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무도로 몸을 닦고, 농사로 생명을 보듬고 싶은 도심 속 천남성, 김희수씨!
선무도로 몸을 닦고, 농사로 생명을 보듬고 싶은 도심 속 천남성, 김희수씨!
  • 강찬호 기자
  • 승인 2006.12.17 23:29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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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잘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어차피 인생이란 자기 길을 가기 마련인데, 간혹 부러움의 시선이 닿는 이들이 있다. 하안동 밤일마을에 사는 김희수씨는 그런 이들 중에 한 명이다.

도심에서 자기 사업 해가면서,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한 단계 한 단계 스스로의 삶을 성장시켜 나간다. 그는 게으르지 않다. 부지런하다. 부지런히 몸을 움직일 줄 안다. 그리고 이제는 몸을 움직이는 것을 지나, ‘사용’할 줄 아는 단계로 진입해가고 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지나 사용할 줄 아는 단계로.

인생에 대한 통찰 역시 깊어져 간다. 그 통찰을 삶으로 연결하여 ‘삶의 방식’으로 전환해가고 있다. 처신 역시 잘한다. 모자람도 치우침도 없는 듯 살아간다. 사람들과 적을 만들지 않고, 베풀 수 있으면 베풀고 살아가는 인생이다. 광명 지역에서 일하면서, 필요한 만큼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노력을 보였고, 그 참여 역시 멈춰있는 것도 아니다. 사회 흐름과 가치에 대해 함께 고민을 담아 살고 있다.

15일 오후 3시 광명시평생학습원에서 김희수씨를 만나, 인터뷰 했다. 늘 바쁜 삶을 살아가는 그 이기에 시간을 쪼개 만나는 것은 기본.

김희수씨는 요즘 즐겁다. 인생에 힘 받는 두 개의 길을 가고 있는데, 그 중에 한 개의 일이 일단 한 ‘획’을 그었기 때문이다. 고민해왔던 농사지을 땅을 구입한 것이다. 그는 일찍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광명지역에서 녹색연합을 만들어 활동을 하기도 했지만, 일이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결국 녹색연합이 광명에서 활동하는 것은 어렵게 됐지만, 개인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왔다.

환경과 개발이 함께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국내에서도 각 지역별로 지방의제(Local Agenda)21이 생기면서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다.

환경문제 관심…먹거리 운동…직접 생산하는 삶의 방식으로 발전

지역의 시민단체인 광명경실련에서 운영하는 구름산두꺼비생태체험학교 생태안내자로서도 참여하고 있다. 지역의 아이들 그리고 시민들이 생태적 감성, 환경에 대해 소중함을 배우면서 함께 성장해가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생태 안내자 교육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성장을 도모하고, 그 배움을 다시 가르침으로 베풀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서 그의 별명은 산지 습지 식물 이름을 딴 천남성.

김희수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주말농장에 참여하고 있다. 주말농장에 참여한 것도 어느 새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집 주변 텃밭을 찾아 이사를 하기도 했다. 생활 속에 먹거리 운동을 실천하기 위해 생활협동조합(생협)을 하고 있다. 생협은 그 이용만으로도 생산자의 먹거리 생산 기반을 돕는 활동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생협에 참여하는 이들은 일단 먹거리 문제에 대해 의식이 깨인 소비자인 경우가 많다.

환경을 통해, 먹거리 문제와 교육의 문제를 접하면서, 아이들 교육은 대안학교를 선택했다. 큰 딸은 간디학교에, 작은 딸은 산돌학교에 그리고 막내 딸은 지역 공동육아협동조합에 보내고 있다.

주말농장에서, 땅을 살리는 농사짓기로 전환.  

그러나 그에게는 갈증이 있었다. 주말농장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갈증은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주관하는 귀농학교에 다니면서 더욱 구체화되었고, 다른 결단을 준비하도록 했다. “주말농장은 누군가의 안내에 따라 농사를 짓는다. 한 땅에서 꾸준하게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어서, 땅을 살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귀농학교를 통해 농사를 짓는 방식을 배우기보다, 왜 농사를 지어야만 하는 것인지 대해 알게 되었고, 잠재돼있던 생각들이 분출되는 계기가 되었다.”

