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푸른 청년으로 만나고 싶다.
영원한 푸른 청년으로 만나고 싶다.
  • 강찬호
  • 승인 2009.03.08 2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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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시인 추모 20주년 행사 ‘어느 푸른 저녁의 노래’ ...시인에 대한 추억  그리고 시에 대한 노래.



▲ 기형도 시 '봄날은 간다'가 탈춤으로 등장했다.

어느 푸른 저녁의 노래가 광명에서 잔잔하게 불려졌다. 기형도 시인 추모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에서다. 그의 지인들은 그가 순수한 청년이었으며 노래를 즐겨 불렀고, 시에 대한 열정 가득한 문학도였다고 추억했다. 그는 짧았던 생애로 인해 생전에 시집을 발간하지 못했다. 시집 발간을 준비한 것으로 추측되는 푸른 노트가 그의 유품으로 남겨졌다. 그의 죽음 후에 그의 유고시집 ‘입 속에 검은 입’이 출간되었고 독자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6일 광명지역에서 시인 기형도를 기억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어느 푸른 저녁의 노래. 저녁 7시 광명시민회관 소공연장. 6살 광명시로 이사를 와서 29살 세상을 떠난 기형도 시인의 시에는 광명시 소하동과 안양천 일대가 시의 배경이 되고 있다. 그의 대표적인 시 ‘안개’가 그런 단적인 예다. 광명시는 이런 인연에 새삼 눈을 떴다. 그리고 이날 20주년 추모행사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 동안 지역의 문화 활동가와 몇몇 문인들에 의해 기형도를 기억하고 지역의 시인으로 발굴하고자 하는 소박한 노력들이 있어왔다. 그리고 그 여정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 성석제 소설가. "기형도는 노래와 시를 좋아했다.  그를 영원한 젊은이으로 기억하고 싶다."

이날 행사에서 초대손님으로 광명을 찾은 성석제 소설가는 대학 시절 만난 친구로서 기형도를 기억하고 추억했다. 그는 순수하고 모범적이었으며 노래와 시를 좋아했다. 대학시절 시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였고 두각을 나타냈다. 그리고 말했다. “20주년을 끝으로 더 이상 추모하지 않겠다. (기형도를) 영원한 청년으로 기억하고 만나고 싶다. 제 청년을 만나듯이.”

기형도 시인의 또 다른 지인인 장석주 시인도 이날 초대손님으로 무대에 섰다. 문학사에서 기형도 시가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 소개했다. 기형도 시에 대한 연구는 지속되고 있고 분화되고 있다. 그의 시가 가지고 있는 비극성에 대한 초기 연구 외에도 기형도 시의 압도적인 이미지들에 대한 연구 등으로 분화되고 있다는 것. 시적인 배경이 되기도 했고 그가 머물렀던 광명시 소하동에 대해서도 문학적 공간으로서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언급했다. 



▲ 장석주 시인(오른쪽)은 대담을 통해 기형도 시 세계를 소개했다. 대담진행 민병은 하안문화의집관장(왼쪽) 

이날 공연은 기형도 시인의 삶을 기록하고 시를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무용가 김옥희씨가 탈춤을 공연했다. 공연 작품은 기형도 시 ‘봄날은 간다’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대중가요 ‘봄날은 간다’를 탱고풍으로 변형한 배경음악을 사용했다. 이어 기형도의 지인이자 친구인 소설가 성석제씨를 통해 기형도를 추억했다. 가수 정유경은 기형도 시 ‘엄마걱정’과 ‘쥐불놀이’에 곡을 붙여 시를 다른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광명시문인협회 회원 세 명은 기형도 시 ‘안개’, ‘질투는 나의 힘’, ‘빈집’을 시 낭송했다. 기형도 시인의 지인인 장석주 시인은 기형도 시 세계에 대해 소개했다. 기형도 시 ‘어느 푸른 저녁’에 곡을 붙인 위촉곡이 한국남성페스티벌중창단에 의해 불려지면서 공연은 막을 내렸다. 



▲ 지역문인들은 시낭송을 통해 기형도 시를 소개했다. 



▲ 가수 정유경. 기형도 시 '엄마생각'을 노래로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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