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쳐올 위기 , 도시농업으로 극복하자
닥쳐올 위기 , 도시농업으로 극복하자
  • 이승봉
  • 승인 2011.01.03 1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명의 도시농업운동 1] 이승봉목사(광명경실련 전 집행위원장, 교육복지실현모임 상임대표)

도시농업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환경위기와 로컬푸드 먹거리로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광명시는 전국 최초로 도시농업지원조례를 만들어 사례가 되고 있다. 광명경실련 도시농업 활동.

환경재단은 지난 9월 13일 `2010년 대륙별 환경위기시계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환경위기 시각이 전 세계 평균보다 16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환경이 더 악화됐다는 얘기다. 전 세계 환경위기시계 시각은 지난해보다 3분 느려진 9시 19분인 반면 우리나라는 9시 35분을 나타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위기에 놓여 있다. 지구 온난화, 물 부족, 식량 부족, 산림 훼손, 사막화, 생물 다양성 문제 등이 그 위기의 중심에 놓여 있다. 이는 무분별한 자원 낭비와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것이다.

기계론적 세계관과 가부장적 질서로 특징지어지는 근대과학문명의 총아는 '석유'라 할 수 있다. 값싸고 편리한 석유는 인간 생활의 전 분야에 걸쳐 빠른 속도로 활용되었다. 난방과 전기 생산, 운송수단의 연료, 플라스틱, 섬유 등 신소재의 원료, 화학비료와 살충제 제조 등 공업의 전 분야에 걸쳐 이용되었다. 석유의 사용은 에너지 집약적인 생활환경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었고 이로 인해 급격한 도시문명이 완성되었다.

하지만 석유로 이룩한 문명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의 주범이 되어가고 있다. 석유 매장량은 바닥을 드러내고, 값 싼 에너지였던 석유가격은 급등하였다. 1970년대 초반 원유 1배럴 당 가격은 1.30달러였지만 현재는 100달러 이상까지 치솟아 더 이상은 인간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우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더욱 암담하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세계 7위의 석유소비량을 자랑하고 있다. 석유 이용효율도 매우 낮다. 1달러를 생산하는 데 투입되는 석유량은 우리나라가 0.14ℓ로 OECD 평균(0.06ℓ)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통계)

석유문명의 위기 중 가장 심각하게 인류를 위협하는 것을 꼽으라면 지구온난화와 식량위기를 들 수 있다. 지난 100년간 지구 기온은 0.74℃ 상승하였다. 기후학자들에 따르면 금세기 말에는 최고 6.4℃ 까지 오를 것이 예상된다. 온난화가 진행 되면서 각종 기상재해가 일어나며 기상이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구온도 상승으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게 되면 저지대나 해안도시가 위협받게 된다. 2100년에는 해수면이 0.5m~2.0m정도 상승하여 적어도 10억 명의 난민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인류의 65%가 거주하는 연안도시와 농토가 바닷물에 잠기게 되면 식량생산에 차질을 가져와 인류는 극심한 식량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값싼 석유로부터 만들어진 화학비료와 농약, 농기계의 발달은 인류가 수십만 년 동안 고수해 왔던 농업을 뒤바꿔 놓았다. 유기 순환농업의 고리를 끊고 대규모 단작 농업을 가능케 하여 거대 기업농을 만들어 냈다. 수송의 발달은 식량교역을 가능케 하여 저개발 국가나 개발도상국가에서는 농업의 축소가 일반화되어갔다.

석유문명을 활용한 이 새로운 농업은 획기적인 생산 증대와 노동인력의 감축 등 식량문제 해결에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이 방식이 지속가능한 농업 방식인지에 대해서 회의가 많다. 인류의 일시적인 풍요는 종내는 전무후무한 인간 사멸(human die-off)라는 대가를 치루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인구의 급격한 팽창과 식량생산 비용의 증가는 식량무기화를 재촉하고 있다. 더 이상의 생산성 향상은 불가능해 졌고, 인류가 농사지을 수 있는 땅도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남은 땅들도 표토층의 유실로 인해 점점 죽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표토층의 유실은 기계를 사용한 밭갈이, 비료와 농약, 비닐 등을 사용하는 농법의 영향에서 비롯된다. 기후변화와 농업용수의 부족, 농약에 대한 해충들의 내성증가 등도 생산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더군다나 피크오일은 식량위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비료나 농약의 생산 단가는 높아가고, 농기구 사용에도 점점 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농산물 수송에도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된다. 현대 농업 시스템은 생산된 식량 에너지 1칼로리 당 화석 연료 10칼로리 정도를 소비한다고 한다. 오늘날 한없이 치솟고 있는 농산물 가격은 식량 자급을 이루지 못한 나라들의 운명을 풍전등화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율은 매우 심각해 2009년 국정감사에 제출된 자료에는 2007년 기준 27.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쌀은 대체로 자급되나, 밀 0.2%, 옥수수0.7% 콩류 11.1%로 답답하기까지 한 현실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05년 식품수급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채소자급율은 94.5%, 과실자급율은 85.6%였다. 하지만 계속되는 도시화와 늘어나는 공단 등으로 농지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4대강 사업 등으로 채소 재배 면적은 더욱 줄어들었다.

