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원 구성, 권력은 나누는 것이 아니라고?
하반기 원 구성, 권력은 나누는 것이 아니라고?
  • 강찬호
  • 승인 2008.06.24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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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하반기 의회 원 구성...의회 민주주의의 실험대.



7월 정례회 시작과 함께 하반기 의회 원 구성을 앞두고 있다. 원 구성을 앞두고 13석 중 9석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개원하면 의원들이 알아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원론적 입장만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면은 다르다. 이미 원 구성에 대한 그림이 확정됐다는 추측이 지역정가에 나돌고 있다. 나름대로 유력해 보인다. 또 상반기 원 구성 당시 하반기 원 구성에 대해 한나라당 내부에서 합의한 내용이 있었다는 내용도 들린다. 지역정가에 나도는 확정설과 상반기 합의한 바 있다는 원 구성의 그림은 다르다. 

또 이런 추측과는 별개로 의원들이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원 구성에 나설 경우와 의원 간 이합집산에 따라 원 구성에 나설 경우 상황은 좀 더 복잡하고 시나리오도 다양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하반기 원 구성에 대해 분석기사를 내 보낸 바 있다. (아래 줄 기사 참조) 

그러나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현역 국회의원들이 지방선거 공천권 등 현실정치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입장이 무엇이냐에 따라 원 구성의 그림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현재 지역정가에서 거론되는 원 구성 그림은 이런 정황에 맞닿아 있다.  

이렇게 거론되는 그림에 따르면 의장단 5석 모두를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이고, 상반기 의장단에 포함되지 않은 의원들이 먼저 의장단을 맡는 그림이다. 4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에는 단 한 석도 돌아가지 않는 그림이다. 물론 이런 그림은 지역정가에 나도는 ‘유력한 추측’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원 구성 접근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 현재 의원들은 일단 당을 떠나 지방자치 시대에 걸맞게 의회에서 의원들이 ‘알아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의원들이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하반기 원구성에 대한 바람직한 원칙을 세우고, 민주적인 토론과 선출 과정을 거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원 구성을 하면 된다. 

상반기 의정 활동을 통해 가장 역량이 있는 의원으로 평가받고 바람직한 리더십을 보여 줄 수 있는 의원들을 의장단으로 추천하고 선출하면 된다. 하반기 의회 운영에 대해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지지를 받으면 된다. 또 이 과정에서 상반기 의회 운영에 대한 평가도 거치면 된다. 외부의 입김은 배제하고 의원들의 독자성을 존중하는 방식이다. 

만약 이런 방식으로 하반기 원 구성이 된다면 고질적인 지방의회의 '의장단 나눠먹기'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도 있다. 또한 의석수에 비례해 의장단 구성에 민주당 몫을 배정하는 것 역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 정치 여건에서 이런 선택이 가능할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권력은 나누는 것이 아니다'라는 '독선'이 똬리를 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변화를 선택할 것이냐 아니면 이미 정해진 '결정'에 대한 수순밟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냐의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지방의회가 하반기 첫 단추를 끼는 원 구성 과정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소신있는 의정활동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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