귀농학교를 다니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귀농학교 강사로 나선 이들의 삶의 면면을 보면서, 그런 삶에 대한 결심은 더욱 강해졌다. 땅을 살리고, 농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생명을 불어 넣고자 하는 그들의 삶, 그리고 그런 삶이 어떤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귀농학교를 거치면서 그는 가족의 먹거리만이라도 직접 생산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그리고 주변에 나눠 줄 수 있는 몫도 생기면 그렇게 할 생각이다. 땅을 살리는 일 역시 같은 맥락에서 고민을 했고, 결국 한 곳에서 지속적으로 농사를 짓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리고 경기도 벽제에 땅을 구입했다. 이 땅에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을 것이다. 일정 평은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짓고, 나머지 땅은 귀농학교에 같이 다닌 이들과 농사를 지을 계획이다. 광명에 거주하면서 사업도 광명에서 하지만, 주말농장이 아닌 자신의 땅을 통해서 더 큰 규모의 농사를 짓는 만큼, 그 만큼 더 발품을 팔면서 바삐 움직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선무도와 인연은 몸을 다시 보는 소중한 기회이자 경험.

김희수씨가 또 하나 공을 들이며, 인생의 계기를 마련한 일이 있다. 그것은 선무도와의 인연이다. 광명시평생학습원에서 도반들과 함께 선무도를 배워오고 있는 것도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선무도를 배우면서 몸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몸의 균형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몸의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된 것이다.

그 전에는 농사꾼(농구를 사랑하는 꾼들의 모임)이라는 모임을 통해 농구를 즐겼다. 농사꾼을 통해 농구를 한 것도 15년 남짓 시간이다. 농구를 하다 보면 한 쪽 방향의 몸을 쓰게 된다. 몸의 균형을 생각하면서 올해 여름 농구를 중단했다.

“선무도는 자신의 몸을 보고 하는 운동이다. 선무도는 자신을 볼 수 있는 운동이다. 아직도 자신을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을 볼 수 있는 관심과 계기를 주었다. 몸에 대해 성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운동이나 취미로서 기존에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면, 선무도를 하면서 몸과 자신을 직접 들여다보는 차원으로 옮겨 간 것이다.

5년 동안 선무도를 배우면서 김희수씨는 2단 9급 과정을 밟고 있다. 1급을 따는데 보통 3개월의 걸린다. 2단의 경우는 13급에서 시작해서 1급까지 있다. 보통 한 단을 넘어서는데 2년 정도가 걸린다. 김희수씨는 3단까지는 가고 싶은 것이 현재의 바램이다.

또 더 바램이 있다면, 혼자서도 운동을 할 수 있는 경지까지 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러나 이런 수준까지 가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때까지는 도반들과 함께 운동을 하지 않으면, 혼자 힘으로 서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요가로 몸을 풀고, 기공 동작을 한다. (단전)호흡과 몸 움직임을 같이 한다. 가볍게 하면은 기공이 되고, 기공을 무술로도 사용할 수도 있게 된다. 손에 기감을 느끼면서, 더욱 발전하게 되면서 우주의 기를 느껴간다.” 그가 알기 쉽게 설명하는 선무도다.

경주 골굴사가 지금의 선무도 본원이지만, 기림사 주지 양익스님이 사라진 선무도를 벽화 그림을 통해 복원을 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대중에게 알려져 보급이 되기 시작한 것도 15~16년 정도라고 한다. 선무도가 사라지고 자료가 남지 않게 된 것은 일본에 의한 것으로 스님들이 무술을 익혀, 승병으로 조직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세잎 클로바처럼 낮고 가까운 곳에서 ‘행복’을 찾는 삶이 되었으면…

김희수씨는 지역에서 ‘삶기획’이라고 하는 작은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을 하는 2명의 디자이너를 빼면, 영업을 포함하여 제반 일은 혼자 다 한다. 적정 규모 내에서, 무리하지 않는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삶기획이 지역통화 가맹점으로 참여하기도 하였지만, 지역통화 그루 운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것은 여전히 미안함이다.

“피아노 연주자 임동창처럼 악보를 보지 않고도 미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그 경지. 누구나가 자기 영역에 미쳐서 몰입하는 그 맛을 즐긴다면 그것이 곧 행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들은 네잎 클로버의 꽃말은 잘 알지만, 세잎 클로버의 꽃말이 ‘행복’이라는 사실은 잘 간과한다. 세잎 클로버처럼 높은 곳이 아닌, 낮은 곳에서 행복을 많이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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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피아 2007-01-17 08:28:03
잘보았습니다..
어느정도 그런 느낌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천남성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부러워 지는데요..^-^

김희수 2006-12-30 19:35:46
격려 ㄱㅁ사 합니다.

김남현 2006-12-27 22:43:52
열심히 사는모습 존경스럽네요

핑크로즈 2006-12-27 19:21:15
대단하신 우리 김희수 회장님
정말 멋있습니다.
성실과 순수 정직 배려가 아름다우신분..화이팅!

... 2006-12-27 18:33:27
음 보기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