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우린 과거의 그들이 아니야.
기자의눈>우린 과거의 그들이 아니야.
  • 강찬호
  • 승인 2008.07.02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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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의회 하반기 의장단 구성을 두고 눈살이 찌푸려진다. 어느 것 하나 수긍하기 어렵다.

의석수 13석 중 의장단 의석수는 모두 5석이다. 통합민주당이 4석이니, 1내지 2석은 통합민주당 몫이 돼야 하는 것은 상식으로 보인다. 정치도의상 그렇게 보인다. 그런데 웬 걸. 민주당 몫은 한 석도 없다고 한다. 당연이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을 부를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들이 나온다. 상반기 원 구성에서는 준다고 해도 안 받겠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 달라고 하는 것은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상반기는 항의 표시로 ‘거부’의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반기는 민주당 몫을 적극 챙기는 것이 현재의 입장이다. 상반기와 달라진 것이다.

하여 한나라당이 다시 받는다. ‘우리는 과거의 그들이 아니라고.’ 의원으로 당선되고 뭘 모를 때야 정치도의상 의장단 의석을 나누는 것을 생각했지만, 2년을 보낸 지금은 정치도의는 그 때 그 때 달라진 다는 것쯤은 알게 됐다고.

소위 ‘정치현실’을 몸에 익힌 것이다. 이리하여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장단 의석을 놓고 치열한 내부다툼 중이라고.

다행이 윗분께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줘, 큰 싸움은 넘어섰는데 돌연 민주당이 끼어들어 판을 흔드니 대략 난감한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자칫 민주당의 반란에 몰릴 경우 어렵게 그린 그림이 다 망가질 수 있으니 촉각을 세울 수밖에.

명분과 실리가 목전이다. 민주당을 애써 외면하지만 명분상 모르쇠로 가기도 어렵다. 자칫 정치 과욕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민주당 요구를 수용하자니 판이 깨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실리가 흔들린다.

하여 민주당의 요구는 절묘했다. 개인의 몫을 양보할 수 없다면 정치적 양보를 하라고. 그것이 교섭단체 구성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개인의 실리는 보장하겠으니 교섭단체를 양보하라고. 소위 정치적 윈-윈의 승부수다.

그러나 개인의 몫을 확보한 후 하반기 의회 운영에서 민주당을 의회 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가자니 역시 한나라당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역시 스톱이다. 상황을 더 주시해보자고 한다.

교섭단체 요구는 민주당 측에 명분을 준다. 양보했으니 내놔라는. 그리고 9석대 4석이니, 의회 파트너로 인정하라고 하는. 그것이 의회 민주주의 기본 원리라는. 교섭단체를 안 주면 의장단 구성의 민주당 몫을 내놓을 수밖에 없으니 정치논리상 한나라당이 옹색해진다.

어차피 모든 싸움은 명분을 걸고 싸우기 마련이다. 2년동안 의회 주도권에서 배제된 채 지내 온 민주당이 하반기 2년도 배제될 수 없다며 준비한 카드가 이번에 등장한 것이다. 

또다시 한나라당이 배제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과거의 우리가 아니다’라는 것만으로는 상황을 종결짓기가 어려울 듯 보인다.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방법은 있다. 윗분의 용인 하에, 아니면 굳이 그런 용인이 없다하더라도 냉혹한 ‘정치현실’을 수용하는 것이다. 힘이다. 일단 먹고 나면 ‘시간이 해결 줄 것이다’라는. 이때는 명분은 알바 아니다. ‘의회민주주의고 뭐고’는 교과서에나 나오는 것이라고. 선택은 한나라당 몫이다.

하여 한나라당 내부에서 권력을 나누는 것을 두고 지역정가에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흘러  나올 때, 어느 정도 정치현실 상 그런 것을 수용하기에는 납득할 만한 수준의 내용이 가능할 때 용인되는 것.

윗분의 개입이전에 13석의 의석을 시민의 대표성이라고 인정하고 합당한 민주주의 방식을 도입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임을 시민들은 알고 있기에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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