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파크 주민들과 슈렉의 만남
도덕파크 주민들과 슈렉의 만남
  • 광명시민신문
  • 승인 2002.09.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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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수대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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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산 자락 아래 내려앉은 아파트 분수대 앞.
유모차와 돗자리가 보인다 했더니...
꽤 많은 아이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무엇일까?
아하... 커다란 천막 스크린이 보이는 걸 보니,
야외영화제가 열리는 날이 바로 오늘이구나.

... 옳다구나.

지난 9월3일 늦은 7시.
광명시 철산4동에 위치한 도덕파크 주공 아파트에서
‘야외 여성,가족 영화제’가 열렸다.
야외영화제는 광명시 여성발전기금 실천사업의 하나로 광명만남의 집이 주관하였고,
후원은 광명시와 도덕파크 자치부녀회가 함께 하였다.

앞마당은 주관단체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자치부녀회원들의 인사,
뒤이어 광명여성의 전화 부설 가정폭력상담소 윤정숙 소장이 나와
요즈음 한창 사회적 현안이 되고 있는
“부부재산 공동명의”에 대한 설명을 해 주는 시간을 가졌다.
약 400여명의 아이들에게 조금은 재미없고 지루한 시간이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함께 참여한 어머님,아버님들에겐 지역참여와 자원봉사,
부부평등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뒷마당은 기발하고 엉뚱하고 우리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드림웍스사의 애니메이션인 “슈렉”과 만나는 시간이었다.
조금은 산만했던 아이들이 숨죽여서 “슈렉”과의 첫만남을 맞이하고 있었고,
슈렉과 피오나 공주의 사랑이야기가 나올 땐
어른들도 함께 영화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지난 번에 상영한 “이웃집 토토로”와는 달리 한글더빙이 된 영화라서 그런지
500여명의 주민들은 거의 움직임이 없이 영화에 흠뻑 빠져 있는 모습이었다.

여기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 보고 넘어갈까 한다.
“슈렉”이라는 영화는 미국의 드림웍스사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으로
괴물과 공주의 사랑이야기이지만,
그 안에서 보여지는 공주의 엉뚱한 모습과
못생긴 모습으로 마법이 풀려 진정한 사랑을 찾는 내용의 결론은
관객들로 하여금 예상을 뒤엎게 하는 매력과
외모에 대한 우리들의 잘못된 인식을 되돌아 보게 하는
교훈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겠다.

이 영화는 재미에 있어서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거미줄로 솜사탕을 만들어 슈렉에게 주는 장면이나
개구리로 강아지 풍선을 만들어 하늘에 날리는 장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예쁜(?) 웃음을 자아내는 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영화 상영을 마치고 돌아가는 주민들의 얼굴에서는,
살고 있는 집 바로 앞에서 야외영화를 볼 수 있었다는 기쁨과
온식구가 함께 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음에 흐뭇한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유모차와 돗자리가 사라진 자리에는 하나의 쓰레기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자발적이고도 높은 수준의 주민의식을 찾아볼 수 있었다.

자치부녀회와 함께 뒷정리를 마무리하고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광명만남의 집이 자치부녀회와 함께 주민들과 만날 수 있는
영화마당을 펼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의의가 있었음에 입을 모았다.
자치부녀회 회원들도 스스로 준비하고 치루어낸 행사였기에
어느 때보다 뿌듯해 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이번 행사로 해서 주민들에게 자치부녀회를 알 릴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고
나아가 회원들간의 멤버쉽 형성에도 커다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다 더 주민들과 함께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만화영화라서 노인분들과 나누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든다.
광명시의 주거형태 중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75%가 넘는다고 알고 있다.
대부분이 아파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아파트라는 생활, 지역 공동체안에서 주민들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함께 만들어 나가고, 나누며 살아갈 수 있는 일들은 너무나 많다.
이웃과 음식을 나누어 먹고 아이들을 서로 돌보아 주며,
즐거운 마당이 펼쳐지면 하나가 되어 어깨춤을 덩실 덩실 추던 우리의 옛모습이,
우리가 그렇게도 그리고 꿈꾸는 “아름다운 아파트 공동체”의 모습이 아닐는지.

작은 희망을 꿈꾸어 본다.

<광명만남의 집, 조명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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