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손석희, 방송의 공공성 확보위해 시청자도 변해야
언론인 손석희, 방송의 공공성 확보위해 시청자도 변해야
  • 강찬호
  • 승인 2007.06.27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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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회대 최고경영자과정 광명포럼 공개 특강서 주장. 



▲ 언론인 손석희씨, "방송 공공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담장 걷는 심정이다. 
제작진도 노력해야 하지만 시청자도 미디어 교육 필요하다."

TV와 라디오 시사프로 진행자로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언론인 손석희 교수가 광명을 찾았다. 성공회대 최고경영자과정에서 주최한 광명포럼 초청 강사로 26일 광명시평생학습원을 방문한 것이다. 그는 "3년 전 더불어 숲 초청 강연에 초대되어 방문한 적이 있다. 평생학습원은 유흥가 한 가운데 있는 오아시스”라며 상업지구 한 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시민교육 공간에 대한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날 강연을 통해 손 교수는 방송 시사프로그램이 공공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방송사 제작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시청자와 광고주들의 인식 또한 변해야 한다며 ‘쌍방향’의 노력을 주문했다. 강연 후 언론인 손석희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고, 손 교수는 방송에서는 언급하기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강연 후에 “감동을 얻을 수 있었던 자리였다”며, 소감을 말했다. 

손 교수는 ‘방송 시사프로그램의 과제’라는 주제로 방송 시사프로그램의 공공성을 어떻게 하면 유지할 수 있는가라고 하는 문제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손 교수는 방송의 공공성, 공영성의 문제는 보호되어야 하고 지켜져야 하는 가치임에도 상업적 경쟁에 내몰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언급한다. 방송이 권력으로부터 탄압을 받아 어려움을 겪었던 과거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절차적 민주주의 진전으로 권력으로부터 방송 독립 문제는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상업적 경쟁이라고 지적한다. 시청률 경쟁과 이를 통해 평가되는 광고경쟁은 시사프로그램을 위축시키고 있고, 이는 방송이 본래 가지는 공공성의 척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하다.

손 교수는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은 다양한 토론자들이 참석해 다양한 토론을 진행할 수 있어 방송의 공영성을 담을 수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언급한다. 그럼에도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100분 토론> 역시 방송 편성 시간대가 뒤로 배치되고 있고, 시청률 역시 낮아지고 있다며 존폐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한다. 시청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에서 시청률 확보에 대해 나름대로 고민하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이다.

또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시사프로그램들이 유지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지지 때문이지만, 이러한 지지가 언제까지 어떻게 유지 될 것인지는 정작 자신도 모를 일이라고 반문한다.

향후 시청자의 흥미를 끌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상업성과 공익성 사이에서 ‘금도’를 지키려고 애쓰고 있다”며, “이 둘 사이에서 담장을 걸어가는 심정”이라며 시사 프로그램 제작진들의 고충을 토로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담장 걷기에서 어떻게 잘 걸어 갈 것인가가 과제로 남지만, “결국 목적지는 시청자의 취향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무조건 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향이어야 하며 시청자 역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언급한다. 시청자들을 위한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공교육 안에서 미디어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미디어 교육이 부재하다. 각 종 미디어 환경에서 미디어를 어떻게 취사선택하고 수용할 것인지 미디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 사회가 동의하고 지켜야 할 방송의 공적 영역에 대해서 보호하지 못한다면 위험할 수 있다”며, 시청자와 광고주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맺는다. 



▲ 강연 후,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손석희씨 "난 아직도 이분법 시각 있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것이 좋은 방송이라 생각한다."

강연에 이어 질문은 다양했다. 전임 백재현 광명시장도 참석해 가정에서 자녀들의 TV 시청 지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시청률은 어떤 경로를 통해 파악되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손 교수는 이에 대해 TV 시청은 가능하면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것을 권했고, 아이들과 함께 프로그램 선택을 합의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정치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다른 참석자의 질문에 대해서 손 교수는 “제안 받은 적 있었지만 ‘절대 안 간다’고 방송을 통해 말한 적도 있다. 체질에 맞지 않고, (방송인이라는) 직업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행운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시사토론의 진행자로서 사회자가 지녀야 할 공정성의 경계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한 참석자의 지적에 대해서도 손 교수는 솔직한 화법을 구사했다.

“수양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 양보하지 못하는 몇 가지들이 있다. 사회자도 고집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 것을 양해 받고 싶다. 사실관계는 공평해야 하지만, 가치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물러날 생각이 없다”며, 그는 아직도 “우리 사회를 약자와 강한 자, 주류와 비주류, 소외받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구분되어 있다. 이분법, 흑백논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자신에 대해) 비판하는 시각이  있지만, 스스로 이분법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분법 구도에서 가능하면 우리 사회 약자(마이너리티)를 100%는 아니더라도, 대변을 하려고 하는 것이 좋은 방송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남성과 여성, 노사문제, 통일과 반통일, 환경과 개발 등의 문제에 대해 자신은 여성, 노측, 통일, 환경의 문제에 가치를 더 두고 있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쟁점이 부딪치는 시사토론에서 그가 ‘카리스마 있는 진행자’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그가 어떤 입장을 가지면서도 공평한 사실관계 토론과 합리적 과제에 접근하고자 하는 노력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때론 사회자로서 무색무취하지 않은 그의 근성에 시청자들은 박수를 보내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방송과 학교 외에 달리 사람을 만나 인맥을 형성하려고 하지 않거나, 기업체 강연에 그가 손 사례를 치며 거절하는 것은 안면문화의 이해관계 고리에 얽혀 들어가지 않도록 언론인으로서 그가 자신의 철학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임을 이날 참석자들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성공회대 최고경영자과정 광명포럼은 성공회대 최고경영자과정 이수자들의 모임인 총동문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공개 대중 특강이다. 성공회대 최공경영자 과정은 광명시평생학습원과 성공회대학교가 기업체 CEO, 지역 내 기관장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 과정으로 경영과 인문학적 주제들을 가지고 반년마다 한 기수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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