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능 습지를 찾는 겨울철새들
애기능 습지를 찾는 겨울철새들
  • 장귀익
  • 승인 2002.11.27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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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능 습지를 찾는 겨울철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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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02년 11월 25일 이른10-12시
장소: 애기능 구름산
강사: 류창희 자연생태연구소 소장

5월 봄꽃보기부터 시작한 2002년 생태안내자 교육의 마지막 날이다.
추위와 횟수가 더해갈수록 교육생들의 열기가 내려가더니 오늘은 5명이 나왔다.
작년의 활기찼던 분위기가 생각나면서 이제 계속 이 길을 가려는 사람들로 추려지는 듯 하다.
진행팀인 코딱지, 코알라, 여울각시까지 모두 합쳐 8명이 오붓하게 철새를 보러 간다.
몇 명되지 않는 인원에, 자세하고 차분하게, 여유롭게 새소리도 듣고,
불러도 보고, 그 앉은 자태도 살펴보았다.
열정적으로 강의를 하던 선생님도 오늘은 차분히, 조용히,
우리들도 자세히, 진지하게 마치 심화반 수업 같은 분위기다.

'새'는 왜 '새'라고 불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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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름에는 그 뜻이 있다는데.
'땅'은 딱딱해서 '땅'이고 '하늘'은 항상 그러해서 '하늘'이라 했는데
'새'는 사이, 하늘과 땅 사이, 구름과 구름 사이, 해와 별 사이를 가르고 다닌다고 해서 '새'라고 한다.
새가 나는 것을 동경해서 우리 인간은 비행기를 만들어서 겨우 만족해 한다.
그럼 정말 새처럼 날 수는 없을까?
새는 어떤 노력을 해서 결국 날게 되었을까?
이렇게 하면 우리도 새처럼 날수 있다? 우리는 귀가 쫑긋해진다.
먼저,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뼈 속을 비운다.
둘째, 또 가볍게 하기 위해 종아리를 없앤다.
셋째, 더욱 가볍게 하기 위해 발목을 느려뜨린다.
넷째, 더더욱 가볍게 하기 위해 이빨을 없앤다.
다섯째,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 털 하나하나를 가지런히 정리한다.
아, 새들은 이렇게 피나는 노력 끝에 날 수 있게 되었구나.
새삼 그 날개짓이 처절하게 보인다.

우리나라의 새는 모두 450종류이나 어릴 때와 다 자랐을 때, 암컷과 수컷등의 생김새가 다 다르니
그 종류와 상태를 다 구별하려면 수천가지의 새의 모습을 알아야 한다.

새가 자연에서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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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나무와 아주 친한 친구이자 살아가는 동반자이다.
나무를 괴롭히는 곤충을 잡아먹어서 먹이의 균형을 맞추고 결국 숲을 건강하게 만든다.
둘째, 새는 과육을 먹고 씨앗을 뱉는다.
씨앗은 자연발아율이 5%미만이지만 새가 먹고 내놓는 똥으로 코팅된 씨앗은 90%이상이 발아한다.
셋째, 새는 공기중에 만들어진 바람을 이리저리 골고루 퍼뜨려 지구의 기후를 안정화시킨다.
새가 사라지면서 해충 때문에 농사가 피해를 입고 이상기후가 생기는 현상이 이래서 나타나는 것이다.

1. 참새

'참'은 모든 것의 기본이자 기준이 된다는 뜻이다.
새 중에서도 다른 새와 비교할 때 그 기준이 되는 새가 바로 '참새'이다.
참새는 반자밖에 안 되는 작은 새이고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명 인가(人家)새이다.
중국 모택동 통치시절에 사해(四害)추방운동이라고 하여
쥐, 참새, 파리, 모기를 전멸시키는 운동을 실시했는데
참새가 줄어들면 들수록 논밭에 해충이 극성을 부려
결국 사해 추방에서 참새를 제외시킨 일이 있었다.

