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이 범죄를 막는다?
가로등이 범죄를 막는다?
  • 김익찬(시민기자)
  • 승인 2009.07.24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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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인간에게 그저 단편적인 느낌만을 전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신체에 생리적 변화를 가져온다. 사람들은 빨간색을보면 흥분하고,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지는 생리적인 반응을 경험한다. 

반대로 파란색(푸른색)은 맥박이나 혈압을 진정시키는데 효과가 있다. 파란색이 주는 감정적, 생리적 진정효과는 범죄를 일으킬 때의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상태, 즉 흥분하고 화가 난 상태를 부드럽게 억제한다.

파란(푸른)색이 범죄예방 효과가 있다는 주장의 과학적 근거는 푸른색이 심리적 안정을 가져온다는 것. 푸른색을 보면 뇌의 사상하부가 자극을 받아 심리적 안정작용을 하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붉은색은 흥분작용을 하는 호르몬 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파란색(푸른색)을 보면 붉은색을 볼 때보다 맥박수가 20회 정도 줄어 든다는 임상 실험 결과도 있다.



▲푸른 가로등 도입 전후  급감하는 범죄건수

푸른가로등의  범죄 감소효과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지만,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깨진 창이 있는 건물은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과 반대의 이치"라며 "푸른 가로등이 범죄를 감소시킨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환경범죄학 관점에서는 충분히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푸른 가로등의 원조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오래된 산업도시 글래스고로 마약 사범으로 악명을 떨치던 도시다. 글래스고시는 2000년 시내 쇼핑가이자 환락가인 뷰캐넌(Buchanan) 거리의 가로등 빛을 오랜지 색에서 푸른색으로 바꿨다.

도시 경관을 바꿔 보자고 시도한 것이었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시내 중심가의 범죄발생률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를 일본 언론이 보도한 뒤 일본에서 푸른가로등이 주목받기 시작해 2005년에 나라시에서 최초로 푸른 가로등을 설치하였다. 설치후 범죄율이 30%나 급감했다. 이후 일본에서는 시즈오카현 등 지방자치단체 16곳이 푸른 가로등을 도입했다.

지난해 12월 EBS  '다큐프라임'을 시청한 경찰서 관계자들이 방송에 나온 설치사례를 알게되면서  강남구청 관계자와 함께 관련자료를 수집해 나섰다.



▲푸른 가로등이 설치된 지역은 밤이되면 사방이 푸른 공간으로 변한다.

그리고 강남구는 일본을 방문해서 운영 상황을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2008년 12월부터 푸른가로등을 시범설치 중이다.  수서경찰서는  형사당직실과 유치장의 벽면도 밝은 파란색으로 바꿨다.

강남구는 관할서인 수서경찰서와 함께 국내 최초로 범죄 예방을 위해 개포 2동과 4동에 80개의 푸른 가로등을 시범 설치했다.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푸른 가로등을 시범 도입한 지 한 달이 된 개포4동 주민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본 결과, 60%가 넘는 주민이 푸른 가로등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을씨년스럽다는 반응도 일부있지만 일본에서 30%가량의 범죄율 감소 효과를 보았던 만큼 새로운 범죄예방 인프라로 기대를 모으고있다.

이렇듯 인간의 힘은 하나의 상황을 바꾸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서로돕고 배우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점차 바꿔나간다.

광명시도 푸른가로등으로 바꿔나가는 것은 어떨까 ?

김익찬 
하안1단지입주자대표회장
광명시민신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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