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의회 내부를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
광명시의회 내부를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1.04.27 12: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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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이준희 의장, 리더십일까? 몽니일까?

해프닝 혹은 에피소드일까? 아니면 또 다른 몽니일까? 두 개의 상황을 소개한다.

#1. 2011년 4월26일(화) 오전 10시30분 시민회관 대공연장 광명녹색어머니회(이하 녹색) 발대식 행사장. 500여명의 녹색 회원들이 참석한 규모 있는 행사였다. 그런데 의전이 말썽이 생겼다. 이날 시장과 의장의 역할은 표창장 전달과 축사를 하는 것이다. 당시 같은 시간대에 경기도 안산에서 지방자치 20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시장은 녹색 행사에 참석해 순서를 앞당겨 인사말을 했고 양해를 구한 뒤, 안산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이어 시장을 대신해 해당 부서 담당국장이 표창장을 전달했다.

문제가 발생한 곳은 시의회 쪽이다. 의장 부재 시 부의장이 의장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상식이고, 관례이고, 또 내부 조례로 정해져 있다. 당시 녹색 행사장에는 문현수 부의장이 참석했고, 정용연 복지건설위원회위원장도 참석했다. 다른 시의원들과 도의원들도 참석했다. 식순에 따라 시장 표창에 이어 의장 표창 전달은 부의장이 대신해야 하는데 그렇게 진행되지 못했다. 조화영 의원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 통상적인 의전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알고 있었던 이들은 당황했다. 문현수 부의장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의장의 표창장 전달에 이어 국회의원 표창 전달이 진행된 후 자리를 이석했다. 불편한 심기(?)였을 것이다. 문 부의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다음 일정이 있어 자리를 뜬 것이라며, 애써 불편한 심기를 감췄다. 동료 의원들도 하나, 둘 자리를 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녹색어머니 조한정 부회장은 행사진행 상의 미숙이라며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임원진이 교체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누가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해서 진행자가 의전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화영 의원이 의장을 대신해 표창을 전달한 것은 문 부의장이 이전에 행사장을 빠져 나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문 부의장은 그 당시 행사장에 있었다고 말했다. 또 동료의원들도 자리에 있었다. 내빈 명단으로 시의원 명단이 진행자에게 전달됐지만 유독 조화영 의원의 필체가 뚜렷하게 들어와, 진행자가 조화영 의원을 표창 전달자로 소개한 것이라고 조 부회장은 설명했다. 석연치 않은 해명이다. 시의회 관계자도 녹색 측에서 행사 진행이 미숙한 것이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행사장에 참석했던 모 시 공무원은 시의회 의전에 자신도 당황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마도 녹색 임원진이 교체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시선도 있다. 시의회가 ‘망신’이라는 것이다. 의전도 챙기지 못했고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와 소통도 되지 않았다. 의장이 놓친 것인가. 의회 사무국이 놓친 것인가. 아니면 부의장이 놓친 것인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 만약 임원진 교체로 인한 진행 미숙이라는 녹색의 해명을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면, 결국 시의회가 사전에 의장과 의장을 대신하는 부의장의 의전에 소홀했던 것이다.

아울러 거대 학부모 조직 중 하나인 녹색에서 통상적인 의전을 몰라서 챙기지 못했다는 것 역시도 납득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녹색은 큰 조직이고, 또 행사는 여러 임원들이 함께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해명이 그래서 설득력이 약하다. 단순 해프닝이라는 해명과 설명에도 불구하고 석연치가 않은 것이다. 확대해석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의 이면에는 의회 내 의원들 간의 ‘관계성’ 문제가 잠복해 있다는 해석이다. 누가 누구를 챙기는 방식의 관계이다. 공식적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호불호의 관계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면에는 또 향후 하반기 원 구성에 대한 포석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해프닝일까? 해프닝이라면 의회는 내부 소통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

#2. 같은 날 안산에서 진행된 경기시군의회의장단협회 주최 지방자치 20주년 행사에서는 도내 의정활동 우수 의원들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광명시의회에서는 김익찬, 문영희 의원이 수상했다. 한국메니페스토 실천본부에서 심사를 주관해 공신력을 갖췄다. 문제는 추천과정이다. 의장단협회는 각 시군 의회에 대상자 추천을 의뢰했다. 의장의 추천을 받는 방식이다. 나름 선정과정에서의 공정성을 확보했지만 추천과정 만큼은 일선 시군의회에 일임하는 방식의 한계를 지녔다.

따라서 추천과정에서 의회 내부에서 추천 기준을 마련해 공정하게 추천하는 방식을 거치거나, 아니면 내부 조율을 통해 자율적으로 추천하는 방식을 거쳤다면 별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과정은 없었다. 절차를 밟지 않을 경우 의장의 추천 권한이 높아지게 된다. 의회 내 ‘관계성’의 문제가 작동할 소지가 있다. 김익찬 의원은 이런 분위기에 맞서 자신을 추천하는 방식을 취해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지만, 역시 의회 내부 소통의 문제로 보인다.  

한편 문영희 의원은 의회 추천 과정에서 모든 의원들에게 해당 공문이 전달됐고, 본인은 그에 따라 공적조서를 제출한 것이라며 의장이 특정해서 자신을 추천한 것으로 거론되는 것과는 내용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권태진 의원도 공문이 전달된 것은 사실이지만 의회 운영위 등을 통해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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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짱 2011-04-27 21:41:53
강찬호 화이팅.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