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까?
나는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까?
  • 조은주기자
  • 승인 2004.04.12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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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까?"

전교조 광명지회 새내기 교사를 위한 학급운영교실 열어

 

 

 

▲ 새내기 교사들이 선배 교사들의 경험을 통해 교사의 길을 배우고 있다.

 

전국 교직원노동조합 광명지회(지회장 노용래)에서는 2004년 새내기 교사를 위한 학급 운영 교실을 열었다. 광명시 관 내 중학교, 고등학교  교사 약 40여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선배 교사는 새내기 교사를 위해 건강한 학급 운영 사례를 발표하고 새내기 교사들은 선배들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열심히 메모를 하며 귀를 쫑긋 세웠다.

교사 경력 4년차의 가림중학교 최OO 선생님은  우선 "나는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까?" 를 먼저 고민하고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최 교사는 연간 계획을 세우고 아이들을 만나는 3월을 준비한다.  3월에는 학급 아이들 모두에게 직접 쓴 쪽지를 전하고, 학부모에게도 학급 아이들 활동 결과물, 학부모가 자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 학교 교육 전반에 관한 올바른 참여에 관한 내용을 편지로 써서 전하기도 한다. 또한 모둠 활동을 활성화 하고, 일방적인 전달사항을 지시하는 종례에서 탈피해 자치 종례를 실시하기도 한다.   또한 최교사는 교단에 서면서 생기는 여러가지 즐거움, 스트레스 등을 교단 일기를 쓰면서 정리한다.  마지막으로 최교사는 새내기 교사들에게 이렇게 당부한다.
"어떤 색깔의 선생님, 어떤 모습의 선생님이 가장 좋은 선생님이다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좋은 선생님'의 모습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갖고 꾸준한 교육적 실천을 일궈가시길 바랍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술과 방법은 그 다음이지요."

전 광명고 교사였던 주OO교사 역시 학기말, 3일 밤을 세워 학생들 모두에게 엽서를 보낸  기억과  그 아이들이 졸업 후에도 그 때 너무 감동 적이었다고 이야기를 전 할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고 이야기 했다.  주교사는 생일을 맞은 아이에게 작은 메모를 적어 살짝 건네고, 부적응 아이들에게도 수시로 엽서를 보내는 등의 활동을 소개하였다.

전교조 광명지회는 올바른 교원 정책 수립과 교원 처우개선, 양성평등 실현, 교원자치의 확대  참여, 겨레 사랑과 반전 평화교육의 실천, 올바른 교육정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3월 4일 담임선생님이 보내는 첫 번째 쪽지(가림 중학교 최OO 교사가 아이들에게 보낸 첫 쪽지)이다.

3학년 1반 아이들아!

반갑다. 선생님은 지금 이 쪽지를 쓰면서 3학년 1반에 어떤 아이들이 모이게 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설레기도 하고... 모두들 예쁘고 씩씩한 학생들일거라 믿어.
다들 3학년이 된 소감이 어떠니? 1학년에 입학했던 것이 어제 일 같은데 벌써 3학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지? 한편으론 고등학교 진학 때문에 공부 할 걸 생각해서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기도 할거야.

앞으로 일년간 너희들과 살아가기 위해 선생님이 두 가지 제안을 하려고 해.

첫째로, ‘올해는 꼭 인생의 목표와 꿈을 세우자’라는 거야. 너희들이 어떤 다짐과 각오로 3학년이 되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선생님은 올해 너희들이 인생의 꿈을 만드는 일년이 되었으면 한다.  다들 올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라는  생각과 어느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은지 생각들이 있을 거야. 그런데 그거 말고 나중에 자기가 어른이 되어서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선생님 생각에는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말인데 선생님은 너희들 인생의 확실한 목표를 먼지 세우라고 말하고 싶어. 자기가 정말 이루고 싶은 간절한 목표가 있을  때 인간은 무한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단다. 그리고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이의 모습...멋지지 않니?

두 번째는 선생님과 38명의 학생들이 모두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자’는 거야. 이제 우리는 싫건 좋건 간에 일년간 함께 살아나갈 한 가족이야. 생김새도, 성격도 다른 39명이 좁은 한 교실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다 보면 당연히 여러 일들이 생기겠지? 경쟁심과 이기심이 학교생활에서도 너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적어도 우리 반만은 친구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친구의 문제를 우리들의 문제로 받아들여 함께 돕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서로를 꼭 필요로 하는 사이가 되길 바란다. 우리들 중에는 능력이 미치지 못하기도 하고, 공부에 흥미가 없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거나 부끄러워 말고 열심히 하고, 서로 가르쳐 주고 격려하면서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는 학급이 되었으면 한다. 함께 배우고, 함께 아는 즐거움, 서로 돕는 즐거움이 1년 동안 우리 교실에 가득하길 바란다.

얘들아! 내일부터 각오 단단히 하고, 힘차게 살아가자!

 

 

  

 <2004. 4. 12  조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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