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강찬호, 강창호를 만나다.
이 사람> 강찬호, 강창호를 만나다.
  • 강찬호기자
  • 승인 2006.04.10 11: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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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선교 10년의 힘. 이제는 고국에서 봉사할 터. 

외대를 졸업하고 대한항공에서 5년간 근무를 하다가, 평소 마음에 담아 두었던 길로 인생의 항로를 변경했다. 외국 선교사의 길이다. 그리고 그 길에서 10년의 세월을 보냈다. 선교사. 신앙을 바탕으로 하여, 도움(care)이 필요한 곳에서 묵묵히 사역을 담당하는 이들이다. 그리고 이 일을 담당한 후 한국으로 귀국을 하였다. 2000년도다. 그리고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있다. 그 일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돌보는 일이다. 아직은 시작을 하지 않았다. 
담임 목사로서, 때로는 협동 목사로서 교회 일을 하면서, 어딘가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랐는데, 인연이 생겼다. 그렇게 인연이 생긴 것이 철산3동 청소년공부방 영어 자원교사이다. 영어라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올해부터 시작했다. 어려운 지역의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공부방이다. 부모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아이들보다, 어쩌면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도 있을 수 있다. 영어 역시 그런 과목 중에 하나 일 수 있다. 가르치는 교사의 수준과 아이들의 수준이 너무 차이가 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아이들의 잠재적 가능성을 믿고 있다. 그런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강창호 목사의 이야기다. 공부방 자원교사이기도 하다. 광명시에 거주하는 것도 아닌데, 기꺼이 발품을 팔고 있다. 

외국 선교사 생활, 10년! 이제 고국에서 새로운 일 펼치고자. 

강창호 목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돌보는 일에 마음이 이끌리고 있다. 외국에서 선교사 활동을 하면서 품게 된 생각이다. 네덜란드에서 4년 생활을 했다. 입양이 된 한인들을 돌보는 일이었다. 그리고 구소련이었던 라뜨비아 공화국에서 6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해외 입양아들을 돌보는 일을 통해 입양된 한인들이 다른 나라에서 겪는 정서적 문제, 정체성의 문제의 심각성을 많이 경험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강 목사는 ‘사각지대’라고 표현을 한다. “스포츠 영웅이 되어,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하인즈 워드’ 역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계층이다. 영웅이전에는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을 수 있었다. 이런 아이들은 덴마크, 노르웨이, 벨기에 등 곳곳에 흩어져 있다.” 예민한 청소년기에 정체성 혼란을 겪는 아이들은 매우 반항적인 모습을 자주 띤다. 그러나 믿음을 갖고 아이들과 ‘교감’을 갖는 과정을 겪은 이후에는 변화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러한 교감의 과정이 없이 아이들의 행동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강 목사는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교감 통해 행동변화 이끌어 내는데 노력 

그리고 청소년공부방에서 만나는 아이들과의 관계 역시 이러한 과정을 중요시 한다. 아이들 한명, 한명과 교감을 갖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아이들의 수준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잠재적 가능성을 믿는 것 역시 그런 과정 중에 하나다. 여기에는 신앙적 믿음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하나님이 (강 목사) 나를 믿고 성숙을 기다려주었듯이, 그들을 믿고 기다린다. 역시 아이들을 기다린다.” 수업 후에 아이들과 10여분씩 상담을 한다.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과 많이 가깝게 되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 신뢰감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런 관계가 생겨나면 아이들이 달라진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적 능력 역시 떨어지는 아이라 하더라도, 노력하기 시작한다. 따라 오려는 노력의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영어학습, 흥미유발...궁극은 아이들이 어떤 변화의 계기 붙잡기를... 

일단 이런 관계 형성이 되면, 본격적인 아이들과의 영어 학습에 초점을 맞춘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방법을 몰랐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가지게 된다. 공부방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는 2명이다. 교과지도는 다른 교사에게 맡기고, 강 목사는 자신의 방식대로 영어를 지도한다. 핵심은 흥미유발. 강 목사는 영어를 자발적인 동기부여에 의한 학습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예를 든다. 일어의 경우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말로 자막처리가 되어 들어오는 경우 그 만큼 시간이 소요된다. 이것을 기다리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흥미와 궁금증 때문이다. 그래서 일어를 배우는 아이들이 있다.” 영어 역시 이런 지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준다. 선교사로서의 경험. 대한항공에 들어가 영어 때문에 곤란을 겪은 일등. 이제는 영어라면 유창함 그 자체이니, 자신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는 것 등. 그러면 아이들이 관심을 기울인다고 한다. 강 목사가 아이들과 현재 진행하는 것은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을 함께 보고 대사를 익히는 것이다. 대사가 빠르고, 리듬이 있다. 조금씩 진도를 나간다. 강 목사는 아이들이 인생에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 어떤 계기, 인생의 전환점 같은 것을 만나게 될 것이고, 그것을 붙잡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영어를 공부하는 것 역시 그런 기회 중에 하나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본인은 그런 과정을 위해 ‘돌보’는 사람일뿐이다. 

영어, 문제는 지루한 시스템적 접근보다는 재미부여

영어에 대한 조언 한마디. 강 목사는 영어가 점점 더 필요할 것으로 진단하다. 영어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접근 방식은 달리한다. “시스템화해서 지겹게 해서는 안 된다.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국에서 만나는 한국의 아이들이 강의실에서 침묵지키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이는 겸손이 아니다. 의사표시에 결함이 있는 것이다. 자료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재미부여다.” 

강창호 목사는 돌봄이 필요한 이들과 교감의 과정을 통해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을 일종의 사명으로 삼는 사람 같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 역시 동기는 이 지점인 듯하다. 이미 외국인들의 권리문제 등에 대해 지원하는 단체나 활동가들이 많다는 것을 강 목사는 잘 알고 있다. 강 목사가 관심을 갖는 일은 정서적 접근이다. 이미 선교사 활동을 통해 경험한 것들이 이런 관심으로 이어진 듯하다. 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도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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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주 2006-04-10 18:44:28
이렇게 뵈니 또 새롭네요.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