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서 드라마 보기
여성으로서 드라마 보기
  • 광명시민신문
  • 승인 2002.08.2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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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서 드라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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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난 드라마를 보면서 공주님이 되고 싶은 꿈에 젖고 싶기도 하다.
또 드라마속의 주인공을 보며 그의 넉넉함과 편안함,
그리고 화려한 외모의 남자친구, 남편에 대한 허상을 꿈꾸기도 한다.
드라마의 주인공에 매료되어 또는 그 사람자체에 매료되어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속에 나름의 즐거움을 맛보기도한다.

여러 가지 문제들이 많이 내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난 드라마 보기를 좋아한다.
아주 단순하게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은 그리 나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일상의 하루를 보내며 다른 세상을 맛보는 것은 나름의 설레임도 있다

지금 내가 가끔 즐겨보는 드라마가 있다. "러빙유", "당신옆이 좋아"로
시간이 나게 되면 TV 앞에 앉아 아주 열심히 보게 된다.

다른 드라마들도 있지만 콩쥐 팥쥐로 연상 되어지는 여성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들이 현재 나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첫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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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드라마에서 보면 남자 주인공의 성격 유형은 그야말로 바다이다.
너그럽고 인자하고 능력있고 잘생긴 외모에 한결같이 대해주는
끊임없이 아가페적인 사랑을 주는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다.
러빙유의 박용하가 열연하는 이혁이나
당신옆이 좋아에서 이재룡이 열연하는 최민성은 더할수 없는 연인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중에는
남자는 씩씩해야 되고 책임감도 있어야한다는 것이 있다.
새로이 남성에게 요구되어지는 모습 즉 부드럽고 자상해야 한다는 것도 있다.
이 드라마들은 또한 조연으로 상처를 받는 남성 역할에서도
야비함 보다는 이해와 너그러움, 그리고 이성적 갈등을 내면에서 꿈구며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가슴앓이를 아주 멋있게 풀어가고 있다.
현상과 동떨어진 드라마 속의 주인공을 보며
아주 완벽한 남성을 여성에게 꿈꾸게 하고
남성에게는 완벽함을 강요하게 하는 잣대를 본다.
이런 것들이 여성들은 드라마에 빠지게 하고,
남성들은 드라마를 부담스러워 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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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여자주인공을 보게되면
어떨 땐 드라마가 보기 싫어지는 경우도 있다. ]
앞서 이야기한것처럼 남성이 드라마를 싫어하는 이유의 반대현상이다.
러빙유에서의 진다래(유진)는 그야 말로 천사표 여성이다.
모든 것에 대해 이해하고 참고 인내한다.
바보스러울정도로 모든 것을 참아야 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도 납득이 가지 않는 장면들이 나와도
콩쥐형 주인공이기에 그녀는 늘 억울함속에 동정심을 자아내게 한다.
적극성보다는 소극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물론 당신옆이 좋아에서의 한문희(하희라)역시 피해의 당사자이면서
사건의 해결 과정에서 늘 참아야 함을 강조하는 여성의 역할로 그려진다.

반면 주인공 중 남성에게는 나오지 않는 요소가 여 주인공에게는 있다.
사랑에 대한 삼각구도속에 그려지는 악역에 대한 요소이다.
어느 드라마이든 사랑의 열망에 집작하는 악역의 주인공은 언제나 여성이다.
남성을 드라마의 사랑싸움에서 악역으로 만들어 놓지는 않는다.
예로 남성은 페어플레이 정신을 가지는 존재로
여성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대담한 악행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욕구를 찾아가는 스타일로 그려지고 있다.
언제든 드라마의 악역의 인기는 여성이 차지했다.
이번 '러빙유', '당신옆이 좋아'에서
진다래에게 온갖 못된짓을 다하며 사랑을 차지하려 노력하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아주 비인간적인 김수경(이유리)역할이든가
아니면 한문희(하희라)의 친동생이면서 언니의 남자친구를 뺏으려 노력하는 역할의 한재희(정혜영)를 보면
처참이 무너지는 여성의 모습들이 그려지는 현상을 보며
난 화가치밀어 리모콘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된다.

어느정도의 사건사고가 아닌 아주 엽기적(?)인 방법들을 통해 그려지는
여성의 악역은,
사회에서 보여지는 여성의 성, 이중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노골적으로 그리고 있다.
사회에서 생각되어지는 여성의 인격적 비하가 드라마에서도 그려지는 것이다.
결국 결말에 가서는 선한 사람이 이기게 된다는 콩쥐 팥쥐의 결론처럼
여성은 늘 참고 인내해야만 행복한 삶을 살수 있다는 문화적 선입견은
드라마에서도 늘 상주하며 주입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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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 대한 성의 선입견이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
돈 = 인격, 능력으로 치부되어지는 부분이 남모르게 그려지는 풍토이다.
두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부를 가졌다.
물론 부와 함께 그려지는 것이 그에 따른 타고난 능력이다.
물론 조연의 짧짤한 역할로 인해 어리숙해 보이는 형이라던가
무능력하게 그려지는 친구같은 일반적인 대중들의 모습은
그저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이들 드라마는 남성, 여성의 선택의 조건들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많은 요구를 하고 있다.
일상 생활과 동떨어져 있는 가치관과 생활을 그리면서도
많은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우리와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하게 만드는 요소들은 언제 변화를 가져올는지...
한번 생각해보아야하는 요소가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남성적 우월성과 부의 우월성,
또한 여성의 인내와 모성애적인 요소를 주입시키는 수동적 모습의 형상화 및
부에는 여전히 무능력하게 그려지는 모습를 통해
우리가 드라마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심각한 고민은 사절이지만
깨어있는 즐거움을 갖는 것은 나쁘지 않다.

사회적 고정관념을 실체화 시키는 드라마의 속성들을 이해한다면
우리가 드라마에 던지는 메시지 또한 현실화 될수 있을 것이다.

<박경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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