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의 오아시스, 만남의 집 밥집을 찾아서
광명의 오아시스, 만남의 집 밥집을 찾아서
  • 광명시민신문
  • 승인 2002.09.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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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회관앞 분수대 앞에서 밥집 회원들이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2002. 9. 6>


매주 금요일 마다 밥집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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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9월 6일. 12시. 시민회관 분수대.
아마도 서울의 종묘공원이 어르신들의 쉼터요, 놀이터라면 광명에서는 이곳,
분수대가 그런 기능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3년째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철산4동에 살고 계시다는 박 00 (79세)어르신.
“할멈은 오기 싫어해 혼자만 이용하고 있다.”
“신세를 지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시에서 받는 것이라고는 차비뿐이고, 자식들 도움 받는 것도 여의치 않아
올해로 72살인 할머니가 아파트에서 청소 일을 해서 생활비를 보태고 있다고 한다.
형편이 이렇다보니, 한주에한 끼 먹는 일이지만 보탬이 많이 되는 듯 하다.

‘주민과 함께 하는 만남의 집’(이하 만남의 집)에서
지역의 어르신들, 노숙자를 위해 매주 금요일 밥집 봉사를 하고 있다.
70여명의 어르신들과 노숙자들. 주로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이 많다.
줄을 서서 배식을 기다리고 있는 분들,
분수대 주변에 흩어져 삼삼오오 식사를 하고 있는 분들.
함께 어울려 음식을 나누는 일은 장소를 불문하고 즐거운 일인 듯 하다.
반주를 즐기는 어르신들은 별도로 소주를 준비해와 친구 분들과 나누어 들고 계신다.
간혹 젊은 분들도 눈에 띠는데,
알코올 중독 등 사회부적응으로 노숙 생활을 하면서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평균 100여명이 이용하고 있는데
오늘은 적게 온 편이라고 자원봉사를 하고 계시는 분이 전한다.
만남의 집 실무자 2명, 성공회 광명교회 푸드뱅크 자원봉사자 6명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중이다.
배식을 하고, 식사를 하시는 분들이 필요한 수발을 들어 주느라 분주하다.
한달에 2번씩 12명의 교인들이 6명씩 교대로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그 전에 봉사팀이 하안동 주공13단지에서 학교 급식을 받아
밥집봉사 활동을 하였는데, 지금은 만남의 집 밥집 자원봉사 활동만 하고 있다.
음식을 받아 제공하는 것보다, 참여자들이 손수 음식을 만들어 와서
제공하다 보니 보람을 훨씬 많이 느낀다”며 현재 하는 활동에 만족해한다.
음식을 마련하는 일은 역할이 분담이 되있어,
국을 끓여 내오는 일은 남부교회에서 맡아 하고 있다고 한다.


4년째 매주 거르지 않고 계속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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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집은 밥집활동을 ‘98년도 8월에 시작해 현재까지 4년째 계속하고 있다.
주1회 활동이지만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지속해 왔다고 한다.
40여분의 자원봉사자들이 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조를 짜서 음식장만을 분담하고, 배식 및 설거지를 한다.
시민회관 분수대 광장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
공공장소에서 밥집이 진행되는 것에 불만의 소리도 있을 법하고,
겨울철이나 비가 올 경우 장소 상에 어려움이 있을 법 한데,
아직 시와 적절한 해결방안을 마련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시에서 적절한 대안을 줄때가지는 현재의 방식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다.”
만남의 집 관계자의 말이다.
시청 노인계 담당 공무원도 현재로서는 뚜렷한 해결책은 없다고 한다.
노인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것에 대해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철산4동 동사무소 옆에 새로 건립 할 시립 경로당이 들어서면,
이곳을 이용하도록 유도할 생각이지만 근복적인 대책은 없다고 한다.


광명시가 시립으로 운영하는 경로식당은 두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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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광명시에서 시립으로 운영하는 경로식당은 두 곳.
하안1동 한국지역복지봉사회와
하안13단지 하안종합사회복지관이 각 각 맡아 운영하고 있다.
하루평균 10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는 활발하다.
이외에도 어르신들을 위한 밥집활동은 개별교회가 운영하는 경우,
철산상업지구 노점상연합회가 운영하는 경우,
광명적십자 봉사회에서 운영하는 경우 등
자발적인 봉사활동으로 이루어지는 사례들이 많이 있지만,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시 관계 공무원은 전한다.
현재 파악되는 인원보다 많은 노인들이 무료급식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하안동에 시립 경로당이 편중돼 있는 것에 대해서는,
광명동 지역에 적정한 공간이 없었는데,
광명사거리에 복지관이 건립 중에 있으므로
향후에 어느 정도는 해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나름대로 전망을 내놓는다.
또한 노인복지관 건립 계획도 있어 점차 여건은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노인문제 전문가들은 우리사회도 일본사회처럼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민간영역에서 뜻있는 활동을 기획하고,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를 통해 공공분야에서 담당하지 못하는 부분을
맡아 해결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활동이다.
그러나 소외되고 힘이 없는 이들에 대한 복지적 접근,
특히나 고령화 사회에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지역사회 공동체 기반을 다지는 일로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아울러 노인세대들에 대한 복지적 측면만이 아닌 문화적 욕구 등
다양한 요구를 파악해 누릴 수 있는 여건의 마련도 필요하다.

만남의 집 (철산4동 687-3405)

<강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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