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IMF 100개가 터지는 것과 같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한미FTA, IMF 100개가 터지는 것과 같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 김진하
  • 승인 2006.09.04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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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 목요일 저녁 7시 광명시 평생학습원에서는 광명노조연대회의가 주관한 ‘한미FTA 강연회’가 있었다. 참가자들 중에는 전교조·농협·경인운수·경기도 노조 등 노조연대회의 소속 단체의 조합원들 외에도, 교복을 입은 15명 내외의 충현고등학교 3학년 논술대비반 학생들이 참여하여 특히 인상 깊었다.

민주노동당 광명지역위원회 이병렬 위원장님의 간략한 인사말 뒤에 시작된 강연은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주재준 상황실장이 강사로 함께 해 주셨다.

우리 국민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졸속적인 한미 FTA 추진.

  한미 FTA를 반대하는 국민여론은 여전히 높다는 이야기로 강연은 시작되었다. 정부는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우리 국민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4대 선결조건(스크린쿼터 축소․수입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유예․약가조정․소고기 수입 재개)을 들어주기로 약속하였다. 이중 소고기 수입 재개 과정만 보아도, 올 3월 파견한 실사단에 의해 7개의 미국 도축장에서 문제가 발견되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소고기 수입조건에 의하면 30개월 미만의 소와 살코기 부위로 한정짓고 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광우병 발생 위험도가 낮은 소의 나이와 부위를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 미국에서는 개월 수와 부위의 구분 없이 도축이 행해지고 있어, 소고기 수입이 재개되면 우리 국민은 광우병 감염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8월 24일 수입재개 협박으로 다시 파견된 실사단이 아직 미국에 도착하지도 않은 시각인 25일 수입재개 방침을 확인한 정부 발표에 대해 설명 듣는 순간, 도대체 현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쟁력 강화·일자리 창출, 이루어질까?

  정부는 경쟁력 강화·양질의 일자리 창출·사회 양극화 해소 등을 이룰 수 있다며, 한미FTA를 밀어붙이고 있다. 과연 그러한가? 1994년 체결된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이후 5년 만에 멕시코 농민 130만명이 도산했고, 생계를 찾아 떠나며 농민들이 은행으로 넘긴 토지는 거대한 식량기업 카길사가 구입하였다. 강연회에서 제시된 자료에 의하면, 처음 멕시코에 수입될 때 멕시코산 옥수수의 1/3가격에 불과했던 미국산 옥수수는 미국계 회사가 멕시코의 농지를 장악한 이후 매년 6~7%의 가격상승을 보였다고 한다. 멕시코 노동자 임금의 1%수준이었던 옥수수 구입비가 현재는 10%까지 뛰어올랐다고 하니, 그 실상을 알만하다. 보다 충격적인 것은, FTA 추진 초기에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실태파악조차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한편, 도시로 이주한 멕시코의 농민들은 장시간 근로, 저임금,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다 미국으로 일자리를 찾아가 불법 이민 문제를 발생시켰다. 미국 역시 밀려드는 외국 노동자에 의해 NAFTA 1년 만에 100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으며, 시민들은 그 이전보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하게 되었다.

  멕시코는 물론, 미국의 시민들에게조차 경쟁력 강화를 통한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았고, 양극화는 심해진 셈이다.

누가 FTA를 통해 이득을 보는가?

  FTA는 노동3권 제한, 각종 규제철폐, 공기업민영화 등의 이면합의가 얼마든지 가능하며, 전면적인 금융개방, 농업개방 등을 포함하고 있다. 98년 IMF 이후 정리해고와 각종 규제 완화, 사주제한 폐지 등으로 변화한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을 통해 FTA 체결 이후를 미루어 짐작했을 때, FTA는 IMF 100개가 터진 것과 같다는 민주노동당 선전지의 말은 결코 허풍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1300만 노동자 중 860만이 비정규직-정규직과의 차이라고는 다만 정규직의 절반임금밖에 받지 못한다는 것 밖에 없는-이다. 대다수 국민들이 IMF 직후보다 경제가 더 어렵다고 체감하는 동안 수출은 꾸준히 향상되었고, 50대 기업의 순이익은 98년 100조대에서 200조대로 118% 상승했으나,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아난 기업들은 일자리 창출을 하지 않고 있다. 기업 순이익이 5조일 때, 100만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했던 삼성은 지난해, 10조의 순이익을 내고도 올해 500여명 채용 계획을 밝혔다. 설사 기업의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국내에 투자한 초국적 자본은 순이익이 발생하는 즉시 배당을 요구하기에 일자리창출, 사회 환원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대세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

 현 상태대로라면 지금 우리 반 교실에 앉아 있는 서른 네 명의 학생들 중 절반이상이 졸업 후, 비정규직 일자리를 얻게 될 것이다. FTA가 체결되고 나면, 열심히 공부해서 나머지 절반에 끼라고 아이들에게 조언할 수 있는 지금이 도리어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회상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에게 희망 있는 미래를 쥐어주기 위해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은 자명해진다. 협상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는 시기는 내년 6월. 3월까지 미의회에 협상안을 상정해야 하는데, 미국에서 FTA 협상안을 거부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한다. 강연은 국내 여론을 어떻게 모으고, 미국 시민들과 어떻게 연대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마무리되었다.

김진하 (전교조 광명지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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