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장터와 선거 그리고 노점
화요장터와 선거 그리고 노점
  • 강찬호
  • 승인 2008.04.0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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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일 화요일. 철산동 농협 앞에는 매주 화요 직거래장터가 선다. 시가 노점을 단속하고 있고. 아파트 직거래장터를 단속하고 있다. 

화요장터는 노점을 닮았고, 직거래장터이기도 하다. 직거래장터는 가까운 곳의 지역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대면할 수 있어 믿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활용만 잘 하면 긍정적이다. 노점 역시 보행 문제와 인근 상권 피해, 현행법상 불법이라는 문제가 있지만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인 만큼, 단속 만이 능사가 아닌 것도 이제 상식이다. 그래서 타협과 대화를 주문하고 지혜로운 해법을 주문하고 있다.

총선을 맞아 화요장터는 총선 후보자들의 단골 유세장이다. 이날도 여러 후보들이 이곳을 다녀갔다. 특히 전재희 후보는 거리 유세에 앞서 장터를 방문해 각 상인들로 부터 물건을 구입했다. 노련한 정치인의 행보인지, 아니면 어느 한 상인의 물건만 사 줄 수 없는 형평성 문제때문인지 후보를 수행하는 이들의 손에는 상인들로부터 구입한 물건들이 손에 잔뜩 들려졌다. 



화요장터 옆 좌판 노점 상인들의 물건을 구입하고 있는 전재희 후보.

화요장터는 시로부터 허가를 얻어 농협이 운영하는 장터이니 시비거리가 적을 수 있다. 지역농가 살리기와 시민들에게 좋은 일이다. 그런데 여기에 소위 오리지널 노점 상인이 붙는다. 많지는 않다. 화요장터에 사람이 모이니, 그 덕을 덤으로 나누는 것이다. 전재희 후보는 이들 노점 상인을 찾아 물건을 구입하고 악수를 청했다. 표심을 얻어야 하는 정치인의 눈에 불법 노점은 문제가 아니다. 노점 상인으로부터 구입한 물건에 대한 피해는 구입자의 책임임을 알리는 안내문구가 소비자의 안전을 걱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노점을 격리시키고 시민들로부터 외면받도록 유도하고자 하는 것인지 눈에 띤다.



그런데 국가를 위해 일하겠다는 정치인과 행정은 입장이 다른가 보다. 전재희 후보가 방문하기 전, 시 단속부서는 화요장터에 모인 노점에 대해 단속을 실시했다. 놀란 노점 어르신들은 펼쳤던 좌판을 닫고 일단 철수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단속 공무원이 사라지자 다시 좌판을 깔았다. 단속 걱정 없이 물건을 파는 화요장터 상인들이 부러울 뿐이다. 한 노점 상인은 말한다. "서민들 먹고 살자는데, 장애인 아들도 있는데, 이 일이라도 해야 하는데...."

모두 서민들 어루만져 주겠다고 하는데, 정치인은 선거 유세용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행정은 불법이니 막무가내 단속이다. 이들에게 서민들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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