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거래장터는 지켜져야 한다.
직거래장터는 지켜져야 한다.
  • 강찬호
  • 승인 2008.02.2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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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장터에 이어 화요장터 마저도 위기 직면...단체장의 관심과 마인드 중요. 



▲ 김완기 직거래장터 회장. "직거래장터를 노점이나 일반 상행위로 보려는 시각 아쉽다."

농민직거래장터가 위기를 겪고 있다. 10년차 목요직거래장터(이하 목요장터)가 잠시 문을 닫은 것에 이어 화요장터 마저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한미FTA) 체결로 인해 농업의 위기, 농촌의 위기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도시근교 농업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광명지역 농업도 직거래장터의 위기로 인해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이러한 흐름은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의 유통 거리를 최대한 줄이자는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이 지속가능한 지역농업 정책이자 대안으로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흐름과도 역행하는 것이어서 농민들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27일 광명농업경영인연합회 회원들이 신년행사를 갖는 학온동 사들마을의 한 농장에서 김완기 회장을 만나 직거래장터 문제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10여년 가까이 운영해온 목요장터는 일단 접은 상태고, 그리 크지 않은 규모로 운영해오고 있는 화요장터마저 최근 위기를 겪고 있다며 시의 농업 포기 정책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생산과 판로가 따로 가는 것이 아님에도 시가 직거래장터를 폐쇄하려는 것은 결국 농민들의 희망을 꺾는 일이다. 직거래와 농업에 대해 단체장의 마인드가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이런 행정의 노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농민 직거래장터 폐쇄는 농민들의 희망을 꺾는 일...마인드 아쉬워...농사는 에너지 생산과 같은 것.

직거래장터 문제로 김완기 회장을 처음 대면한 것이 2006년도 어느 때이다. 당시 광명시뿐만 아니라 인근 서울시까지 목요장터는 유명세를 탔고, 그 만큼 이용자도 많았다. 목요장터는 성애병원 옆 하안주공 본2,3단지아파트 인근 공터에서 매주 목요일이면 열리는 직거래장터였다.

광명시에서 농사를 짓는 농업 작목반들과 인근 안양시 작목반들이 부분적으로 목요장터에 생산자로 참여해 농산물을 판매했다. 98년도부터 운영된 목요장터는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져 자리를 잡았다. 지역 명물이 된 것이다.

그러나 자리를 잡은 목요장터에 위기가 닥친 것이 2006년도다. 하안2,3단지 일대에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목요장터 부지도 도시계획도로로 편입된 것이다. 결국 목요장터 이전 문제와 대체부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전 부지를 마련하지 못해 목요장터는 파행을 겪다, 경륜장으로 이동했으나 결국 문을 닫았다.

<이하 인터뷰 주요 내용 전문>

기자 : 최근 철산동 농협 앞에서 진행되는 화요장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무슨 문제입니까?

김완기 회장(이하 김): 최근 시가 화요장터에 대해 노점 문제와 결부시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가 산지조합에서 오는 경우에 대해서 장사꾼들 아니냐며 이들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요구해왔고, 화요장터에 오는 외부 노점에 대해서도 농민들이 알아서 단속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결국 화요장터를 없애라는 것으로 이해되는 것입니다. 시의 뜻을 알지만, 갑갑합니다. 직거래장터는 노점과는 다른 문제로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일반 노점이나 상행위 취급을 합니다.

기자 : 기존 목요장터를 경륜장으로 옮겨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에는 어떻게 됐습니까?

김 : 목요장터는 일단 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요장터 부지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체장의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단체장이 관심을 가져야 행정적 지원도 되는 것인데 관심이 적은 것 같습니다. 정부의 농정은 김대중 정부 때에 비해 노무현 정부에서 FTA 체결 등으로 더욱 쇠락하고 있습니다. 자생에 맡기고 자연도태하도록 두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없는 것도 만들어 줬는데 지금은 있는 것도 어렵게 만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젊은 사람들 땅 파는 대신 농촌에 머물며 농사 지을 수 있는 여건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

목요장터는 98년도 생겨 2006년도 5월까지 운영했습니다. (재건축 문제로 자리를 옮겨) 2006년도에 1개월 정도 운영하고, 2007년 4월부터 2007년 9월까지 6개월 정도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경륜장에서는 실제 매출이 적었습니다. 도박하러 오는 사람들이 장을 볼 리가 있겠습니까. 이런 문제점에 대해서는 당시 시장님에게도 말을 했습니다. 이후 결국 문을 닫은 것입니다.

기자 : 왜 농사고, 왜 직거래장터입니까?

김 : 젊은이들이 직거래가 된다면 1,000평만 비닐하우스 농사를 져도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먹을거리 생산은 바로 에너지 생산입니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 농사입니다. 그래서 안정되게 공급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광명지역에서도 몸만 가지고 있다면 먹고 살 수 있는 곳이 아직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농업이 안 되고 땅을 파는 것이 유리하니까) 땅을 팔고 나가는 것입니다. 나가서 사업한다고 하지만 실패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광명에는 현재 300여 가구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이들 중 15% 미만 정도가 자기 땅에 농사를 짓고 있고, 나머지는 임대농입니다. 비닐하우스 농사 2천평을 지을 경우 일손이 5명 정도는 필요합니다. 일자리 창출, 특히 노인 일자리 창출도 될 수 있습니다. 화요장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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