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터가 ‘금개구리’라면, 소하배수지는 ‘맹꽁이’
안터가 ‘금개구리’라면, 소하배수지는 ‘맹꽁이’
  • 강찬호
  • 승인 2009.07.20 21: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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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하2동 주민들, 배수지 체육시설 과다 설치 반대...종전대로 자연공원으로 해달라...환경부 보호종인 맹꽁이 서식 확인 



▲ 주민들이 맹꽁이 서식을 확인하고 맹꽁이 지킴이로 나섰다. 맹꽁이도 금개구리와 같은 보호종으로 불법채취시 벌금이 5천만원이다.

시가 소하배수지 근린공원에 체육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두고 인근지역 주민들은 당초에 과다한 체육시설 설치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며 배수지 공사를 하기 전 수준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은 소하배수지 근린공원 일대는 구름산과 연계되어 환경부 법정보호종인 맹꽁이가 서식하고 있고 개구리, 꿩, 너구리도 내려오는 등 보호 필요성이 있다며 환경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소하배수지 공사 사전환경성검토가 제대로 이뤄진 것인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소하배수지 공사는 소하택지 개발사업과 역세권 개발사업에 따라 늘어나는 급수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송배수관로를 확충하고 배수지를 확대하는 공사로 지난해 시공업체를 선정해 공사를 시작했으나 올해 3월 20일자로 낙찰 선정과정의 문제로 공사가 중지되어 있다. 



▲ 소하배수지 공사현장. 직선 거리로 현대아파트가 보인다. 주민들은 소음, 미관, 환경을 이유로 체육시설 과다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시는 소하배수지 공사와 함께 기존 근린공원 부지에 인라인스케이트장, 배드민턴장, 농구장, 게이트볼장 등 체육시설을 설치할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또 근린공원 접근성 개선을 위해 기존 녹지 공간에 산책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소하배수지 공사와 체육시설 설치를 위해 현장과 소하2동 주민센터에서 두 차례 주민설명회를 진행했고 매 회 50,60명의 주민들이 참석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시가 추진하는 소하배수지 공사는 두 가지 난관에 봉착해 있다. 입찰자 선정 문제로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이 인정돼 현재까지 공사가 중단된 채 소송 중이고, 판결이 8월 중에 나올 예정이다.

한편 소하배수지 인근 주민들이 배수지 근린공원에 과다하게 체육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주민들의 의사와 다르다며 반대 활동에 나섰다. 주민들은 시가 주민설명회를 통해 사전에 의견을 수렴했다고 하지만, 시측의 의견 수렴은 형식적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 주민이 맹꽁이 올챙이들이 서식하고 있는 배수로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시가 추진한 주민설명회는 몇몇 주민들을 모아 놓고 설명회를 진행한 것으로 자기들끼리 형식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설명회 개최 사실을 아는 주민들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허승종 현대2차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은 올해 3월부터 사실을 알고서 반대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허 회장은 “몇 사람을 위한 체육시설이 아니라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 공사 이전의 근린공원은 자연공원이었고, 주민들에게 ‘화단’과 같은 곳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와서 쉴 수 있는 곳이었다. 종전과 같은 자연공원 형태로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또 시가 기존 산림녹지에 없던 산책로를 계획하는 것도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며 결국 환경만 훼손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지난 6일 동안 하루에 1시간 30분씩 주민들의 반대 서명을 받아 2,5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주민들이 받은 반대서명은 현대 아파트 주민들뿐만 아니라 소하배수지 인근 주민들로부터 골고루 받았다고 한다. 

또한 주민들은 인근 부천시에서 맹꽁이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주민들이 투쟁한 기사를 보고 지난 17일 경기지역 환경단체에 연락해 맹꽁이 서식지임을 확인했다. 주민들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소하배수지 능선 배수로에 맹꽁이 올챙이들이 집단적으로 서식하고 있었다. 



▲ 공사 현장 안내판에는 체육시설 설치에 대한 내용이 없다며 이는 주민들을 속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지난 17일 함께 현장을 확인했던 허기용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은 “배수지 공사로 근린공원에 있던 웅덩이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맹꽁이들이 배수로로 산란장을 옮긴 것 같다.보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소하배수지 공사 진입로 설치로 인해 구름산과 연결되는 생태이동로가 단절이 되어 복원이 필요하고, 근린공원도 생태공원으로 복원하는 방식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민들은 해당 지역구 의원들과 시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사전에 주민들과 의논하지도 않았으며,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해 선심성으로 무분별하게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소하택지와 역세권에 용수를 공급하고자 한다면 인근 부지(산)도 있는데 왜 멀리 떨어져 있는 소하배수지를 확대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공사 전에 실시하게 되는 사전 환경성검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관련 기관에 문의한 결과 이런 경우라면 문제가 있다는 답변을 듣기도 했다고 말하고 있다. 



▲ 배수지 공사로 당초 완만한 경사면이었던 부지에 콘크리트 옹벽이 세워졌고, 배수지 부지는 기존 높이보다 높아졌다. 위험해 보이고 미관상 보기 좋지 않다. 

소하배수지 공사는 입찰 선정 문제, 체육시설 설치에 따른 주민들의 반대의견에 이어 다시 환경부법정보호종(2급)인 맹꽁이 서식이 확인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존에 계획 중인 체육시설을 재배치해서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 수렴하도록 하고, 그래도 주민들이 반대를 한다면 주민들의 의견에 맞게 다시 조정을 검토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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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꽁이 2009-07-21 15:08:55
이젠 "맹꽁이"(보호)를 위하여 종전 "맹꽁이 주 서식지" 였던 기 개발지들인 현대2차아파트 및 주변 기타 등등을 머지않아 초 자연상태로 스스로들 원상회복 해야할 일들도 남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