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차라리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부하라.
기자의 눈> 차라리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부하라.
  • 강찬호 기자
  • 승인 2006.08.04 16:4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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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선 시장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계속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3일자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 그리고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이 시장은 ‘사과’, ‘해명’, ‘변명’에 있어 ‘줄타기’를 하는 양상을 보였다. ‘사과’를 한다고 하지만, 이러한 ‘줄타기’로 인해, 그 사과의 ‘진정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연이은 해명성 발언이 문제만 야기하는 양상이다. 차라리 ‘인터뷰’를 거절하지, 자꾸 문제를 야기하는 인터뷰를 왜 하느냐는 것이 시민들의 반응이다.  

이날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최근 사태에 대해 자신이 특정지역 사람들로부터 역차별을 받았다는 인식을 드러내는 발언을 했다. “이제는 호남분들에게 역차별 당하는 나 같은 기초단체장이 안 생겼으면 좋겠다.”고 발언한 것이다. 무엇을 해명하고, 무엇을 사과하고자 했는지 참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역차별이라고?

전라도 ‘놈’이라고 발언한 것이 아니라, 전라도 ‘사람들’이라고 발언했다고 하는 ‘해명’이 정작 이번 사안의 본질인가? ‘욕’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인가. 그것은 사태를 더 자극한 것이 될 수는 있지만, 보다 본질적인 것은 ‘특정지역’을 거론하는 ‘지역감정’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문제라는 것을 정말 모른다는 것인가.

정치인이자, 자치단체장으로서 공인이 그런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사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의 부재가 어설픈 ‘변명’과 ‘해명’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결국 사안에 대한 인식의 수준이 그러하기에, 결국 ‘자신이 피해자다.’라고 인식을 하는 것이다. 누가 이러한 발언을 사과라고 받아들이겠는가.

성희롱 발언 역시 ‘건강한’, ‘원만한’, ‘활발한’의 용어에 대한 문제가 본질인가. 그 자리에 배석한 여성들이 느끼는 성적 수치심이 단지 이러한 용어 선택의 강약에서 비롯된 문제인가. 본인이 설령 좋은 의도를 가지고 제의한 건배사라고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좌중이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하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 시장의 여성에 대한 인식, 성에 대한 인식의 문제가 결국 ‘성희롱’ 발언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더욱이 사석이 아닌 공석에서 이뤄진 발언이기에 용어의 ‘강도’를 떠나, 사안이 심각하다는 것을 모른단 말인가.  성적 수치심을 조금만 느껴도 되는 것인데, 마치 언론이 용어를 부풀려 성적 수치심을 강하게 느끼도록 사실관계를 오도한 것에 대해 ‘증인’이라도 찾아서, ‘해명’을 하는 것이 이 시장의 문제해결 방법론인가. 그것이 그렇게도 중요한 일인가.

무엇을 위한 말의 해명인가?…말말말.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손석희 진행자로부터, ‘성희롱’이라는 개념이 무엇인지를 한 수 배워야만 하는 시장의 성 인식 수준에 대해 광명시민들은 어찌 이해를 해야 한단 말인가. 이것도 모자라,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웃다가 다시 ‘한 소리’를 들어야 하는 상황 역시, 이 방송을 듣는 전국의 ‘청취자’로부터 ‘실소’와 ‘빈축’을 사기에 충분한 상황 아닌가.

광명이 망가져도, 이렇게 대외적으로 망가질 수 있는 것인가. 최근 이 시장 발언으로 인해, 대외적으로 실추된 광명시의 이미지 손상과 광명시민들이 입은 자존심의 상처에 대해, 할 수만 있다면 손해배상이라도 청구하고 싶은 것이 광명시민들의 심정이 아닐까. 그런데도 웃음이 나올 수 있다는 상황은 도대체 무엇인가.

