬다. ‘광명은 어른들만 사는 곳이냐’고. 하여 마치 5월 1일부터 7일은 새 아동 복지법이 규정한 ‘어린이 주간’이다. 그래서 어린이를 만난 것이다. 물론 봄과 어린이도 궁합이 잘 맞는다. 한국신문협회와 기자협회 등이 제정한 <신문윤리강령> 제13조에 의거, 12세인 예지는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인터뷰가 가능하므로 그에 따랐음을 알려드린다. 

2005. 5. 6  /  이재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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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2005-05-10 09:54:41
여러 가지를 열심히 배우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꿈많은 소녀인거 같아요.
아픈 친구를 돕는데도 앞장서는 정감 어린 소녀...
어른이 되어 남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꿈을 꼭 이루기를
바래요. ^^

현윤숙 2005-05-06 20:46:04
우선 기자님의 노고에 깊은 감사드립니다.남과 다를것 없는 평이한 요즘의 아이일뿐인데, 이렇듯 제 아이의 일상을 이렇듯 보기 좋은 글로 꾸며주시니 정말 송구스럽기만 합니다.
저희에겐 좋은추억이 되겠으나, 다른 친구들이나 독자들에게는 어떻게 다가올지...아무쪼록 [광명시민신문]이 우리 광명시민들에게 바른잣대로 밝은 이정표를 제시해주는 신문으로 자리매김 되길 기원드리며,베풀어주신 온정 겸허한 마음으로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 손예지 엄마 올림 -

오버란 2005-05-07 12:37:50
해맑은 웃음이 참 예쁜 아이입니다!! 작은 소녀이지만 한 시간이라도 소홀함 없이 알찬 생활들을 하고,, 꿈 또한 야무지고 멋지네요.. 광명시의 꿈나무라 틀림없이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