2. 붉은머리오목눈이

일명 뱁새라고 불리는 붉은머리오목눈이는 높지 않은 마른 나무 등걸에
같은 색을 하고 싸여있어서 새가 있는지 그냥 마른 나무인지 구별이 안되었다.
하지만 선생님이 엽전으로 새소리를 내어 부르자
여기저기서 부르는 소리에 응답하면 부시럭부시럭 나오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무심코 보면 참새같지만
자세히 보면 연한 갈색털에 눈주위가 붉은색을 띠고 있어 참새와는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3. 논병아리와 흰뺨검둥오리

저수지 한 켠에서 논병아리 부부가 조용하게 물살을 가르고 지나간다.
논병아리는 다른 새와는 달리 꼬리털이 없어서 마치 병아리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오늘 자세히 보니 영락없는 병아리의 모습이다.
다른 한 쪽의 필드스코프를 보니 세 마리의 흰뺨검둥오리 가족이 보인다.
이른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하고 한가롭게 한 숨 더 자는 흰뺨 검둥오리 가족의 모습에서
새벽일을 마치고 돌아와 아침식사후의 한 숨 단잠을 자는 농부의 모습이 떠올랐다.

4. 박새, 되새, 멧비둘기, 직박구리, 쑥새, 노랑턱멧새

한 박자로 울면서 박씨를 잘 먹는다는 '박새'가 사람들이 나타난 것을 알고 호르륵 날아간다.
무덤쪽으로 가면서 새소리를 내자 되새, 멧비둘기, 직박구리들이 우리앞에 나타나서 우리를 환호하게 한다.
그러나 조용히 조심하면서 눈으로 감탄사를 연발한다.
새들은 사랑의 노래소리인 song과 천적에 대한 경계나 무리끼리 주고 받는 신호인 call이 있다.
song은 아름답고 부드럽게, call은 거칠거나 날카롭게 낸다.
새들이 자기 동료의 신호인줄알고 모여드는 이 소리는 새들이 싸울 때 내는 소리라고 한다.
사람도 싸움구경을 좋아하듯이 새들도 마찬가지, 누가 누가 싸우나 구경하려고 여기저기서 모여든다.

까치와 까마귀

까치와 까마귀는 우리나라와 다른나라가 서로 반대의 대접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소식이나 손님이 온다고 길조로 여겼는데
그 이유는 까치는 자기구역을 잘 기억하고 있어서 낯선 사람이 오면 경계음을 내서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나라에서는 까치가 반짝거리는 것을 좋아해서 창문가 화장대에 보석함을 두면
창문사이로 들어와서 보석을 물고 가서 '도둑새'란 악명을 얻는다.
그래서 옛날 까치 둥지에서 보석이 쏟아진 일도 있었단다.
반면에 털색깔이 까~아매서 '까마귀'라 불리는 까마귀는
중세 흑사병이 돌 때 죽어서 쌓인 시체를 먹어 치워주어서
영혼을 하늘로 데려가는 새로 하늘의 전령사로 생각되면서
서양의 마귀의 머리에는 까마귀 형상이 올라 앉아있다.

'새' 대가리란?

새는 발목에 찬피가 흘러서 물 속에 서 있어도 추운줄은 모른다.
그런데 발목윗부분에서 더운피로 전환을 시켜주는데
이때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서 항상 한 쪽발을 들고 서 있다가 교대를 한다.
이때 교대를 해 주어야 하는 것을 깜빡 잊어버리고 그대로 있다가 얼어죽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깜빡깜빡하는 건망증이 심한 사람을 '새'대가리라고 한다.

'닭'대가리란?

닭도 새의 한 종류라서 새와 같은 이유로 한쪽다리를 들고 자는데
쥐가 와서 뒷다리를 물어뜯으면 발을 바꿔서 서 있다가
또 뜯어먹히고 나면 푹 쓰러져서 죽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자기처신을 잘 못하는 미련한 사람을 닭대가리라 한다.

'꿩'대가리란?

꿩은 위급할 때 숨는다는 것이 자기 머리만 푹 쳐박고 몸은 다 내놓고 숨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이 터졌을 때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어리석은 사람을 꿩대가리라 한다.
'꺼벙이'는 꿩의 새끼를 말하는 데 이 새끼도 위급상황에 대비해서 숨는 연습을 하는데
자기를 잡으려는 사람의 다리밑에 와서 머리를 쳐박는다.
그래서 멍청한 사람을 '꺼벙이' 즉 꿩의 새끼같다고 한다.

새는 물에 사는 물새와 산에 사는 산새가 있고 땅위를 걸어 다니는 새,
낮은 나뭇가지에 사는 새, 높은 가지에 사는 새, 주로 하늘을 나는 새도 있다.
이처럼 새는 우주 공간 곳곳에 우리와 또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광명경실련 장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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