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존중받는 의회, 누가 만들어 가나.
계속해서 이준희 시의장의 행보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구태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의 행보에 대해 비판한다. 11일 시의회는 운영위원회를 개최했다. 5일간의 5월 임시회 일정의 시작일을 16일로 할 것인지, 17일로 할 것인지를 놓고 토론했다. 이준희 의장은 경기도중부권시군구의장협의회 차원에서 중국을 방문하기 때문에 17일로 회기를 시작해달라고 요청한 상태였다. 운영위 소속 몇몇 의원들에게는 개인적으로 요청을 하기도 했다. 시의회 의장으로서 일정을 고려해달라는 정당한 요청일 수도 있다. 그러나 17일에 시작하면 폐회일에 시장이 해외일정으로 참석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해, 운영위는 표결로 회의 일정을 16일로 하루 당겨 잡았다.
그리고 외부 일정 중인 이준희 의장에게 운영위 결정 사항이 전달됐다. 이에 이준희 의장은 회의 진행 중인 정용연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운영위 결정 사항에 대해 항의를 했다. 회의 도중 이준희 의장의 전화를 받기 위해 회의장 바깥으로 나간 정용연 의원의 고성과 욕설이 회의장 안으로 드문드문 들리기도 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먼저 욕설이 나와 자신도 맞받아 친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회의 결정상 이준희 의장은 자신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은 것에 대해 불쾌해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운영위의 회의 진행 내용이 논의 과정이나 결정 내용에서 무리하게 결정을 한 것은 아니다. 정당한 논의 방식 즉 토론을 거쳐 결론에 도달했다. 존중돼야 하는 위원회의 결정이다.
시의회는 편의상 의장이라고 하는 대표성을 둔 것이다. 의원들은 각각 독립된 공식기구이다. 대등하게 의사를 교환하고 조율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원칙이 지켜질 때 지방자치의 근본정신도 살아날 수 있다. 위원회를 두고 위원회가 독립적인 의사결정 행위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원회의 결정이나, 의원들의 독자적 의견개진이 주요하게 다뤄져야 하고 그 만큼 책임성도 수반된다. 따라서 의회는 회의 운영과 의원 활동을 통해 민주주의의 선도적임 모범을 창출해야 할 의무를 동시에 부여받는 곳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번 운영위 회의 도중 시의장이 특정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입장을 항의하는 모양새는 과거 구태의 모습처럼 비쳐진다. 적어도 회의 도중 전화를 거는 모습은 지양했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정용연 의원은 회의 참석 중이라고 상황을 전달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더욱이 시의회라고 하는 공적장소에서 욕설이 오고가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는 것은 지켜보기 민망하고 정당하지도 않다. 존중받는 시의회, 시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그래서 자질이 필요하다. 그에 맞는 처신이 필요하다.
이준희 의장은 지난 4월에도 의장단의 동의 없이 자매결연 도시인 안동시를 거쳐 제주도를 2박3일 일정으로 일부 의원들과 방문하고 돌아와 동료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특정행사에서 의장 부재 시 부의장이 의전을 대신해야 함에도 다른 의원을 내세웠다는 ‘의혹’도 샀다. 의장 주변에서 크고 작은 일들과 해프닝이 벌어진다. ‘몽니’다. 소통이 필요한데도 뺄셈 정치를 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하반기 의장단 구성이 벌써부터 도마에 오르내린다. 당내 세력간 힘겨루기, 이합집산도 있다. B급 동네정치다. 시의회를 잘 이끌어 보려고 하지만 따라 주지 않는데, 어떻게 다 보듬고 가는 것이 온당하냐며 억울함을 항변도 할 듯 하다. 열린 의회, 실천하는 의회, 희망주는 의회는 힘들더라도 내부 소통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리더십'이 필요하다. 리더십은 완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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