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가득한 공동체 세상을 꿈꾸자, 황대권선생 초청강연
생명 가득한 공동체 세상을 꿈꾸자, 황대권선생 초청강연
  • 이진선기자
  • 승인 2004.06.21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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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가득한 공동체 세상을 꿈꾸자, 황대권선생 초청강연

평생학습원 셋.금 대화 마당, 들풀 향기 가득한 생명의 소중함

 

 

 

6월 18일 오후 평생학습원 강연장에는 풀 냄새가 가득했다. 바로 오늘 셋금 대화마당의 주인공인 황대권 선생때문이었으리라.

그는 “야생초 편지”의 저자이면서 현재 생태공동체 연구모임을 이끌고 있다. 그는 농대를 졸업했지만 유신시대때 유신철폐운동, 반정부투쟁을 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전두환 쿠데타 이후 미국으로 공부하러 떠난다. 1985년 안기부에서 조작한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13년 2개월만에 세상에 나오게 된다. 니것이 지금의 그가 있도록 만들어준 화려한(?) 경력이다.

 

보안관찰법 승소 판결

 

그는 얼마 전에 소송을 건 “보안관찰법”이 대법원에 의해 승소 판결을 받게된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보안관찰법은 장기수들이 풀려난 이후로도 계속 감시를 당하며 살도록 만든 법이다. 주기적으로 담당 형사에게 행적을 보고해야 하며 집을 비울 때도 일일이 보고를 해야 한다.  더 넓은 감옥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런 악법에 대해 그동안 여러 장기수들이 소송을 걸었지만 승소 판결을 받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앞으로 억울하게 고통을 받은 장기수들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보안 관찰법이라는 악법이 현재까지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민들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희망으로 다가온 야생초

 

그는 감옥생활을 통해 새로운 삶을 맞이하기 시작한다.
1.5평 독방에서 하루 딱 15분간의 운동시간이 주었졌단다. 처음엔 데모를 했지만 하면 할수록 건강이 쇄약해졌다. 그리고 그에게 닥쳤던 두번의 죽음. 4개월동안 온갖 고문을 당하면서 몸은 몸대로 상하고 그 안에는 원망이란 독버섯이 피기 시작했다. 그 때의 심정은 희망도 절망도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절망이라는 단어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라며 그 때의 상황은 절망도 희망도 없는, 아무 가치가 없었던 때였다고 한다. 그렇게 지내다 결국 협심증이라는 병을 얻었다. 그러나 제일 큰 병은 스트레스였다.  

풀이 없어 마른 하얀 운동장, 회색 벽, 그리고 죄수들의 파란 옷. 이 세가지 색밖에 존재하지 않는 교도소 안은 그 어디에도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에게 희망이 하나 날아왔다. 바로 야생초였다. 밖의 씨가 날아와 교도소 안에서 피기 시작한 풀들은 그에게 희망의 빛이었다. 하지만 교도관들이 이 풀들이 자라면 바로 잘라버렸기 때문에 그가 야생초를 모아 화단을 만들기 까지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사회참관이라는 이름으로 가끔씩 차를 타고 세상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를 주어졌는데 그 때마다 그는 야생초를 얻어 왔다. 그렇게 가꾼 다시 화단에는 100여종 넘는 야생초가 살게 되었다. 그의 희망이 꽃피기 시작한 것이다.

야생초를 만나면서  그에게는 새로운 세계 즉, 생명의 세계가 열렸다.  자신의 경험을 말하면서 그는 삶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만약 자신이 교도소가 아니라 사회에 있었다면 이런 작은 생명의 중요함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라고. 그리고 이렇게 작은 세계 속에서 큰 세계를 발견 할 수 있는 기쁨에 너무 감사하다고.

이런 괒어을 겪으면서 그는 결국 원예치료의 일인자가 되었다. 변변한 책한권 없이 몸으로 깨우친 것이다. 그는 진정한 생태주의자란 자기인식 자체를 깨우치는 사람이라 했다.

 

자연 치유력은 실천의 문제

 

교도소 생활을 하면서 야생초를 가지고 차를 달여 마셨다고 한다. 놀랍게도 모든 병이 다 나았다고 한다. 야생초가 약이었던 셈이다. 이것이 바로 자연 치유력(self-healing).

자연 치유력은 새로운 문명의 21세기 키워드인 동시에 앞으로의 희망이다. 현대를 살는 사람들은 자급자족의 생활을 잊고 산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지 자기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삶이 가장 중요한 삶이다. 그리고 이 것을 실천할 때 자연치유력이 발현된다.  지금 그가 생태공동체의 실현에 온 열정을 쏟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탄트라는 책을 보면 현대인들은 사막을 횡단하기 위해서는 한 트럭의 짐이 필요한 반면 원주민들은 지팡이 하나로 사막을 횡단할 수 있단다. 원주민들이 기이한 능력이 있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바로 사람의 몸에 이미 사막을 횡단할 수 있는 필요 이상의 것들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원래있던 능력을 우리는 현대물질 문명에 휩싸여 점점 잃어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 생태적 감수성을 다시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꼭 자연과 친해져야 한다. 어떻게 생태적인 가치를 구현할 것인지는 다같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얘기하며 강의를 마무리한다.

 

생명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

 

요즘 웰빙열풍이 불어서 그런지 건강에 관한 질문들이 줄을 이었다. 야생초 편지에 나오는 뇨요법이나 어떤 야생초가 좋은 것인지 등의 질문이 쇄도했다. 그는 질문에 대한 대답 대신에 중요한 무엇을 청중들에게 던진다. 지금까지 내가 야생초를 통해 알린것은 야생초가 어디에 좋다라는 것을 소개 하려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지금 운동을 하는 것도 생명에 대한 연대의식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그렇다. 모든 것에 찌든 이 삶 속에서 생명만큼 진실됨을 말하는 것이 어디있겠는가?  

난 개인적으로 녹색을 참 좋아한다. 녹색에서는 생명의 신비한 힘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늘 그를 통해서 그런 신비한 생명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생태공동체 연구모임 www.commune.or.kr

 

  

 <2004. 6. 21  이진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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