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사람 한번 외식 가격으로 북한 결핵환자 한 명의 목숨을 살린다
남한 사람 한번 외식 가격으로 북한 결핵환자 한 명의 목숨을 살린다
  • 강찬호객원기자
  • 승인 2004.03.24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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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사람 한번 외식 가격으로 북한 결핵환자 한 명의 목숨을 살린다.

- 셋금 더불어 숲 강연, 북한결핵퇴치 운동 펼치는 스티브 린튼

 

 

 

▲ 유진벨재단의 인세반씨가 북한 의료지원활동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다.

 

정부보다는 민간이 먼저 나서야 한다. 보통사람들의 참여와 실천이 중요하다.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직접 목격하면서, 의료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세반씨. 그가 전하는 북한 지원 활동은 한국 사람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처럼 느껴진다.

광명시평생학습원에서 주최하는 ‘셋∙금 더불어 숲 마당.’ 19일 7시 광명시평생학습원 강당. 초청 강사는 유진벨 재단에서 활동하는 스티브 린튼, 한국이름은 인세반씨. 강연 제목은 “의료지원으로 분단을 가로지르는 푸른 눈의 한국인.”

 

영양상태 나빠지면서 결핵 발생 확대...북한 주민들 무서워해

 

유진벨 재단은 북한에 대해 의료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선구호 단체다. 최근에 주력하고 있는 활동이 북한 결핵퇴치 운동이다. 인세반씨를 통해 참가자들은 북한의 의료실정과 구호활동 등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강사에 따르면 1년에 3,4만명 정도가 구호활동 기관의 도움으로 치료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3만원에서 5만원 정도의 치료비가 없어 죽음에 직면하는 것이 북한 결핵환자들의 현실이다. 북한에서 영양상태가 전반적으로 나빠지면서 저항력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결핵환자 발생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북한사람들은 결핵을 무서워하고 있고, 잠재적인 결핵보유자를 포함하면 대략 결핵환자가 1백만명에 이른 다는 것이다.

 

의료체계는 있으나, 의료소모품 절대부족...의료지원 ‘흐름’이 중요

 

인씨에 따르면 북한은 의료 인력이나 시설 등 의료체계는 일정정도 갖춘 상태다. 그러나 의약품 등 의료소모품이 절대적으로 모자란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로 인해 북한에 대한 의료지원은 ‘흐름’이 중요하다고 한다. 즉 의료지원을 통해 기존 북한의료 체계가 능동적으로 가동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진벨 재단은 이런 흐름을 유지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패키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일회적인 지원보다는 지속적인 지원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 의료소모품이 절대적으로 모자란다고..

 


예를 들어 1차에서 일정규모를 지원하면 2차에서는 지원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여간다. 줄인 만큼 지원 의료 기관 범위는 확대가 되는 방식이다. 이미 1차에서 지원이 된 의료기관은 계속 운영이 된다. 지원은 하되 효과성을 충분히 따진다는 것이다. 인씨는 이런 이유로 자선단체나 구호단체들에게 후원을 하면서, 그 기관의 활동 방식에 대해서 무관심한 태도는 옳지 않다고 한다. 후원금을 모금하고 그 모금액을 어떤 절차와 방법을 통해 전달을 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 후원자들에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진벨 재단이 새로 기획하는 사업은 원스톱 의료지원 시스템이다. 북한 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의료상의 문제를 통합해서 한 번에 치료를 하는 방법을 모색해왔고, 실현을 하겠다는 것이다. B형간염문제, 구강(이빨)문제, 결핵, 안경 등이 이러한 지원분야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교섭을 하고, 사전실험을 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통일비용을 줄이는 방법 중에 하나라고 인씨는 피력한다.

 

왜 인씨는 이런 북한 지원활동에 몰두하는가?

 

인씨는 이런 자신의 활동에 대해 감사해한다. 기독교인으로서 이런 일을 할 수 있음에 근원적으로 감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씨가 한국과 인연을 가지게 된 것은 조부모님 때부터다. 세살 때 순천에서 자랐다. 한국사회 시골의 정취를 어느 한국인보다 잘 알고 있고, 그런 정취가 사라저가는 것이 아쉽다고 한다.
북한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79년. 관광객의 신분으로 북한을 갔다가 한국학의 매력에 빠지고, 북한을 연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에서 교수로 재직을 하다가, 북한 사회의 어려움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북한에 대한 지원활동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국 엔지오 등에서 지원활동을 전개했지만, 한국인이나 해외 동포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인씨는 유진벨 재단을 통해 이런 활동을 조직해서 하게 된다. 그러나 구호물자가 북한에서 전달되는 체계는 북한의 배급제도에 의해 진행이 되므로, 전달 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즉 배급 방식이 등록 구역을 통해 전달이 되므로 구역에서 등록이 되지 않고 떠도는 이들에게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인씨는 떠도는 이들에 대한 지원을 고민했고, 이 과정에서 결핵환자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 젊은이들, 통일에 관심 가지지 않는 것 안타깝다.”

 

인씨는 한국사람 어느 누구보다도 통일에 대한 강한 염원을 가지고 있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마저 갖게 된다. 인씨는 한국 젊은이들이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에 대해 우려를 한다. 그러면서 이날 강연장에 젊은이들이 많이 눈에 띤다고 반가움을 전하다. 남한사람 한번 외식 가격이면 북한사람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통일에 대한 간절함을 전하기도 한다.
현실의 모순을 피력하기도 한다. “북한 사람들, 시골 맛이 난다. 고집이 세고 자존심도 강하다. 난 통일을 열어 주는 사람이다. 열어주면 뜻있는 분들이 참여를 할 것이다. 6.15선언이후 북한사회도 많은 것이 변하고 있음을 느낀다. 한국의 성공을 자신들의 성공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남한에 대해 예전에 비해 적대적이지 않다.” 인씨가 전하는 북한 사람들의 모습과 생각이다.

그러면서 더한다. “통일, 민간의 접근이 많아야 한다. 큰일은 정부가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민간은 바다고 정부는 배다. 배가 떠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통사람들의 작은 생각들이 모여야 가능하다. 통일은 지금 내가 하는 것이다. 배고픔 사람이 있으면 먹여주고, 환자가 있으면 살려야 하는 것이다.” 통일에 대한 인씨의 생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간의 자발적이고 참여적인 교류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2004. 3. 24  강찬호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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