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1] “고교평준화가 광명의 해묵은 숙제”
[민심1] “고교평준화가 광명의 해묵은 숙제”
  • 조혜령
  • 승인 2008.03.25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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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통신.광명시민신문 공동기획]학부모ㆍ시민단체, 정치인 ‘지역현안에 소홀’ 지적 
 
“광명에서는 아이가 어떤 고등학교에 다니느냐고 묻지 않는 게 예의에요. 그 정도로 비평준화 문제가 예민하고 심각합니다.”

지난 1974년 고교 평준화가 시작된 지 30여년이 지났지만 광명시는 아직 비평준화 제도 속에 고교진학이 이루어지고 있다. 광명 시민들은 지역 최대 현안으로 ‘고교평준화 실현’를 꼽았다. 일부에서는 평준화가 학력 하향평준화를 조장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비평준화 지역에서 만난 학부모와 시민단체 관계자는 비평준화 폐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광명의 어느 아파트 사무실에서 만난 정미영 입주자 대표는 최근 이사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13살 큰아이의 고교입시 때문이다. 정 대표는 “비평준화 때문에 이사 가는 사람들이 많다”며 “저도 이사 와서 처음 받은 전화가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인데 이사 갈 거냐’는 전화였다”고 전했다.

정 대표은 비평준화의 폐해로 “진학하는 학교에 따라 아이가 자기 스스로 한계를 지어버리는 비인권적 상황 발생”을 꼽았다. “좋은 학교에 입학한 아이는 좋은 대학, 좋은 직업을 꿈꿀 수 있지만 낮은 점수의 학교 학생이 서울 상위권 대학을 간다고 하면 다들 비웃는다”는 것이다. 정 사무국장은 “학부모는 물론이고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서 “교복을 찢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도 있고 중퇴한 학생도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동안 평준화학부모연대를 조직해 전재희 의원에게 계속 문제제기를 했다는 정 대표는 “앞으로 당선될 국회의원은 비평준화 문제를 당연히 해결해야 한다”며 “지역일 하라고 뽑은 광명 의원이 이 문제를 내버려둔다면 의원 자격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승봉 광명경실련 정책자문위원장도 “주민 대부분이 평준화를 원하고 있다”며 지역 민심을 전했다. 지난 5년 동안 13개 시민단체와 함께 광명 고교평준화실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이 위원장은 “평준화 지역이 비평준화보다 학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 학력 차이를 조사한 결과 평준화 지역 학력이 더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광명시 교육감이 비평준화 소신을 밝혔기 때문에 실현이 어렵다”고 상황을 전했다.

시민들의 평준화 주장에 대해 전재희 의원은 “평준화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비평준화를 당론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전 의원의 4년간 지역활동 평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전 의원이 시장을 재직할 당시 일은 열심히 했다”면서도 “지역 현안을 잘 챙기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앞으로 당선될 국회의원은 고교 평준화 문제 외에도 개발산업으로 공사장을 방불케 하는 광명시를 시민이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나가는 데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조혜령 기자 cho@ytongi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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