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 “현실을 살자”...“베푸는 행복, 그리고 평화와 자연”
무자년, “현실을 살자”...“베푸는 행복, 그리고 평화와 자연”
  • 강찬호
  • 승인 2008.01.08 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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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찍으려면 예쁘게 나오게 해달라며 웃음을 짓는 법운 스님. 
                      가끔 엉뚱한 짓하는 재미에 산다며 지난 해 시집 <망루>를 출간했다. 
                      자칭 과학자라며 최근에 쓴 글을 읽어주기도.

무자년 새해가 밝았다. 저마다 새해 계획을 짜고 다짐을 했을 터다. 작심삼일의 계획도 있을 테지만 저마다 가슴에 희망을 안고 한해살이를 하고자 하는 그 마음만은 모두가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새해를 맞아 덕담을 나누며 인사를 하는 자리는 그 만큼 소중하다. 7일 신년인사를 나누는 자리에 동행했다. 신년인사와 화두를 독자들과 간소한 마음으로 나누고자 한다.

청룡사 주지 스님인 법운스님(70). 법운 스님은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닌 오늘을 잘 살아야 한다며, “현재를 살자”고 화두(話頭)를 던졌다. 과거로부터 배우되 연연하지 않아야 하고, 오지 않는 미래 역시 연연할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늘의 현실을 잘 갈무리해야해. 어제와 내일을 걱정할 것 없어. 어제의 부족을 발견하는 것을 철든다고 하고 크는 것이라고 하지만 아는 것은 오늘이고 만회의 기회가 오는 것, 기회가 오니까 희망이고 발전이지. 현실이 있으니 발전, 곧 나아가는 것이 있는 것이지. 오늘은 오늘일 뿐이야”

그러나 과거가 아닌 오늘의 현실은 과거와 단절이 아니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아도 과거의 것을 소중히 하는 것이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이다. ‘영신’만이 아니라, ‘송구’를 통해 영신을 맞이하는 이치를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로움을 찾는 젊은이들의 세태에서 옛 것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세태에 대한 아쉬움이 담겨 있다.

“송구의 배가 영신의 뭍에 닿아 이뤄지는 것이야. 희망도 욕심일 수 있어. 현실을 바로 보고 가는 것이면 그것은 욕심이 아닌 희망이지. 송구를 잘 받아 영신으로 이어가는 것이어야 해. 송구가 무의미하게 가는 것이 되면 영신도 무의미해져. 어제와 달라지지 않는 내일이지. 그래서 문제는 오늘, 현실이야. 과학도, 철학도 다 현실, 이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야. 오늘이 최고야.” 

무자년 덕담은 희망을 언급했다. 그리고 남보다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올해 무자년. 작년 돼지해는 먹거리 한 생각만 있었어. 한 가지만 생각하는 것은 우둔해. 올해는 쥐띠야. 쥐는 영리하고 재치가 있고 부지런해. 그리고 정확해. 패턴 놓은 대로 정확하게 활동하지. 깨어있고 자기 갈무리 잘 할 수 있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어. 작년 잘 살았다는 사람 별로 없잖아. 사람이 참 간사해. 대통령이 잘못해 경제 안 된다고 그러잖아. 대통령 혼자 하는 것이 아니잖아. 백성도 같이 하는 것이지. 백성이 영글어야 해. 남 말보다 자기모습을 먼저 봐야지.”

베풀고 사는 삶이 진정한 행복이고 내 것이 아닌 무엇을 해 놓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베풀면 좋아. 행복이란 것은 베풀고 상대방이 잘 되는 것을 보는 것이지. 상대를 비쳐 잘 되는 것을 보는 것이야.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인한 행복은 삼일밖에 안 가는 것이야. 탐(貪)으로부터 오는 것이지. 내 것이 아니라도 무엇을 해 놓는 것, 그것이 좋아. 대통령 만들어 놓으면 국민이 같이 해야 해. 갖추려고 노력하는 것, 노력하면 에너지가 생겨.”

지구와 나, 우주와 나의 일체의 원리 역시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지구에 평화, 한반도의 통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난 장난하며 살아. 지구에 들어갔다가 우주에 들어갔다가. (사람들이) 지구에 들어서 살면서 지구에 고마워 안 해. 지구 들어다 보니 손바닥이더라. 지구 안에도 있고, 지구 밖에도 있어. ‘나’라는 사람 안 도 보고, 바깥도 볼 수 있어야 해. 지구 버릴 곳 없어. 지구에서 나오는 영양으로 사는 것이야. 우주 행성의 자전과 공전의 모든 에너지가 나를 움직이는 것이지. 받고 줄 수 있는 힘인 것이지. 우주는 나의 일가(一家)요, 지구는 형제라는 말이 있쟎아. 꼭 세계 평화 돼야 해. 작은 나라가 분단국가라는 것은 수치스러운 것이지. 우리가 안 한 것이라고 해도 빨리 고쳐야 해. 끄달리지 말고 통일돼야 해.

열심히 일하고 그 결과에 감사하는 것이 기본이고, 함께 만들어 가는 이들과 자연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국민이 자기 기능과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해. 못하는 사람이 있거나, 이미 다 한 사람이 있다면 우리가 해머 들고 나가 힘차게 살고 몫을 더해야 해. 그래서 복지가 잘 돼야 해. 내가 노력해서 한 만큼 값진 열매에 대해 감사해야 하고 함께 백짓장을 만드는 이들에게 감사해야 해. 그리고 자연에 감사해야 해.”

법운 스님

- 1965년 대한불교 조계종 원효사 벽산스님 통해 득도
- 1977년 승보종찰 송광사 금강계단 구산대선사 통해 구족계 수지
- 1993년 미얀마 연합정부 종교성 장관으로부터 철학박사 학위 수여
- 1995년 대만암황사 오승대화상 통해 전법계 수지
- 1997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졸업
- 2006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총동림동문회 수석부회장(현)
- 2007년 청룡사 주지(현)
- 1997년 광명경실련 공동대표 역임
- 2004년 광명노인요양원 위문법사(현)
- 1994년 법무부 갱생보호회 수원지부 이사(현)
- 2007년 시집 <망루 designtimesp=24857>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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