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나의 삶, 노래하는 아줌마 빵실이.
음악은 나의 삶, 노래하는 아줌마 빵실이.
  • 김열매 기자
  • 승인 2006.09.12 03: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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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실이, 광명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들어보지 않았다고 해도 어쩐지 친숙한 느낌이 드는 이름. 철산동에서 8년째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광명시를 지켜온 그녀의 삶을 들여다본다.



▲ 식당 벽에 붙어있는 광명시 가요제 포스터들.

식당 운영이 본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사실 그녀의 본직은 가수다. 식당 안에도 온통 가요제 포스터와 활동사진 등으로 채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자가 가수로서의 활동에 대해 묻자 자랑스럽게 꺼내든 두 장의 카드. 한국연예협회에서 나온 가수임을 증명하는 증명카드. 벌써 28년째 노래를 불러오고 있다. 올해로 광명시 연예협회 가수분과장을 3년째 맡고 있는 그녀는 무명가수지만 어딜 가든지 가수라는 이름으로 떳떳하게 설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한다.

79년, 그 당시만 해도 단순한 노래자랑이 아닌 가수를 뽑는 대회 수준이었던 ‘KBS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상을 탄 것을 계기로 음악에 뛰어들게 되었다는 빵실이. 한참 그런 무대가 많았던 시절이어서 하루에 10번씩 무대에 서는 때도 있었다고. 이후 84년에 결혼을 하게 되면서 광명으로 건너온 그녀는 ‘란 시스터즈’라는 이미테이션 그룹을 결성했다고 한다. 그때 유행했던 ‘서울 시스터즈’의 이미테이션 그룹인 셈.
“지금도 ‘란 시스터즈’하면 알아보는 사람들 꽤 많아요. 그 정도로 열심히 활동했죠.”

이후,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란 시스터즈’도 더 이상 활동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몰라 지금의 ‘빵실이’가 탄생하기에 이른 것이다. 또한 이 무렵부터 식당을 차려 함께 운영해가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식당을 함께 운영하게 된 데에는 시대의 변화가 컸다고 그녀는 털어놓는다.
“무명이다보니 불러주는 곳에도 한계가 있고, 예전같지 않게 밤무대나 행사가 적어지기도 했죠. 예전엔 노래를 잘하는 것이 하나의 큰 재능이었지만, 요즘은 노래 잘하는 사람 많잖아요. 다들 노래방도 다니면서... 요즘 노래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가게를 차리고 세월이 지나면서 그녀의 활동무대도 좁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가수 활동보다는 가게에서 시간을 보내는 때가 거의 대부분이라고. 그도 그럴 것이 매년 광명시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가요제들이나 몇몇 잔치집 행사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활동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있었던 가요제들도 너무 기존의 가수들만 나오는 통에 식상하다는 의견이 나와 잘 가지 않는다고 한다. 설사 다른 지역 등에서 초청이 들어와도 웬만큼 여유롭지 않고는 가게 때문에 여기저기 다닐 수 없는 것도 현실. 

때문에 그녀의 무대는 언제나 그녀의 작은 가게 안이 될 수밖에 없다. 빵실이라는 이름을 걸고 만든 가게에서 그녀는 손님들과 함께 유쾌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스트레스를 푼다. 그러나 언제나 그녀는 무대 위에서 노래하기를 꿈꾸고 있다. 계속 노래만 하기에는 현실이 녹록치 않기에 노래하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음식으로 수다로 풀어낸다. 노래라는 것은 음악이라는 것은 잘못 빠지면 마약과도 같이 빠져들게 된다고 그녀는 말한다. 평생을 노래하고, 다시 태어나서도 노래하겠다고 말하는 그녀, 빵실이.



▲ 빵실이를 보기 위해 식당을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

그녀의 이런 넘치는 끼는 자식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졌다. 어렸을 때부터 이곳저곳에서 상을 타오며 예술적 재능을 뽐내는가하면 딸은 레크리에이션과를 나와 공연 기획자로서의 꿈을, 아들은 멋진 성우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끼로 똘똘 뭉친 가족이라 할 수 있다. 그녀는 자식들의 이러한 모습에 조심스레 또 하나의 꿈을 소망해본다. 언젠가 딸이 멋진 공연 기획자로 성장해 광명시에서 멋진 공연 하나를 만들어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꿈을.



▲ 배달을 다닐때 선글라스는 필수품이다.

오늘도 선그라스를 쓰고,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며 노래하는 멋쟁이 빵실이. 한결같은 음악에 대한 열정처럼, 끊임없이 도전하고 싸워 이겨내왔던 세월만큼 사람을 노래하는 그녀의 삶이 보석처럼 빛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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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시미 2006-09-12 12:08:56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노래도 계속 하시고, 사업도 번창하기 바랍니다.
가면 고기 많이 줄꺼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