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기고>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김경표
  • 승인 2009.07.09 19:3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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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사회에 자주 등장하는 화두 ‘메멘토 모리’는 인간은 항상  죽음을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로마시대에 전쟁에서 승리한 후 시내를  행진하는 개선장군 뒤에 노예 한명을 세워  ‘메멘토 모리’ 외치게 하는 풍습이 있었다. 당시에 전쟁에서 돌아온 개선장군들이 승리에 들떠 쿠데타를 모의하기도 했기 때문에  군대를 끌고 입성 하면  사형에 처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착각하지 말고 겸손하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웅장한 개선식을 올리고 있는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그 순간이 최고 절정일 수 있겠지만 이 장엄한 영광도 언젠가는 지나가니 우쭐되거나 교만하지 말라는 교훈적 경고도 있다.

지금 우리 주위에서는 무소불위 권력이 행사되는 일들이 비일비재 발생되고 있다. 권력은 국민 속에서 만 양산될 수 있고 결코 국민위에 군림할 수 없음을 망각하고 있는 자들이 있으니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하늘을 찌르고도 남음이 있다 하겠다.

얼마 전 발생했던 인터넷 글 조회 수 조작을 형법상 업무 방해에 해당한다며 네티즌들에게 압수수색을 하고 평화롭게 집회를 마치고 해산하는 시민들에게 몽둥이와 방패로 머리를 찍어 내리는 요즘 경찰의 과잉충성은 민중의 지팡이로써의 역할을 포기한 선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국민의 마지막 보류로써 시시비비를 판가름해야 할 법관이 권력에 충성하기 위하여  법을 어기고 재판에 개입하여 사법부 60년사에 오점으로 기록될 초유의 사건을 일으켜 국민과 동료판사들의 공분을 자아내고도 뻔뻔하게 자리에 버티고 앉아있는 모습에서 국민은 가치관의 혼돈을 일으키고 있다.

또 경제난으로 겪고 있는 국민의 아픈 정서는 아랑곳  않고 정부기관이나 요직을 용공행상 낙하산인사로 보은해야 한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는 집권여당 대표의 형태와 고소영, 강부자인사도 부족하여  논문중복게재, 가족 간 부동산 편법증여, 자녀 위장전입, 아들의 병역기피 ,배우자의 국민연금 체납 등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하자 투성이 인사가 장관으로 임명되는 일 등에서는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함이 짙게 베어 나고 있으니 이런 상황들을 접할 때 마다 국민의 마음은 마치 국보 제1호 숭례문이 화재에 의해 잿더미가 되었을 때처럼 처절한 느낌이 들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전직대통령의 서거에 구름처럼 모여들어 울분을 토했던 500만 조문객의 의미를 잊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서민경제는 파탄나 빈부의 격차는 커져만 가고 남북관계는 경색되어 곧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위태해지고 있으며 국민의 피로 일구어낸 민주주의는 갈수록 후퇴해 교수, 종교인, 문화예술인, 여성단체, 학생 등 각계각층에서  이어지고 있는 나라를 걱정하는 오늘의 외침을 결코 가벼이 넘기지 않기를 충언한다.

세상일들은 결코 영원하지 않으며 변화하기 마련이다. 권불십년! 어떤 권력도 10년을 넘기기 힘들다는 평범한 진리가 우리에게 있다.  지금 우리 국민이 숨죽여 ‘메멘토 모리’를 외치고 있는 것은 권력의 무상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고, 오늘은 내가 죽지만 내일은 네가 죽고, 오늘은 어제 죽은 자들이 갈망하던 내일이라 했던가? 우리는 이렇게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떠나가며,  죽음이라는 숙명이 멀지 않은 곳에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내가 남보다 많이 누리고 있다하여 결코 경박스럽게 호기 부릴 일이 아니며 잠시 힘들고 소외되었다 하여 외로워하거나 슬퍼할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눈앞에 당장보이는 것만이 모두이며 처음이자 끝이라 생각하고 생사를 걸고 있으니 얼마나 어리석고 부질없는 짓들인가. 많이 가져 넘치는 자들 경박하지 말고 겸손하자! 부족하여 힘에 부치는 자들 용기를 잃지 말고 힘을 내자!  이제 우리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절망, 허무, 교만 등 모든 부정적인 요소들을 ‘메멘토 모리’ 의미 속에 고이접어 묻어두자.

김경표(수필가, 민주당 부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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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표 2009-07-13 10:42:31
'나도부처'님의 말씀에 일정부분 동의합니다.참고로 저는 소득세,주민세,건강보험료 등을 정상적으로 납부하고 있는 백수가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

나도부처 2009-07-13 00:49:22
지역을 위하여 일하는 언론사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모두가 칼럼자 인물들 옛날 열린우리당인물.민주당인물 하기야 인물색은
똥색이니 오죽하겠오! 마누라 공무원해서 벌은돈 정치한다고...백수도 참 편한직업이지?

황의철 2009-07-12 00:15:37
구구절절 가슴에 와닷는 이야기네요.
자신이 무었을 위해 사는지도 모른채 앞만보고 질주하는 현대인들이 가슴에 새겨야할 소중한 글이네요.
잘~보고갑니다.

영표 2009-07-11 02:50:11
수필만 쓰세요, 사진 내지 마세요. 난 피천득선생이 수필 쓰고 사진 냈다는 말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