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가 '감자'를 만났을 때.
'옥수수'가 '감자'를 만났을 때.
  • 강찬호
  • 승인 2009.07.27 11:5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명1동 400여주민들, 자매마을 안내면 지역축제와 농촌체험 진행.



▲ 축제 현장에서 아이들은 신났다. 섶다리가 폭우 피해로 망가졌다. 다시 복원됐다.

옥수수는 감자를 만났고, 광명1동은 안내면을 만났다. 그리고 도시는 농촌을 만났다. 광명1동과 옥천군 안내면이 도농 자매결연을 맺어 차근차근 우정을 쌓아 가고 있다. 작은 동과 작은 면의 교류이지만 이들의 우정은 허울뿐인 여타의 국내외 교류와 비교해 손색이 없고 오히려 모범으로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광명1동은 지난 25일 오전 7시 광명북중학교 운동장에 집결해 충북 옥천군 안내면으로 향했다. 안내면 지역축제에 참가하고 농촌체험 행사를 갖기 위함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안내면 주민 40여명이 광명1동을 방문했다. 지난해 두 곳은 서로 자매결연을 맺어 교류를 시작했다. 



8대 버스에는 350여명의 광명1동 주민들이 승차했다. 광명1동 주민자치 위원들, 각 동 단체 임원들, 광명1동 청소년문화의집을 이용하는 청소년들, 한살림광명지역아동센터 아동들과 지역의 저소득층 아동들 그리고 참가 신청을 받은 주민들이 참여했다.

기자는 1호차(본부차)에 동승했다. 차량이 광명을 벗어나면서 석영만 동장의 사회로 행사와 일정 안내가 진행됐다. 석 동장은 “우리는 축제 들러리가 아닌 축제 ‘손님’으로 가는 것입니다. 안내면 주민들이 형제마을로서 준비를 해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석 동장은 참가자 현황과 하루 일정 등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참가자 인사와 소개도 이어졌다. 이강우 광명1동 주민자치위원장은 "365일 벼르고 별러서 나선 길로 화려한 외출"이라며 흥을 돋우었다. 향수 시를 낭송하고 손수 노래를 뽑았다. 특유의 복장도 ‘외출’이었다. 이 위원장의 흥을 시작으로 각 참가자들의 소개와 노래가 이어졌다. 보통 귀가 길에 얼큰한 얼굴을 하고서나 등장할 장면들이 펼쳐진다. 맨 정신에, 아침 시간인데도 ‘프로그램’이 가능하다니, 대단한 ‘내공’들이다.

차량은 막힘없이 달렸다. 고속도로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오는 길목에서 10여명의 옥천군 소속 문화해설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동네어귀까지 마주 나와 손님을 맞이하는 격이다. 이들은 각 차량에 나눠 승차해 안내면까지 안내를 했다. 1호 차량 앞에는 경찰차량이 선두를 섰다. 폼이 났는지 한 참가자가 우쭐해한다. “대단한 손님이어~우리가”(웃음). 문화해설사는 육영수 여사 생가가 있고, 정지용 시인의 생가가 있는 옥천은 금강과 대청댐과 접경해 있는 청정지역이라며 옥천을 소개했다.



동네에 들어서자 축제 현장이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곧바로 축제 개막식 현장으로 향했고, 10여분 지나 축제가 개막됐다. 조완승 안내면 주민자치위원장의 사회로 개막식이 진행됐다. 개막선언과 애국가 제창, 내빈소개에 이어 바로 광명1동 소개가 진행됐다. 이강우 위원장에게 감사패가 전달됐고, 이강우 위원장도 준비한 선물을 이병준 축제추진위원장, 한용택 옥천군수, 이용희 국회의원에게 전달했다.

이어 ‘파격’적으로 이 위원장의 인사말이 진행됐다. 사전 순서인지 즉흥적인 양해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 위원장은 축제추진위원장의 대회사나 지역 군수, 국회의원의 인사말에 앞서 먼저 인사말을 하는 ‘호사’를 누렸다. 

이 위원장은 먼저 인사말을 해도 되는지 양해를 구한 후 “찌든 도시의 벽돌집에서 생활하다 365일 별러 찾아 온 것”이라며 “1,200명이 올수도 있었는데 안내면에서 말려서 400명만 방문한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물론 정지용 시인의 향수를 낭독하는 것으로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한 발 더. “광명1동 참가자들이 안내면에서 생산하는 대학찰옥수수 홍보대사가 되어 싹쓸이 판로를 열어 주겠다.”며 “옥수수 4모작 농사”를 지으라고 허언장담도 더했다. 말처럼 앞으로 두 자매마을이 서로 생산물을 구매해주고 책임져주는 단계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말문이 열린 것이다. 



