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첫 경험-사회초년생의 시민단체 체험기-
아름다운 첫 경험-사회초년생의 시민단체 체험기-
  • 황선애
  • 승인 2002.11.13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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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초년생의 시민단체 체험기-

아름다운 첫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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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앞둔 마지막학기에, 급한마음에 교수님께 찾아가 졸라서
준비도 없이 시작하게 된 사회복지실습기관이 바로 이곳 경실련이다.
경실련...이름만으론 고작 어디선가 들어본거 같다...라는 희미한 생각뿐이었다.
경실련이 시민단체인지 어떤 단체인지 전혀 염두해 두지 않고 살았으므로
준비없이 시작한 사회복지이기에 더욱더 지식이 없을 수밖에..
이곳에서 처음 밟게된 어색한 느낌과 열악한 환경이
이제는 너무도 익숙한 집안 같은 분위기로 느껴진다.
시작이 언제인지..벌써 마지막이라니..아쉽고 또 아쉬워서 더 서운하다.
대학생활 내내 무기력하고 나태하게 살았다.
졸업을 앞둔 나에게 약간의 심적 변화를 가져다 준 곳이기에 아마 잊을 수 없지 않을까?
솔직히 지금도 부정부패, 정부, 정치..뭐 이런 것들은 잘 모른다.
그냥 느낌으로 약간이나마 이건 아닌데...이건 옳은 것 같고...
이런 느낌을 배워간다고나 할까?
가진 자가 덜 가진 자에게 베푸는 정신..
혹은 더 가질 수 있으나 남을 위해 양보하는 그런 자세..
대충 이런 느낌으로 이 곳에서 하는 일이 적어도
너무나도 평범한 시민들에게 좋은 일을 하는 곳이구나 하고 생각할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일하는 직장이 악조건의 환경이라도
마음 맞는 사람 단 한 명만 있으면 그조건에 만족하고 의지하며 일할 수 있다."
예전에 내가 힘들어 할 때 누군가가 나에게 해준 말이다.
하지만, 이곳 경실련에 일하는 분들은 그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같은 뜻을 가지고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냉정한 사회 귀퉁이에 작은 낙원을 꾸리고 계신 분들이랄까?
뭐 대충 이런 느낌이었다.
짧은 기간 한 솥 밥을 먹으면서 100분의 1도 아니겠지만
느낌이나 감정 하나라도 더 섞여 보려고 무작정 머리를 디밀며
분위기에 한 컷 취해보려고 노력했다.
이곳에서 잠시 맡은 냄새로 세상을 바꾸거나 이길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 하나는 흔들림 없이 옳게 살며
나보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배려하며 베풀며 살아가야 겠다는...생각....
단지 생각만으로 끝난다 하여도.....
시민단체라는 곳이 어쩌면 정말 소박한 시민들을 위한 단체이며
단체의 구성원들 또한 시민이라는 것이 새삼 왜 놀라웠을까?
섞여서 지내는 동안 평범하지 않은 분들이
무던히도 평범한 시민에 편에 선 독수리 5형제??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치의 위선도 없이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데로
진정한 자신만의 소리를 내는 분들을 볼때 내내 존경스러웠다.
나 자신이...내가 나의 소리를 내야할 때 당당히 소리를 낼 수 있을지....
이렇게 항상 말끝은 흐리게 되면 부끄럽기 짝이없다.
아직도 나는 확실하게 옳고 그름을 자신있게 가릴 수 없지만
적어도 이곳에서 배운 정열과 사랑 그리고 권리를 주장할 소리를 찾아가며 살아가지 않을까?
부귀 영화를 버리고 세상에 오셔서 낮고 천한 곳에 사랑과 믿음을 가르치신 예수님과 같이
아마 이 험한 세상에서 가장 힘들게 노력한 것에 100%가 욕으로 돌아온다고 하여도
이길을 고집하시는 이곳 선생님들...참된 세상으로 조금씩 변화시키기 위한
이분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한다.

<한영신학대학교 아동복지학과 황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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