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고교평준화 흔들기인가?
또 고교평준화 흔들기인가?
  • 안티조선
  • 승인 2005.04.1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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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는 교육이란 살인적인 '입시지옥'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지난 5일자 조선일보 사설을 보면 교육철학이 얼마나 빈곤한지를 알 수 있어 정말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大入 '3不 원칙'이 신성불가침인가>란 제목의 이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고교등급제·본고사·기여입학제 세 가지를 금지하는 정책은 3∼5년 안에 15개 정도 세계적 대학을 만든 후에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김진표 교육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두고두고 이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라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대학이 태어나도록 하려면 대학들이 우수학생을 놓고 선발경쟁을 벌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조선일보 주장대로라면 중학교 때부터 명문학교 진학을 위해 본고사를 비롯한 각종 시험 관문을 통과해야 비로소 입학할 수 있었던 1950∼60년대 한국 대학이야말로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1950∼60년대 한국 대학 실정은 어떠했던가. 세계 100위권은커녕 순위 계산 대상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낙후한 것이 그 당시 한국 대학이었다. 오히려 '고교평준화'를 실시한 1970년대 이후가 되어서야 한국 대학의 실력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이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이란 단순히 시험을 통해 소수의 우수 학생을 선발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교과과정, 교수진, 도서량, 장학금제도 등 각종 교육 여건과 제도가 학생들로 하여금 창의적인 연구와 학습에 열중할 수 있는 유인(誘引)을 제공해야만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오직 '고교평준화'가 대학 교육을 망치고 있는 양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또한 "교육부는 모든 고교를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며 우수 학생을 뽑겠다는 대학의 노력은 찍어누르면서 말로는 세계적인 대학이 나올 것이라고 큰소리 친다"고 작년 교육부가 고교등급제를 시행한 몇몇 대학의 위법 행위를 처벌한 것에 대해 맹비난했다. 평소에는 "악법도 법이다"라며 무조건 법률은 지켜야 한다고 주장해 온 조선일보가 법과 원칙에 합당한 고교등급제 처벌에 대해서는 입장을 싹 바꾼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렇듯 생뚱맞은 '고교평준화 제도 흔들기'에 나서며 사실상 '입시지옥' 부활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조선일보에게 있어 '입시지옥'으로 인해 해마다 80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성적을 비관하며 자살한다는 사실은 정녕 안중에도 없단 말인가? 
 
 
2005/04/12 [11:57] ⓒ 안티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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