▲ 이병준 추진위원장의 감사패에, 이강우 위원장이 답례로 액자를 선물했다.

이강우 위원장에 이어 축제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병준 농협조합장이 대회사를 했다. 이 위원장은 “옥수수와 감자의 만남 축제는 올해 2회로 옥수수와 감자를 소재로 만든 축제로 좋은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용택 군수는 “도시에서 찾아와 준 여러분들이 있어 농촌은 힘들지 않고 외롭지 않다.”고 인사말을 했고, 이용희 국회의원은 순수 민간축제이자 면 단위 축제로서 의의가 있다고 격려했다. 



▲ 나상시 광명시의원, 석영만 광명1동장, 이병준 안내면축제추진위원장, 조완승 안내면주민자치위원위원장, 이강우 광명1동주민자치위원장(왼쪽부터)이 점심 식사 후 건배를 하고 있다. 우정은 곳곳에서 피어났다.

개막식 행사에 이어 축하공연이 진행됐다. 광명1동 청소년문화의집 소속 재활용난타팀 ‘두드락’의 화려한 찬조공연은 이날 오전 축하공연의 대미를 장식했고, 호응을 얻었다. 참가자들은 안내면에서 마련해준 냉콩국수, 옥수수, 감자, 빈대떡으로 식사를 했다. 

어린이들은 개막식이 진행된 행사장 바로 아래 하천에서 민물고기 잡기 행사에 참여했다. 대청호에서 잡아 온 민물고기를 행사를 위해 하천에 풀었다. 낯선 체험과 물놀이에 아이들은 신났다. 민물고기 체험에 이어 아이들은 옥수수 따기 체험행사에 참여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시식행사와 농산물 구매가 진행됐다. 광명1동은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한 자루 농산물만 구입했고, 나머지는 별도로 마련된 접수처에 주문을 해서 추후 별도로 받게 된다.



▲ 광명1동 청소년문화의집 두드림의 공연.

광명 참가자들은 점심 식사와 체험행사를 마친 후 오후 2시경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대청호 주변 장계관광지와 정지용 시인과 정지용문학상 수상자들의 수상작들을 테마로 조성된 시문학 아트벨리 ‘멋진 신세계’를 방문했다. 일종의 테마공원인데, 소재가 시와 문학이다. 어린이들은 아트밸리 예술체험 공방인인 ‘모단스쿨’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 축제는 흥겹다.

참가자들은 보슬비와 간간이 내리는 비와 함께 정지용 시인에 대한 소개와 테마공원을 걸으며 각 종 작품과 멋진 대청호의 풍광을 즐겼다. 이런 곳에서 머물면 누구나 시인이 될 것이라며. 



▲ 정지용 시를 주제로 한 시 문학 공원의 작품 위를 거닐었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지났고, 계획에 맞춰 참가자 일행은 다시 귀갓길에 나섰다. 피곤하고 나른한 몸을 차량에 실었다. 참가 소감을 나누기도 했고, 피곤에 지친 이들은 몸과 마음의 기억 속에 하루 농촌교류의 추억을 담았다. 장대숙 두드락 회장은 “광명1동 가족들만의 나들이를 한 것 같다. 특별한 체험이었다. 공연하면서 하이라이트로 등장해 호응을 얻은 것 같아 광명1동의 명예를 지킨 것 같다. 다음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명북중에 도착해 참가자들은 옥수수와 감자 자루를 메고 어수룩한 저녁에 각 자 집으로 돌아갔다. 



광명1동은 지난 2008년 7월26일 안내면과 자매결연을 맺었고, 이후 농산물 직거래를 실시하고 있으며 상호 방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팁. 옥수수를 제 맛에 오래 두고 먹는 법. 옥수수를 쪄서 먹고 남은 것은 식혔다가 바로 냉동 보관한 후, 다시 꺼내 먹을 경우 냉동 상태에서 녹이지 않고 바로 쪄 먹으면 맛이 그대로 유지가 된다고. 현지 문화해설사 향토음식점 안내 담당자가 전해 준 말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평자 2009-08-06 15:13:48
석영만 동장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민들을 위한 행사로 많은 분들이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어릴적 고향 시골에 대한 향수를 다시 한 번 느낀 행복한 나들이었습니다. 광명1동 아동센터 역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존경 2009-07-27 21:05:52
석 동장님 멋져요 화이팅 광명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