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자원봉사자로 경기도지사상 받는 박필녀 어르신
우수 자원봉사자로 경기도지사상 받는 박필녀 어르신
  • 강찬호
  • 승인 2007.05.29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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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진행된 '2007년 경기도 어르신자원봉사 페스티벌'에서 철산동에 거주하는 박필녀(77세) 어르신이 경기도지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날 행사는 경기도와 경기실버인력뱅크에서 주최했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 우수어르신 자원봉사자에게 수여되는 도지사상은 단 4명에게만 주어진다. 박필녀 어르신은 그 중에 한명이다. 누구에게 대가를 바라고 행한 봉사 활동은 아니지만 수상 소식에 박필녀 어르신은 감회가 남다르다. “이 나이에 큰상을 타게 된다니 너무 영광이고 감사합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웃을 배려하면서 함께 살고 싶습니다.”

박필녀 어르신은 광명종합사회복지관(관장 정부자)에 소속되어 지난 99년도부터 현재까지 7년 반이 넘는 시간을 자원봉사자로 활동해왔다.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광명은빛봉사단에 소속되어 99년도부터 활동해왔다. 2002년도부터 실시된 경기도어르신자원봉사학교 자원봉사 교육을 이수하고 노인요양센터 등에서 봉사 활동을 했다. 어르신자원봉사학교 동문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어르신자원봉사 학교 활성화와 정착을 위해 노력했다. 2004년도에는 안양천수호천사활동을 통해 안양천 주변 모니터링 활동과 환경 개선 사업을 했다. 2005년도부터 현재까지는 복지관 휴게실인 나눔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은빛합창단 활동과 일자리 사업에 어르신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활동을 했다. 



▲ 나눔터 매장에서 물건 판매를 거들고 있는 박필녀 어르신

박필녀 어르신의 주요 활동 무대는 광명복지관이다. 지역주민들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시설이 복지관인 만큼, 이곳을 이용하기 위해 찾아온 이들을 위해 필요한 일이 있으면 무엇이든 한다. 그 만큼 복지관에 대한 소속감과 주인의식이 대단하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복지관 일에 참여하다보니, 복지관 직원들이 자신에 대해 ‘복지관 부관장님’이라고 부를 정도란다. 그 만큼 복지관에 대한 신뢰뿐만 아니라, 복지관에서 자신에게 보여주는 신뢰에 대해서도 박필녀 어르신은 알고 있다. 이런 신뢰에 대해 ‘그저 감사할 뿐’이란다.

이 중에서도 박필녀 어르신이 최근에 가장 공을 들이는 일은 나눔터다. 복지관 이용자들이 머물러 담소도 나누고 간단하게 음식을 나누는 휴게공간이 나눔터다. 나눔터는 어르신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고 있다. 박필녀 어르신은 나눔터 팀장이다. 10명의 어르신 자원봉사자들이 오전9시부터 오후1시, 오후1시부터 오후4시, 오후4시부터 저녁7시로 시간을 나눠, 3교대로 나눔터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음식을 판매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매상에도 신경이 간다. 복지관에 큰 행사가 있을 때는 전체 회원들이 다 나온다. 이용자도 불편이 없게 하고 매상도 올렸으면 하는 일 욕심이 생기는 것이다. 일은 힘들지 않을까? “이 나이에 소일거리 생겨서 너무 좋다. 돈 떠나서 여러 사람들 접하며 일하는 것이 기쁘다.” 나눔터는 어르신들 일자리 창출 사업과도 관련 있다. 약간의 수고비가 나오지만, 박필녀 어르신은 돈과는 무관하다. 수입금의 일부를 다시 복지관에 기부한다. 수입보다는 일자리, 소일거리 그 자체의 즐거움과 의미를 직접 체험하면서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르신 일자리 사업에 더 적극적이다.



▲ 나눔터 동료들과 함께. '소일거리 있다는 것 너무 좋다.'

박필녀 어르신은 올해 7월이면 광명과 인연을 맺은 지 20년이 된다. 광명에 오기 전 성동구에서 부녀회 활동을 하면서 1987년경 전남 여천군 소거문도 분교와 자매결연을 맺었던 기억은 지금도 가슴에 남아 있다. 그곳 아이들과 내 자식처럼 인연을 맺었었다. “고향은 못가도 그곳은 가보고 싶은데, 이래저래 발이 묶여 못 가보고 있다.” 인터뷰 중에 다소 뜬금없이 과거의 한 페이지를 언급한 것이지만, 나보다는 남과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 한 구석에는 아직도 작은 섬 분교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어느덧 광명에서 오래 거주한 탓에 스스로 ‘동네 유지가 되었다’고 말하지만, 박필녀 어르신은 여전히 자원봉사자의 삶을 살고 있다. 지금도 아파트 단지에서 격일로 새벽마다 내 집 앞 쓸기를 하고 있다. 아침운동 겸 하는 일이다. 동사무소 봉사단에 소속되어 활동도 하고 있다. 복지관에서의 일은 물론이다. 그러면서도 어르신 일자리 사업에 직접 참여하면서 이사업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실버인력뱅크가 2007년도 경기도어르신자원봉사자 시상자로 박필녀 어르신에게 주목하는 이유다. 고령화 사회라고 한다. 어르신들이 필요한 곳에서 적정하게 활동함으로서 노년을 좀 더 보람차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여러 준비를 해야 하는 때라고 말한다. 박필녀 어르신은 그런 사회의 한 모델이 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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