올 추석을 전후하여 배추 값이 한통에 만4천원을 오르내리고 대파 한단이 7천원에 이르는 등의 채소 값 폭등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농지면적의 감소와 더불어 또다시 시작되고 있는 국제 원유 값 상승도 곡물이나 채소 값의 상승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도시농업은 회색 콘크리트 도시를 녹색도시로 만들어 가는 단초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최적의 대안은 무엇인가? 광명시에 국한하여 보더라도 이 문제의 해결은 매우 시급한 현안이다. 광명시는 서울 위성도시 중 녹지면적이 많아 쾌적한 도시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불과 20년 전만해도 도농복합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지만 계속되는 개발로 점점 그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역세권 택지개발, 소하 택지개발로 인해 도덕산, 구름산, 서독산 동쪽은 아파트 숲을 이루고 있다. 그나마 개발이 덜된 광명시 서쪽마저 구시가지 65만평은 뉴타운사업지역으로 그 외의 지역은 525만평(시흥시 일부 포함) 규모의 보금자리주택사업지로 지정되었다.

이들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광명시에서 콘크리트가 덮이지 않은 곳은 산만 남게 된다. 과연 사람이 살 수 있는 여건이 될는지 모를 일이다. 참고로 이때가 되면 광명시의 인구는 27만 명이 더늘게 되고, 녹지율은 38%로 떨어져 숨쉬기조차 버거운 상황이 될 것이다.

무리한 개발은 결국 광명시를 열섬으로 만들어 타 지역보다 높은 기온과 대기오염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도시 조경 등으로는 해결될 수 없어 향후 환경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무리한 개발 계획이 수정·보완되거나, 폐기·축소되지 않는다고 할 때, 과연 이런 도시에서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대책은 무엇일까?

그 대안 중의 하나가 도시농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조경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녹색 환경은 도시농업의 활성화와 대중화로 일부 해결이 가능하다. 도시의 남는 자투리 공간, 베란다나 옥상, 하천부지 등을 이용하여 도시민들이 농부가 되어 자기가 먹을 작물을 기르면 되는 것이다.

이는 다가올 환경의 위기와 건강의 위기를 완화할 것이다. 자신의 거주 공간에서 작물을 키우는 것은 안전한 먹거리 제공과 더불어 친환경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도시 텃밭이나 시민농원으로 나오면 지역공동체 형성이나 여가선용 등의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

광명경실련은 도시농업을 시민운동 차원에서 접근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광명시에는 전국최초로 ‘시민농업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2009년 12월 31일자로 제정되어 있다. 이 조례는 ▲ 도시의 다양한 공간과 토지를 활용하여 유기순환농법으로 농산물이나 화훼 등을 생산하는 시민들의 각종 경작활동과 여가활동제공 ▲ 베란다나 옥상 등 도시의 다양한 공간에서 손쉽게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상자형 텃밭 보급 ▲ 농업체험활동과 생태교육 등을 할 수 있는 시민농장 지정 및 활성화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조례에 근거해 광명시는 2011년부터 도시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광명경실련 도시농업위원회는 전국귀농운동본부와 함께 광명시의 도시농업발전을 위해 시와 적극 협력하여 일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광명에서의 도시농업에 대한 논의는 광명경실련 집행위원들이 귀농운동본부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도시민의 귀농과 유기순환농업을 추구하던 귀농운동본부는 도시에서의 귀농이라는 화두를 통해 도시를 경작하자는 운동을 벌여나가게 되었다. 이것이 오늘날 도시 농업으로 정리되고 있는 것이다.

안산, 시흥 군포를 중심으로 도시텃밭 운동이 넓혀져 갔으며, 이 도시텃밭운동은 도시농부학교라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뒷받침되어왔다. 도시농부학교는 지금 인천, 시흥, 광주 등 여러 도시로 전파되어 도시농업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광명에서의 도시농부학교는 평생학습원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2009년 가을 학기, 2010년 봄학기를 통해 총 43명의 졸업생 배출되었다. 지금은 3기 도시농부학교가 진행 중이다. 도시농부학교는 총 15회 강좌로 진행된다. 10강좌는 실내에서 이론 강좌로 진행하고 있으며, 5강좌는 도시텃밭에 나가 직접 유기농순환농업을 실습한다. 이 과정을 통하여 생명을 살리고 환경을 살리는 바른 농사법을 익혀가게 되는 것이다.

이들 도시농부의 수가 늘어갈 수록 콘크리트로 덮인 이 삭막한 도시는 푸른빛을 조금씩 되찾아 갈 것이고, 우리가 숨 쉬는 공기도 조금씩 맑아질 것이다. 도시 경작을 통해 죽어가는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일에 광명시민들이 함께 나서길 기대해 본다.

참고로 광명에서 이뤄지고 있는 도시농부학교 커리큘럼을 소개한다.


 

일자

내용

1

 

여는 강좌 - 건강한 먹거리, 바른 농사

2

 

환경의 위기와 생명의 위기 그 대안은 무엇인가?

3

 

실전강좌1) 계절별 작물 심기

4

 

도시텃밭, 도시농부의 이해

5

 

작물 생장의 이해

6

 

실전강좌2) 거름만들기와 효소만들기

7

 

토양의 이해

8

 

절기별 농사짓기

9

 

실전강좌3) 흙부대 생태건축, 생태화장실 만들기

10

 

텃밭 재배법 입문 - 기본 재배법 및 병해충 예방법

11

 

상자 텃밭과 옥상농사, 베란다 농사, 지렁이 농사

12

 

실전강좌4) 풀 공부와 풀의 활용

13

 

토종과 토종 농사

14

 

텃밭 요리

15

 

실전강좌5) 경작계획표작성 및 수료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