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준화 찾아 광명을 떠나는 중학생, 해마다 1천여명!
평준화 찾아 광명을 떠나는 중학생, 해마다 1천여명!
  • 양두영 사무국장
  • 승인 2006.07.2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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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평준화 지역인 인근 서울, 안양 등으로 떠나는 광명 소재 중학교 학생들이 해마다 1천여명에 달하고 있다. 2006년 3월 5일자 기준으로 광명 소재 10개 중학교 재학생의 숫자는 14,057명인데 반해 고등학교 재학생의 숫자는 11,332명(공립 9,898명, 사립 1,434명)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재학생의 숫자는 2,700여명가량 차이가 난다. 이에 더하여 사립학교인 진성고(1,057명) 학생의 과반수 이상이 광명시 출신 학생이 아님을 감안하면 해마다 1천여명 이상의 광명 출신 중학생이 광명시내 소재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것이다.(도표 참조)

‘강제 이주 학생들’과 ‘자발적 이주자들’

이 학생들은 그러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왜 고향인 광명을 등지고 외지로 떠나는 것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평준화 지역인 인근 서울로 가거나 안양 등 인접도시로 진학하는 것이다. 이러한 학생들은 두 부류로 나눌수 있다.

첫 번째는 고교 입시에서 ‘실패’하여 광명시 소재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가 없어서 외지로 내몰린 ‘강제 이주 학생들’이다. 평준화가 되었더라면 근거리 배정 등의 원칙에 입각해 광명시내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푸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터인데 비평준화로 인해 어린 나이에 ‘낙방’의 쓴맛을 보며 좌절하고 서울이나 안양 등으로 쫒겨 가는 것이다. 광명시내로 다시 ‘귀향’하기 위해서는 외지의 고등학교에 일단 입학하여 수개월을 다닌 후 다시 광명시 고등학교에 ‘전학생’의 신분으로 문을 두드려야 한다. 그나마도 각 서열화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의 성적을 보고 이러저러한 핑계(우리 학교는 교칙이 엄격하다던가, 학생의 성적으로는 하위권을 맴돌 수밖에 없어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우려된다던가 하는)를 들어 전입 거부 의사를 에둘러서 표현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서열화 되어 있는 광명시의 고등학교 입시제도의 현실이 싫어서 떠나는 ‘자발적 이주 학생들’이다. 이들은 중학교 3학년이 되면 이사갈 채비를 차리거나 주소를 이전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교 입시에서의 ‘해방’의 꿈을 이룬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자발적 이주’를 강요당한다는 면에서 희생자들이다. 비평준화 제도하에서 어차피 1천여명은 ‘낙방’의 설움을 맛봐야 하는데, 그럴 바에는 차라리 ‘자발적으로’ 평준화 지역으로 미리 떠나는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코 ‘고향’이 싫은 것이 아니다.
 
상황이 이러해도 ‘피해자’인 이 중학생들은 어디에다 하소연하지도 못한다. 부모들은 부모대로, 학생들은 학생대로 자신이 잘못해서(자신이 성적이 낮아서) ‘불합격’한 것인데 누굴 탓하랴는 자괴감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광명시에 고등학교가 부족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위에서 본대로 매년 1천여명의 중학생들은 외지로 떠날 수 밖에 없다. 운 좋게도 나나 내 자식이 그 1천명 안에 들지 않고 가까운 학교에 다닐 수는 있지만 내 친구나 옆집 학생인 누군가는 밖으로 나가야만 한다. 만약 광명시가 평준화 지역이었다면 대다수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벌써 고등학교 증설을 요구하고, 교육환경 개선을 촉구하며 행동했을 것이다. 같은 비평준화지역인 의정부의 경우, 2006년 고입 당시 잘못 예상한 입학생수로 인해 외지로 나가야 하는 중학교 졸업자가 생겨나자 교사와 학부모들이 제2경기도교육청사에 가서 시위를 하고 ‘학생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촉구하여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경험이 있다.

광명시장, 교육위원들이 고등학교 증설, 평준화 위해 노력해야

잘못된 제도와 열악한 교육환경, 무능한 교육당국에 의한 희생자임에도 ‘꽃다운 청춘’ 광명시 중학생들은 오늘도 그저 ‘내탓이오, 내탓이오’를 연발하고 광명시의 교육은 ‘아직도 그대로’다. 고교 평준화 지역과 달리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고등학교보다 중학교 학생들의 사교육비가 더 높다. 광명시의 경우 중학생들의 입시 스트레스가 고등학생의 그것보다 높다는 것도 증명된 바가 있다.(광명 중학생 입시 스트레스 72%, 고등학생 60%, 2002) 어쩌면 경기도 내에서 가장 불쌍한 광명시 중학생들을 그대로 보고만 있을 것인가? 얼마 전에는 새로이 광명시장이 취임을 하였고, 또 얼마 후에는 새로이 광명을 대표하는 교육위원이 선출될 예정이다. 이 분들은 광명 교육과 광명시 중학생들의 환한 웃음을 위해 할 일이 없을까?

하루 빨리 광명시에 고등학교를 증설하여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숫자를 맞추어야 한다. 교육 시설에 대한 투자와 교육여건 개선을 통해 교육환경을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의 학교에 더욱 많은 예산을 배정하여 광명시내 학교들이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평준화를 하루 빨리 실현해야 한다. 그러면 현재 존재하는 고등학교에도 학급을 더 증설하여 학생들을 추가 배정할 수 있다. 당장 고등학교가 신설되지 않아도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경기도 교육청이 지방선거를 이유로 미뤄왔던 ‘광명시 고교평준화에 관한 공청회’와 ‘고교평준화 타당성 조사’를 하루 빨리 성사시키고 내년에는 광명시도 고교평준화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만이 ‘고향에서 쫒겨나는 광명의 청춘’들이 광명에 대한 애착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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