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에 대학이 없다고요? 아니, 있습니다!
광명시에 대학이 없다고요? 아니, 있습니다!
  • 강찬호
  • 승인 2007.08.10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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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 곳 배움터이고, 학습자가 중심이 되는 평생학습도시의  광명시민대학



▲ 2004년부터 광명시민대학은 2년과정으로 시작됐다.

광명시에 대학이 있다. 멋진 캠퍼스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의 여러 현장이 배움의 공간이 될 수 있다며,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학교 안에만 머무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교 밖 곧 지역이 대학이 될 수 있음에 대해 주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교육은 외부동기가 아닌 학습자 스스로의 동기로부터 출발해야 하고, 이들이 원하면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평생학습사회다. 그리고 전국 지자체 평생학습도시 1호 광명시기에 광명시에는 그에 맞는 광명시민대학이 존재한다.

광명시평생학습원(원장 김홍규)이 발행하는 소식지 ‘배우며 나누며’ 34호 테마기획에는 기존 제도권 대학이 아닌 시민대학이 주제다. 평생학습원은 2004년부터 시작해 2006년까지 2년 과정으로 5개 학과를 운영하고 61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시민대학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해외 선진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대학과는 사뭇 다르지만, 시민대학도 평생학습사회 도래와 함께 찾아든 엄연한 대학이다.

기존 교육부가 학위를 인정하는 제도권 대학과 차별성을 두어 비제도권 대학이나 대안대학 등 다른 개념들로도 불릴 수 있겠다. 소식지에서는 덴마크의 평민대학이나 프랑스의 시민대학을 앞선 선진국 사례로 소개했다.

광명시평생학습원 초대 원장을 지내기도 했던 고병헌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는 테마기획 첫 번째에서 ‘시민대학의 교육적·시대적 의미와 광명시민대학’이라고 하는 글을 통해 학교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고, 그 발상의 전환을 통해 시민대학을 들여다 볼 것을 주문한다.

“시민대학은 바로 탈학교화된 사회에서 가장 전문적이고 조직화된 ‘대안적’ 학습마당이며, 이것이 바로 시민대학의 교육적 의미이다”라고 언급한다. 시민대학은 외부의 필요에 의해 교육이 진행되는 것이 아닌, 학습과 교육의 동기가 학습자 안에서 출발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 한 달에 한번씩 진행되는 더불어숲 셋목대화마당은 시민대학 수강생들에게는 특강이다.

따라서 관심 영역도 ‘학교 교육’에서 ‘교육’ 그 자체로 옮겨 올 것을 요구한다. 기존 제도권 학교가 아니더라도 시민들은 시민대학을 통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누구나 누릴 수 있고, 지역이 이러한 시민들의 배움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학교 교육을 뛰어 넘어 진행되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아직은 미미하지만 각 지역 곳곳을 흐르는 실개천들이모여 만들어진 작은 강물은 결코 미약하다고만 할 수 없다. 바로 그 곳에 생겨난 것이 광명시민대학이다”라고 언급한다.

2004년부터 시작된 광명시민대학에 대해서도 지난 2년 동안 역사학과, 생활학과 등 5개 학과에서 61명이 졸업했고, 광명시민대학학생들은 학습동아리 활동과 지역사회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자신들의 몫들을 충분히 해냈다고 평가했다. 교육과정이나 시민대학 운영체제 역시 전문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했고, 지역사회와의 결합력을 높이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해왔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런 시스템 구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민대학에 대한 이해 부족, 졸업 후 전망 등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시민대학은 생활권역 규모의 평생학습공동체 실현 등의 목적에서 여전히 대안대학으로서의 의미를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올해 시민대학은 그 동안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학부제로 시스템을 전환하고 기획위원회를 새로 구성하여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는 등 자체 발전 방안을 마련해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광명시민대학이 고민하는 것은 학습자의 학력이 아니라, 학습력을 높이고 학습동기와 욕구를 높여 나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이러한 관심을 시민대학 운영에 지속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테마기획 두 번째를 통해 소식지는 시민대학 운영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그 역사도 1860년대부터 시작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덴마크 사례가 소개됐다. 덴마크 사례는 ‘덴마크의 평민대학과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주제로 전 덴마크 자유교사대학의 칼 크리스티안 에기디우스 교수의 글을 소개했다.

이 글을 통해 에기디우스 교수는 덴마크 민주시민교육의 최초 출발인 평민대학을 소개했다. 이 평민대학은 가난한 사람들, 소외계층, 차별받는 사람 혹은 주변부 사람들을 의미하는 평민들에게 자신감과 희망,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길러주기 위해 출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1860년대 이후에는 ‘여가시간을 활용한 계몽·교육’이 덴마크 시민들의 일상생활로 자리 잡아 100년 동안 바람직하게 운영됐으며, 이를 위한 법적 지원 제도도 마련되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활동은 개인의 전문성과 정체성 발달 그리고 능동적 시민들로 성장시켜 지역사회와 국가에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1970년대 이후 평민대학이나 여가시간을 활용한 계몽·교육이 '시장논리‘의 영향을 받으면서 부침이 있었고,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지만 능동적인 민주시민을 양성하려는 본래 교육의 목적에 부합하려는 노력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 시민대학 외에도 평생학습원을 이용하는 이들은 자발적으로 학습동아리 모임을 구성해 
학습활동을 하고 있다. 품앗이 공동육아 모임인 리틀슈슈 모임 장면. 
시민대학 수강생들은 자원봉사, 학습동아리 활동에 참여한다.

이어 테마기획 세 번째에서는 프랑스 시민대학을 소개했다. 이 글은 먼저 리옹시민대학을 소개했다. “2005년 1월 21일 문을 연 리옹 시민대학은 프랑스 교육부에서 인정하는 학위를 수여하는 정규 대학이 아니라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원하는 사람에게 어떠한 의무나 제재도 없이 무상으로 교육을 제공하는 개방대학이다”라고.

프랑스 시민대학 운동은 19세기 말 처음 시작되었고, 1901년에는 프랑스에 124개에 이르기도 했다. 이후 1차 대전을 겪으면서 쇠퇴했다가 현재는 프랑스 시민대학협회에 60개 이상의 시민대학이 등록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또 이 글은 2002년 노르망디 깡이라는 지역에서 깡시민대학을 만든 철학자 미셸 옹프레이를 소개했다. 그가 제시한 시민대학의 교육 원칙은 이렇다. “다른 곳에서 들을 수 없는 대안적 지식을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가르치기. 다른 곳에서도 배울 수 있는 지식은 새롭고 대안적인 방식으로 가르치기” 그리고 프랑스 시민대학의 운영에 대해 보다 세부적인 내용들을 소개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인용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끝맺는다. 그룬트비의 평민대학, 깡시민대학의 중요성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과 공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운동의 출발점이었던 ‘사유의 협력’을 통한 일반지성의 확장에 있는 것이다.(중략)”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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