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짇날, 여성들을 위해 봉사합시다.
삼짇날, 여성들을 위해 봉사합시다.
  • 김선미
  • 승인 2007.04.19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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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삼월 삼짇날
날씨마저 밝고 따사로운 봄날의 그윽한 향기로 반깁니다.
삼짇날은 봄을 알리는 명절이지요.

이날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고 하며, 뱀이 동면에서 깨어 나오기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지요. 또한 나비나 새도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경북 지방에서는 이날 뱀을 보면 운수가 좋다고 하고, 또 흰 나비를 보면 그 해 상을 당하고 노랑나비를 보면 행운이 온다고 생각했다지요. 이날 장을 담그면 맛이 좋다고 하며, 겨우내 못했던 집안 수리도 하는 날이랍니다.

우리 조상님들의 풍습에 먹거리가 빠질 수 없지요.

삼짇날 무렵이면 날씨도 포근하고 산과 들에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우리네 어머니들은 꽃을 따서 찹쌀가루에 반죽하여 ‘꽃전’을 지지셨지요

원래는 진달래꽃으로 부치는 것을 ‘화전’이라고 하지만 요즘엔 개인의 창의성과 개성을 발휘하여 제비꽃, 쑥, 노란 생강나무 꽃등 다양한 색깔의 화려한 화전을 만들어 먹지요.

“와! 이런 맛이구나. 우리가 만들어 먹으니 더 맛있어요!”

어른들은 친정엄마를 생각나게 하고, 어린친구들은 조상님의 멋과 운치를 느껴보지요. 

“.........이럴 듯이 좋은 해에 이때가 어느 때뇨 불한불열 삼춘이라 ........
어찌 저리 맑았느뇨 구경을 그만하고 시냇가에 걸어 놓고 청유야 백분이라 화전을 지져 놓고 화간에 제종숙질 웃으며 불렀으되............ 이런 좋은 경개 험없이 다 즐기나 소선의 적벽인들 이에서 더할소냐 이백의 채석인들 이에서 덜할소냐 화간에 벌려앉아 서로 보며 이른 말이 여자의 소견인들 좋은 경을 모를소냐 규중에 간장 오늘이야 쾌한지고.........“

-화전가 중-

예쁜 꽃 중에서도 가장 예쁜 꽃잎을 조심스럽게 따서 곱게 빚은 반죽에 하나씩 살포시 얹혀 부쳐내면서 화전가를 불렸던 우리네 어머님들.

시집살이의 고됨, 남편에 대한 서운함 등 일상의 자잘한 애환을 놀이로 승화시켜 노래로 부르며 하루를 즐겨 놀았으니 여성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이면서도 회한이 교차하는 하루였으리라.

다시 한 번 우리 조상님들의 멋과 지혜로움에 마음까지 향기롭다.

삼짇날 오늘 하루쯤은

여성들을 위해 봉사하는 날로 삼으심이 어떠실지.

옛 조상님들도 오늘 하루는 놀이에 사용되는 모든 준비물은 말할 것도 없고, 음식 만들기와 뒷정리까지 남성이 여성을 위해 봉사하는 날이였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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