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를 잘 하는 남자면 더 더욱 좋구
농구를 잘 하는 남자면 더 더욱 좋구
  • 김선미기자
  • 승인 2006.04.12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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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초록의 새싹들이 꿈틀거리고
하나 둘 터지기 시작하는 꽃망울이 반가운 4월 어느 날

광명문화원 앞마당에는
초등학교 남학생들이 모여 신나게 운동을 하고 있었다.
매주 수요일 1시30분부터  약2시간
농구수업중이다.
“꼭 선생님을 불러 돈을 들여 농구까지 가르쳐야 하나!”
예전에는 없었던 풍경이라 어쩌면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요즘같이 학교와 학원 아니면 집에서 컴퓨터에 빠져
움직임이 없고 운동 부족인 아이들에겐 꼭 필요하다(?)아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할 수 있겠다.
공동의 놀이문화도 없고
다들 바빠서 함께 놀 시간도 없고
............



처음 아이들을 모아 농구를 시켜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을 땐
고민을 많이 했다.
꼭 그렇게까지 해서 ...
운동도 돈을 주고 과외를 시켜야하나....
밖에 나가서 친구랑 놀면 그게 바로 운동이지....
많이 망설였지만
현실이 생각을 잡을 순 없었다
6학년인 아들놈은 학교 갔다 오면 영어학원을 다녀와 계속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다.
게임에만 빠져있어 주중에는 못하게 하고
주말에만(토,일요일)하게 했더니 주중에는 거실바닥에 누워 TV앞에 뒹굴뒹굴..
하루 하루가 심심하고 재미가 없다고 했다
밖에 나가 친구들과 놀라고 했더니
본인이 놀 시간이 있어도 놀 친구가 없단다. 친구들 모두가 바쁘단다.



“재현아, 이번 주 수요일부터 친구들과 농구하면 어떻겠니!”
반응이 없다.
조심스럽다. 안한다고 하면 어쩌나...
워낙 고집이 세고 자기가 하기 싫으면 끝까지 안하는 성격이다
무반응이긴 했지만 싫다고 하진 않아서
같이 농구할 친구들 이름을 쫙 알려줬다.
제일 친한 안석이도 함께 한다니 다행이다 싶은가보다.

3월 15일 수요일
첫 수업 겸 선생님과 부모님들과의 첫 미팅
젊은 선생님 경험도 풍부하시고
같이 운동할 친구들도 대부분 다 아는 친구들이였고
무엇보다도
다른 것은 다 배제하고서
학교체육의 연장이 아니고 수행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도 아니고
순수하게 운동을 시키고자 하는 목적이나 이유가 분명하게 생각이 같아서 좋았다.



벌써 농구를 시작한지 한 달이 넘었다.
스스로 사춘기라 하는 나재현의 일주일 중심은 농구로 변했다.
아주 재미있단다.
집에서도 농구공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별 이야기가 없던 아이가 매일 농구이야기다.
지난주에는 여러 가지 농구의 패스 방법에 대해 배웠나보다
체스트 패스, 바운드 패스, 훅 패스.....
거실에서 누나랑 패스 연습하다 혼났다(소음 때문에)



따뜻한 수요일 오후
근처를 지나가다 운동은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잠깐 들렀다.
펄펄 날아다닌다. 얼굴엔 즐거움이, 기쁨이 한 가득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도 덩달아 기쁘다. 기특하다.

재현이는 “농구의 기초부터 찬찬히 배우고
함께 뛰고 땀 흘리고...
얼굴과 이름만 알던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아“

함께 운동하던 친구들도
“그냥 재미있어요”
“좋아요”
......



방법이야 어쨌든 잘~ 한 것 같다.
아들이 기뻐하는데... 즐거워하는데...
아무쪼록 오랫동안 즐거워하면서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
재현아! 열심히  즐겁게 해
엄마는 운동 잘하는 남자가 좋아
특히 농구를 잘 하는 남자면 더 더욱 좋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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