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도시농업 운동을 하는가? (2)
나는 왜 도시농업 운동을 하는가? (2)
  • 이승봉
  • 승인 2011.05.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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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봉(광명텃밭보급소 상임대표, 피스빌리지 아시아순환농업연구원장)

도시농업운동은 생명운동이다. 1977년 처음 역사에 눈을 떠 청년운동을 시작할 무렵의 화두는 단연 정의의 문제였다. 산업화 과정 속에서 철저히 소외된 민중 계급들의 처절한 삶이 문제가 되었다. 정부 정책이 정의와 평등의 가치를 상실하였다. 수출위주의 산업화 정책은 농업 억제정책을 통해 도시빈민을 양산하였다. 무작정 상경한 농민들은 판자촌을 짓고 도시 빈민이 되었다. 이들은 막 일어서는 산업화의 톱니바퀴가 되어 일명 산업역군의 역할을 부여 받았다. 이들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 인권침해 등 자본가들의 탐욕에 시달리며 병들어 갔다. 정부는 공권력으로 자본가들을 지켜주었다.

당시 한줌 세력이던 청년운동은 정의를 기치로 세울 수밖에 없었고 이는 산업선교운동과 농민선교운동으로 발전하였다. 이후 학생들 중 많은 수가 노동운동에 투신하게 된다. 노동운동은 급격한 힘을 얻게 되고 1987년의 노동자 대투쟁으로 결실을 맺게 된다. 물론 87년은 군부독재에 대한 범국민적 항쟁으로 6.29선언을 이끌어 낸 해이기도 하다. 군부독재의 부분적 항복으로 민중의 권리는 신장되어갔다. 노동자들의 삶의 질도 조금씩 개선되었다. 하지만 농민들의 삶은 여전하였다. 농업 홀대와 빛에 땅을 포기하는 농민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든 땅을 떠나 또 다른 도시빈민의 고단한 삶을 살게 된다.

90년대의 화두는 정의로부터 서서히 환경문제로 넘어간다. 1992년 6월 3∼14일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각국 대표들과 민간단체들이 지구 환경보전을 위해 실시한 회의가 열렸다. 일명 리우회의다. 인류사의 미래를 바꿀 전환점이 된 회의였다. 이 회의에서 유엔환경회의는 리우선언·의제21(Agenda 21)·기후변화협약·생물다양성보존협약·산림원칙 등을 채택하였고, 지구환경회의는 지구헌장·세계민간단체협약 등을 채택하였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의제21이란 민관협력기구를 만들어 ‘지속가능한 사회’ 만들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정착되어 인권문제 등이 많이 개선되었다. 50년만의 정권교체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였다. IMF 환란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정부는 3년 만에 IMF체제에서 조기 졸업하는 등 국민과 함께 슬기롭게 난국을 극복한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하여 남북관계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통일의 희망을 보여주었다. 참여정부 또한 이 사업들을 일부분 계승하지만 신자유주의 수용으로 노동자들의 반발을 산다. 국제관계를 풀어나가는 입장에서도 진보진영과 마찰이 잦게 된다. 지방분권과 부동산 거품빼기를 위해 노력하지만 보수진영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기도 하였다. 이 시절의 화두는 각 부문의 인권신장, 생태보존, 경제 발전 등이다.

그럼 이금 이 시점의 화두는 무엇이어야 할까? 경제발전의 부푼 기대를 가지고 우리 국민은 MB정권을 선택하였다. 집권 3년3개월째인 현 정권의 성적표는 어떠한가? 부자감세, 4대강 사업, 보금자리주택 건설로 특징지을 수 있는 현 정권은 지금 패닉상태에 빠져있다. 지난해 6.2지방동시선거의 패배에 이어 4.27재보궐선거에서의 참담한 패배 때문이다. 1년 후에 있을 총선과 대선에서의 패배를 예견하는 여권 내부에서의 분열은 거의 필연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다. 지금 우리경제는 끝 모를 추락을 앞두고 있다. 천문학적인 공공부채, 부동산 거품붕괴, 물가폭등, 청년실업율의 증가 등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치솟는 유가는 도시문명 자체를 흔들고 있다. 에너지의 과소비, 지구온난화, 유가 폭등은 앞으로의 식량위기의 주범이 될 것이다. 70억의 인구는 식량 확보를 위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치룰 수밖에 없는 미래를 살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미래를 예견해 볼 때 지금 우리시대의 화두는 정의, 평등, 인권, 생태환경을 넘어 생명을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지금 내 앞에 다가와 있는 도시농부운동은 새로운 생명운동으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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