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예산 따내기 방법과 시의원들의 이유있는 항변
공무원들의 예산 따내기 방법과 시의원들의 이유있는 항변
  • 양정현
  • 승인 2002.11.13 2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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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의 예산 따내기 방법과 시의원들의 이유있는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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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민신문에서는 광명시민단체협의회가 주최하는 시정지킴이 교육을 취재하고
예산편성과정에 시민이 참여하는 길만이
시민의 세금이 헛되게 쓰이는 것을 줄일 수 있다는 강좌내용을 소개하였다.

이번호에서는 광명시민단체협의회 산하의 시정지킴이에서
수년간의 의회방청활동을 통해서 얻어진
공무원들의 예산 많이 따내기의 대표적인 방법과
시의원들의 항변에 대한 대표적인 몇가지를 실고자 한다.

공무원들의 수년간 행정경험에서 다져진 그들만의 전략과
시민단체에서 시의원들에게 예산낭비를 막지 못했다고 항의하면
때로는 눈물겹게 항변하는 시의원들의 이유있는(?) 항변을 통해
시민혈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공무원들의 예산 많이 따내기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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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산을 빨리 지출하고 추가로 예산을 신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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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이 원하는 예산이하로 시의회에서 승인되었을 때
일단 예산을 매우 빨리 지출하여 연도가 끝나기도 전에 예산이 바닥나게 한다. 그런 다음 추가로 예산을 신청한다.
그리고 신청해서 삭감당하면 다음에 또하면 된다는 지조를 굽히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예산이 집행될 때
그 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 곳은 없기 때문에 담당공무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2. 여러과에 분산시켜서 예산을 배정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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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으로
현행예산제도하에서 예산규모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점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교육관련예산의 경우 기획실, 총무과, 사회여성복지과 등
여러곳에서 분산되어 배정받는다.
대표적으로 판공비의 경우 대부분의 과에 분산시켜 놓기 때문에
그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3. 삭감당할 것을 알고 부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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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관행을 계승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이전에 어느 정도의 삭감이 있는가를 쉽게 추측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공무원들이다.
어차피 삭감당할 예산은 일단 부풀리고 본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순환은 언제까지 되풀이 될것인가?

4.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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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법은 주민들의 직선으로 뽑힌 단체장과 시의원의 약점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주로 해당지역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라는 이유를 들이대고
예산편성을 안하면 어마어마한 반발이 우려된다는 식의 일종의 반협박적 방법이다.
정부의 경우 국민들이 반발할 것이라고,
기업의 경우 소비자가 반발한다는 식의 우리사회에 만연한 방법이기도 하다.

5. 전혀 예상 못한 이번만의 일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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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건설이나 토목공사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서
설계변경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번은 매우 특수한 상황이므로
다음 연도에는 이러한 신청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여 일회적 신청이라는 것을 부각한다.
이러한 일은 앞으로는 다시는 없을 것이니 한번도 안돼느냐고 애원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매년마다 당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시의원들의 이유있는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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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무원은 열발짝 뛸때 우리는 한발짝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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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구조적모순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수십년 행정만 하는 사람들을 우리가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자포자기식 방법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충분히 공유하는 문제이나
끈질긴 노력으로 얼마든지 헤쳐 나갈 수 있고 제도개선을 하려는 시의원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2. 우리는 무급 명예직이라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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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은 회의수당만 받는 무급직이라 생업도 해야되고 한계가 정말 많다.
자신의 지역구도 챙겨야 하고 민원인들도 만나야 하다보니 일일이 자료를 챙기고
공부하고 현장을 방문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 시의원들의 항변이다.
그런데 의장선거시 보이는 행태는 무급직에 왜 그렇게 목숨을 거는지 의아하다.
물론 우리나라 지방자치가 처한 현실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먼저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자신을 의원으로 뽑아준 주민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판단해 봐야 한다.

3. 자료제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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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가 열릴 때 의원들이 공무원들과 설전을 벌이다 물러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자료제출 바랍니다".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시간이 없는 시의원들이 그렇게 많은 자료는 언제 보는지 궁금한 일이다.

4. 열번 찍으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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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의 예산편성의 가장 큰 문제점이 추경예산의 과다편성이다.
광명시의 경우 1년 예산이 2700억 정도인데 이중 추경예산이 절반을 넘는다.
본예산에 편성했다 삭감당하면 끈임 없이 추경예산에 편성한다.
시의원들은 자신이 삭감시켜 놓고도 끈질긴 공세에 넘어가 버린다.

5. 시민단체와 우리는 동반자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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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버릇처럼 시의원들이 하는 얘기 중의 하나이다.
시민단체들이 시의원들에게 시조례의 문제점이나 낭비성 예산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면
동반자는 간데 없고 시의회와 의원의 고유영역을 주장한다.
이해관계가 걸려 껄끄러운 사안이나 표결을 요구하는 사항의 경우는
곧바로 방청활동을 하는 시민단체관계자는 밖으로 나가주십시요가 관례가 되어 버렸다.

<광명경실련 양정현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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