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터 아이들의 여름 수련회
꿈터 아이들의 여름 수련회
  • 광명시민신문
  • 승인 2002.07.29 1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연과 함께 한 이틀,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우리 아이들!

--------------------------------------------------------------------------

지난 25일~26일 이틀동안 주민과 함께하는 광명 만남의 집 방과후 교실
'꿈터' 아이들이 수련회를 다녀왔습니다.
가진 것이 많지 않아 다른 곳 아이들처럼
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멀~리 떠나지는 못했지만...
그 덕분에 우리가 사는 땅 광명의 소중함은 잔뜩 안고 돌아왔지요.

첫날은 푸른광명21 허기용 사무국장님과 함께
가학산 생태학습장에서 풀, 나무 공부를 했어요.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다른 이름과 냄새, 쓰임을 가진 풀과 나무들을
온몸으로 느껴 보면서 아이들은 너무 신기해 했습니다.
워낙 뜨거운 날씨라 모두 지치고 힘들었지만
청진기로 살아 있는 나무 느껴본 얘기랑,
나비가 되어 본 얘기를 며칠 지난 오늘까지도 재잘대는 걸 보니
힘든 만큼 기쁨도 컸던 모양입니다.
그저 머리로 외운 지식이 아니라 친구가 되어
온 몸으로 느껴보고 서로 알아 친해지기 위해,
풀과 나무와 친구가 되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음을
우리 아이들은 잘 알고 있을 거예요.

우리 꿈터 아이들이 이틀 낮, 하룻 밤을 지낸 곳은
옥길동 광명 YMCA 회관이예요.
볍씨학교와 아기 스포츠단 아이들이 지내는 곳이라
놀잇감이나 놀이 공간이 너무 훌륭해
우리 아이들은 이틀 내내 행복한 비명을 질렀답니다.
콩주머니 놀이, 술래잡기, 공기, 공놀이...
그중에서도 가장 감동스러웠던 건 귀신 놀이였어요.
해가 지고 누가 먼저인지도 모르게 시작한 귀신놀이는
그 넓은 강당 불을 깜깜하게 꺼놓고
손전등 들고 쫓아 다니는 귀신을 피해 도망 다니는 놀이였는데,
얼마나 땀을 뻘뻘 흘리며 소리를 질러대는지
옥길동 회관 다 무너뜨리고 오는 줄 알았다니까요.
얼마나 잘 놀아대는지 덕분에 준비해간
저녁 프로그램을 진행할 틈도 없었어요.

아무러면 어떤가요?
아이들의 에너지와 창의력(?)에 놀라고,
어른들이 간섭 않고 가만히 놔두면 저렇게 잘 하는 걸...하는 믿음에
다시 한 번 감동을 받은 저녁이었습니다.

흥분한 애들 어떻게 재웠냐구요?
그날 밤 마무리는 귀신 놀이 여세를 몰아
진짜 귀신(?) 구경 시켜주는 것으로 끝내줬죠.
숲에 있던 선생님 입에 물고 있던 게 풍선인지도 모르고
지금도 뭐였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그건 아직까지도 비밀이예요.

그래도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우리 아이들이 손수 해먹은 밥일 거예요.
평소 일주일에 한 번씩 먹을 거리 만들기 시간에 갈고 닦은 솜씨 덕에
어렵지 않게 카레에, 김치찌게에, 김밥까지 싸먹었거든요.
언제 한 번 꿈터에 놀러오시면 우리 아이들 음식 솜씨 맛 보여드릴게요.

이번 수련회는 자연 가까이, 좀 넓은 마당만 있으면 우
리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좋은 시간이였어요.
콘크리트 속에서 경쟁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지금보다 훨씬 사람 냄새 나는 세상을 맛 보게 해줄 수 있는 날들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맨날 좁은 콘크리트 건물에서 부대끼는 우리 꿈터 아이들에게
쬐그만 쪽마당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꿈을 꾸면서 돌아왔답니다.

아이들이 정말정말 즐거워해서,
아무 탈없이 건강히 돌아올 수 있어서 참 좋은 수련회였습니다.

<이윤정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