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은 생동감 넘치는 현장
지역은 생동감 넘치는 현장
  • 이진선기자
  • 승인 2007.02.06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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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일꾼 인터뷰> YMCA 생협 박제훈 간사

<광명시민신문>에서는 광명의 여러 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광명 일꾼'이라는 코너를 연재합니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요즘이다. 광명에도 생협 단체가 여럿 있는데 그 중 광명YMCA 생협의 경우 조합원들의 모임이 활발한 곳 중 하나다. ‘등대모임’, ‘촛불대학’ 등 회원들의 교류모임을 통해 생협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광명YMCA 생협 일을 하고 있는 박제훈 간사를 만나 광명YMCA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그의 일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사실 생협이라하면 바른 먹을거리를 제공 받는 것으로 단순하게 생각하지만, 광명 YMCA 생협 모임을 보면 더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알게 된다. 약 300명의 회원들은 50개의 모임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식품뿐만 아니라 교육, 환경. 일상생활 등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대안을 만드는 하나의‘운동체’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1998년 광명YMCA의 풀씨학교 학부모들을 상대로 시작한 생협 모임은 자연스럽게 조직이 늘어나게 된 것. 매주 한 번씩 모임을 갖고 있는데 이에 참여하지 못하면 생협 조직원이 될 수 없다. 어떻게 보면 냉정하지만 그만큼 광명YMCA 생협에서 모임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반영한다. 단순히 물품을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알아감으로써 깊은 공동체를 지향하기 때문.

물론 바빠서 생협 활동을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함께 나누는 즐거움이 얼마나 크고 기쁜지 한번 그 맛(?)을 알게 되는 사람들은 꾸준히 활동을 하게 된단다. 그렇게 서로 토론하고, 배우는 과정 속에서 운동의 의미가 커진다.

그래서 박제훈 간사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물절약, 생활 약속을 모임에서 같이 짜고 그것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같이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천으로 나아감으로써 그 중요성이 더해지죠.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를 서로 알아가는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생산지 견학을 하게 되는데 그런 교육은 현장의 교육으로서 직접 보고 배우면서 생협의 진정한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여기는 모임 이름부터 남다르다. ‘등대모임’이란다. 또 회원들은 ‘촛불’이라고 부른다. 무슨 뜻인지 물어보니 촛불은 자신을 태워 다른 사물을 밝게 비추듯 회원들도 자신을 희생하여 지역사회를 밝게 비추자는 뜻이란다. 등대는 항해의 길잡이 역할을 하니 ‘등대모임’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그런 역할을 하자는 것. 
등대모임은 다른 지역에서도 자타공인 ‘표본’이 되고 있단다. 이런 이름의 깊은 뜻에서도 알 수 있듯 모임을 통해 생협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등대가 3개 이상 모이면 마을이 생긴다. 현재 10개의 마을이 있다고 하는데 거기서 마을지기를 뽑아 상하반기에 지역축제와 연계해 마을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정기적으로 하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꾸준히 할 수 있는 것, 바로 마을지기들의 힘이다. 

생협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

박제훈 간사는 YMCA에서 일을 시작한지 5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그 전에는 한국 YMCA 전국연맹에서 3년간 일하다가 광명으로 오게 되었다고. 선배의 권유로 시작한 YMCA 전국연맹일은 지금과 달리 사람을 직접 만나는 일보다 성명서를 만들고 피켓을 드는 일이 더 많았단다. 재미있는 현장, 지역에 와보니 정말 생동감이 넘친다고. 사람 냄새를 느낄 수 있는 지역에 와서 하는 생협 일은 그래서 박 간사에게 여러 가지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주말 없이 일을 한다. 물품을 공급하는 날이면 아침 8시부터 나와 직접 차량으로 나른다. 물량도 많다. 다른 잡다한 사무적인 작업도 많다. 그래서 야간 업무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그렇게 바쁜 하루하루지만 박 간사는 생협 일, 특히 회원들의 만남 속에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다정한 이웃처럼 잘 챙겨주시고 진한 우정도 나누고 실천하며 변화하는 회원들을 보면 더 없이 뿌듯하다고 한다. 

조직은 등대모임을 가져야 하는 것과 개별공급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때문인지 눈에 띄게 확장되고 있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 정도의 큰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회원들과 간사들의 힘 때문이었으리라. 처음엔 광명YMCA 생협 일을 하는 간사가 1명이었지만 지금은 4명으로 늘었다. 이것은 곧 조금씩 생협이 성장하고 있는 증거일게다.  
 
박 간사는 그동안 광명YMCA가 지역사회에서 기여하는 부분이 적었던 것에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끼리끼리’한다는 광명YMCA에 대한 오해의 인식도 없애기 위해서는 앞으로 시민사회 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겠다고. 또한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과 강좌를 열려고 계획하고 있단다.
“지역사회에서 시민들의 힘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한 시민들의 생각과 실천이 얼마나 중요한지 요즘 다시 한번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친환경도시, 자동차 보다는 자전거로 움직이는 도시를 꿈꾸어 봅니다. ‘민들레’처럼 필요로 하는 곳으로 저는 언제든지 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시민사회 내에 광명YMCA의 생협, 그리고 박제훈 간사의 민들레 씨앗이 퍼질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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