1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주민소환제 평가를 받겠다고 하는 것은 또 무엇인가. 주민소환제를 시장이 소집하는 것인가. 1년 후 주민소환제에 스스로 회부를 당하겠다고 하는 것인가. 물론 1년 후 주민소환제 요구가 있다면, 응당 응할 용의가 있고, 그 동안 열심히 일해서 평가가 있다면 평가를 받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이 역시 바람직한 거론이 아닐 듯싶다.

광명시민들의 참담함, 알기는 아는 걸까?

지역비하 발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주민소환제를 거론하고, 민주노동당에서 주민소환제 대상 1호라고 하는 지적이 왜 나오는지, 그 이유를 먼저 살피려고 하지 않는가. 이 시장은 최근 ‘주민소환제’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본인이 직접 ‘주민소환제’ 심판에 응하겠다고 함으로써 이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자 함은 아닌가. 공인의 발언은 그 만큼 무게를 갖는 것이고,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왜 시민들이나 특정 정당에서 주민소환제를 거론하는 것인가. 그것은 이 시장에게 주민소환제에 응하겠다고 하는 의지를 확인하고자 함이 아니지 않은가. 이미 많은 시민들은 이 시장의 자질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이런 의구심은 더욱 증가되고, 이 시장의 문제해결 능력 역시 의문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퇴의 용단에 대해 특정 세력의 음해라고 인식할 것이 아닌, 문제 해결의 한 방법일 수 있음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면, 최근의 사태에 대해  지혜로운 처신과 문제해결 능력이 무엇인지, 있다면 진정으로 보여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 시장의 해법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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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 2006-08-12 17:09:08
한국의 정서에 외국의 정서를 맞추려 하면 잘못이라 생각합니다. 통장님들이 시장의 친구입니까 ? 혹시 초등학교친구 모임이었다면 이해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그것도 안될 것 같습니다. 대표로서 건배하는 자리가 그냥 웃어 넘기는 그런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한사람이 여러 사람을 대표한다는 것 자체가 소중한 것 아닙니까? 바른 생각과 인격이 형성되지 않은 사람의 행동이기에
책임을 지도록 시민들이 그 자리에서 어서 끌어내려야 합니다.

구자훈님께 2006-08-11 11:01:20
시정업무 벽두에 공식석상에서 통장(여성이 많음)님들을 모셔놓고 광명발전을 위한 새로운 각오와 협조를 당부하는 자리에서 왜 하필 그 많은 건배사 중에---

직위와 장소와 상대가 누구입니까?

구 선생님의 말씀데로라면 제가 폐쇄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예의범절을 우선 시 했기에 동방예의지국이라 칭하고 그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 왔습니다.(지금은 안타깝게도 많이 헤이해 졌지만---)

어느 나라건 지켜 내려온 글코 옳은 전통적인 관습이 있습니다. 금번 이효선 시장의 건배사는 옳은 관습에서 너무 동떨어진 행위를 했기 때문에 지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유 있고 활기찬 사회를 위해서 지나치게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자는데는 구자훈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직위와 장소와 상대에 따라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면서---

성희롱 2006-08-05 23:57:24
절묘하게 변호를 하시는군요.
성희롱 판단의 중요한 것은 받아들이는 상대가 성적 수치심을 가지는냐가 기준이라 합니다.
전국민이 엘러지를 가지면 안되겠지요. 하지만 사적인 모임에서 인간 이효선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면 다를겁니다.
적어도 어느정도 코드가 맞는 사람들이니까요.
하지만 그 오찬장소는 시장과 지역대표들이 만나는 공적인 자리입니다. 그걸 감안해야지요.
아직도 방안송사는 문밖을 벗어나면 안된다는 유교관이 잔존해 있는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젊은이가 아닌 보수적 아주머니들을 상대로 분위기 전환용 멘트가 그것밖에 없었을까요?
아마 광명시청 공무원들은 단체장의 코드를 맞추기 위해 건강한 성생활을 더욱 열심히 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