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인조잔디구장,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학부모 반발
초등학교 인조잔디구장,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학부모 반발
  • 강찬호
  • 승인 2009.09.16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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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일초, 편파적인 설문조사 실시로 인조잔디구장 설치 추진...학교측, 정상절차대로



▲ 광일초등학교 운동장 전경. 최근 인조잔디구장 설치를 놓고 학교측과 학부모 의견이 맞서고 있다.

학교에 인조잔디구장을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찬반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광명시내 한 초등학교가 불공정한 방식으로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인조잔디구장을 추진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쳐 논란이 일고 있다.

광명6동 소재 광일초등학교는 지난 9월 10일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이 문제를 처리했다. 학교 측은 이에 앞서 학부모 설문지를 통해 사전 의견을 수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 관련 가정통신문’이라는 제목의 학부모통신문에는 ‘인조잔디 구장을 조성할 경우 좋은 점’을 주로 거론한 후 설치 여부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물었다. 통신문 후면에는 최근 논란이 된 인조잔디 구장의 문제점 중 화상 위험이 있다는 문제와 관련해 보완점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설문의 내용은 누가 보아도 찬성 답변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읽혀진다. 학교 측이 수거한 설문결과는 64%가 찬성. 그러나 학교 측의 편파적인 설문 내용에 대해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급하게 반대 의견을 받은 결과 410명 재학생 중 260명의 반대서명을 받아 학운위에 제출했지만 묵살됐고 욕만 먹었다고 주장한다.

학부모들은 의견서도 함께 제출했다. 학교 측에서 설문지를 통해 주장한 내용에 대해 문제점을 거론했다. 인조잔디구장에 대해 유해성 논란이 있다며 이에 대한 우려와 함께 관리상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아이들이 흙을 밟고 놀아야 하는데 특정 목적으로 국한되어 사용되는 것은 교육적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설문지 내용이 일방적이어서 공정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학부모들의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학운위도 12명 위원 중 11명이 참석해 찬성 5표, 반대 5표, 무효 1표로 사실상 부결됐다. 1차 투표에 이어 재투표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투표 결과를 놓고 향후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지 의견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찬성 측 위원들 주도로 교장에 위임을 해줬지만 반대 측 학부모들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설문지 내용의 편파성 외에도 설문 과정의 문제점도 제기됐다. 설문지를 배부하면서 하교 길 학생들을 상대로 인조잔디구장의 모형을 제시하는 등 찬성을 독려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부모들에게 설문지를 보여주지 않고 본인들이 직접 설문에 사인을 해서 학교에 제출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례적으로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하던 가정통신문이 이번 설문지에 대해서만은 공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한편 광일초 김숙자 교장은 축구부를 지원하기 위해 설치하는 것으로 적법하게 절차에 따라 진행한 것이며 모든 것은 학운위 결정에 따라 위임을 받아 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학교가 설치하고자 하는 인조잔디구장의 예산액은 8억 정도. 국민체육공단 지원금으로 3억5천 만 원을 확보했지만 나머지 예산 확보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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